글 / 김홍남

[서울=동북아신문]마루는 우리 집 강아지 이름이다. 아내가 180만 주고 사온 강아지다. 견종으로는 포메라니안이고 화이트 색이다. 지금은 작은 애완견 이지만 북극에서 썰매를 끌든 개들의 후손으로 초창기에는 지금보다 큰 편이였다고 한다. 공처럼 둥글고 풍성하게 부풀어 오른 털이 특징이다. 여우와 비슷한 깜찍한 얼굴에 작은 눈망울이 매력적이고 보호 본능이 생기는 귀여운 품종이다. 영리하고 체구에 비해 대범한 성격을 갖고있고 호기심도 많다. 욕심과 애교가 많아 항상주인을 독차지 하려고 한다. 귀여운 외모에 튼튼하고 활발하며 활동량이 많아 어린아이의 훌륭한 친구가 될 수 있다. 잘 짖는 편이라서 짖지 못하도록 미리 훈련시켜야 한다. 또 고집도 센편이라서 응석을 너무 받아주면 귀여운 악동이 됄수있다고 한다.
김홍남 약력 : 흑룡강성해림시 출생, 교사 출신. 현재 충북에 혁신도시에 거주. 청년생활, 연변녀성, 흑룡강신문 등에 작품 발표. 흑룡강신문사 실화소설 응모 1등상 수상.

하지만 미쳐버리지 않을 수가 없다. 강아지에겐 있는 돈을 아끼지 않으며 나와 딸에게는 그 좋아하는 치킨, 피자 ,족발은 아깝다고 눈을 흘길 때는 조금 서럽기도하다. 오죽하면 고등학교 다니는 딸애가 엄마는마루밖에 없다고 새초롬해 삐져있을 때도 간혹 있다.

아내는 일할 때도 외출 때도 친척들과 명절에 노래방 갈 때도 마루만은 꼭 차애다 태우고 다닌다. 심지어 잠잘 때도 곁은 마루가 보스 마냥 지키고 선다. 그래서인지 마루는 아내가 퇘근할시기 아빠트 1층 현관문을 집 카드로 긁을 때부터 집안에 울리는 밸소리를 듣고 문어귀에 서서 서성거린다. 딸애가 들어올 때는 쳐다만보지 달려가진 않는다. 딸애가 그렇게 이뻐해주고 같이있는 시간도 젤 긴데 말이다. 하긴 딸애는 침대 위에는 올라가지 못하게 한단다. 그런데 이상하게 기러기 부부처럼 2주 한 번 휴일에나 집에오는 나에게는 특별하다. 내가 가면 또 딸애도 아내도 뒤전이다. 그래서 아내가 시기해서 샘낼 때도 가끔 있다. 내 배위는 유일한 마루의 안식처다.   사실 나도 딸애도 마루를 엄청 좋아한다. 재롱을 부릴 때면 마음이 다 녹아내리면서 하루의 피로가 말끔히 가셔지는 것 같다. 하지만 미울 때도 있다. 신발을 놀이감으로 생각하는지 물어 뜯기를 좋아한다. 마루가 별짓해도 아내 앞에서는 다 용서가 됀다. 그기다 뽀뽀까지 해주니 마루는 또 칭찬인줄 알고 억척스레 신발을 물어뜯는다. 반면 딸애와 내가 쓰래기를 버리지 않든가 청소를 깔끔히 안하면 야단을 맞기가 일쑤다.
원래 우리집 따님은 어렸을 때 고양이를 엄청 좋아했었다. 유치원 다니던 어린 나이 에도 밤중에 겁도없이 아파트 밑 화단구석에 웅크리고 앉아 집주인잃은 버림받은 고양이들 무리에 찾아가 간식거리를 갖다주곤 했었다.이런 딸과 나의 마루에 대한 사랑도 아내의 마루에 대한사랑에 비하면 소꼬리에 토끼꼬리를 대보는 것처럼 비교도 안됀다.
  사실 강아지는 몇 년 전 서울에 혼자살 때 내가 먼저 키워봤다 .이름은 콩이었다. 직장내 아줌마가 강아지 키우는 조카애가 둘째 애를 나서 강아지가 애키우는데 안 좋다고 어쩔 수 없이 입양보내야 된다길래 생각없이 데려다 키우게 됀 것이다 . 그땐 가족과 떨어져 살다보니 외롭기도하고 또 호기심도 생기고 남키우는거 보니 부럽기도 해서 데려왔었다. 귀엽고 정많은 강아지다보니 각별히 신경써서 잘키우느라 노력했다. 물론 퇴근후면 외로웠을 강아지를 아침 출근전이나 새벽에라도 하루 한번씩 산책시키다보니 힘들어 질 때도 있었다.
  그러다가 집과 멀리 떨어진 직장을 다시 찾다보니 내키지 않은대로 어쩔 수 없이 다시 입양보내야 했었다. 책임감없는 행동이였다. 그러기에 반려견은 쉽게 입양해서는 안됀다. 서로에게 상처를주는 행위이기 때문이다ㆍ요즘 쉽게 귀엽다고 분양 받아서는 버리는 사례도 많다. 키워보려니 생각보다 쉽지않기 때문이다. 잘못 유기했다가는 법적책임도 받는다.
  지난해 외조카 결혼식에 중국 위해시에 갔을 때 일이다. 큰 누이가 고양이를 키우는 며느리를 보고 못마땅해 하는 것이었다. 남주라고 하면서. 애 낳으면 안 좋다고. 그래도 조카 며느리의 고집을 꺽을 수 없었다. 우리 딸처럼 애완견을 무지 좋아하는 타입이었던 것이다. 실은 애완동물이 전혀 나쁘지않다고 좋은 점이 많다고 어디에서 본 기억이 난다.
  중국 고향에서 살 때도 어머니는 곧잘 강아지나 고양이들을 데려다 키웠었다. 그러나 대개는 커서 명절 때나 행사가 있을 때 시집 간 누나 형부들이 몰려올 때면 약속이나 한듯 서둘러 잡아서 먹었다. 그땐 고향에선 대부분 그랬었다. 주위에서도 애완견 반려견 이런 상식이 없었다. 긴혹 팔기도 하는데 개장수네 철창에 가둬놓고 득실거리는 강아지들 속에 들이 밀어 버릴 때는 애처롭게 쳐다보는 눈빛이 측은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한번은 고양이를 친구들과 잡아먹는다고 구멍을 파서 소래로 덮어놓고 죽여 버린 적도 있었다. 결국 고양이 고기는 먹으면 안 좋다는 친구 엄마의 말을 듣고 불쌍한 고양이만 죽이고 말았다.
  한국에 와서야 강아지는 반려견이고 애완동물이고 동물보호법이있고 함부로 유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았다. 유기견도 한 해 10만 마리 이상 된다고 한다.
얼마전 재한 동포문인 협회에서 펼치는 동포문학 네글자로 4행시를 써보라는 회장님의 부탁으로 릴레이시 응모에 시한수를 발표한적이 있었다.
  동-그랗게 뜬 눈으로
포-동포동 살찐 우리집 마루가
문-어귀에 서서
학-수고대 엄마를기다린다
  이 시를 딸에게보내서 아빠 짱이야! 쩔어!! 연신 감탄사에 하트, 으뜸. 이모티콘을 보내오는 격한 사랑을 받았고 심심하면 바가지를 긁던 아내도 요즘 좀 잠잠해졌다. 마루어 대한 관심에 고마워서 일 것이다.
  한국에 금방 왔을 떄 아들 하나 생겨서 낳자는 걸 사정이 안된다는 핑겨로 류산시킨 아내는 그때 상처 때문인지 마루에게 가끔 아들 아들 하고 부를 때가 있다. 그럴태면 가끔 미안해지기도 한다. 그만큼 자식처럼 사랑한다는 의미다.
  요즘은 많은 가정에서 애완견을 키운다. 1인 1가족이 많다보니 반려견이 천만 시대란다. 거리에서도 강아지와 산책하는 주부,노인, 젊은 연인, 아가씨들도 자주 보인다.
  반려견의 생명 기한은 보통 15년이란다. 관리를 잘해서 20살 넘기는 강아지도 가끔있지만 극히 드물단다. 그러고보니 강아지를 화장하는 화장터도 생기고있다. 상상도 못해본 일이지만 우리 집 마루도 그때되면 아마도 제일 슬퍼할 사람은 아내같다. 드라마 보다가도 눈물을 자주 흘리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정많은 사람들은 자식 잃어버린 것처럼 슬퍼할 수 있으니 심사숙고 하시고 반려견을 분양 받기를 권고 하고싶다.
  며칠전 거리에 전선대에 붙은 전단지 광고를 보았다.   강아지를 찾습니다 사례금 30 만원
가족처럼 소중한 아이 입니다
(ᆢ생략ᆢ)
강아지를 찾으면 직접 수거하겠습니다. 찾을 동안 만이라도 떼지 말아주세요. 부탁드립니다
동물보호센터
  이걸 보고 지은 동포문학 릴레이 즉흥시를 적어본다.   동틀무렵 새 한마리가
포르르 날아와서
문앞건너 전선대에 붙은 (강아지를 찾습니다 ) 전단지를 보고
학수고대할 엄마를 찾고 있을
친구 사연에 처량히 울고 있다
  애완견을 잃어버린 이런 슬픈 마음은 보통사람은 지나가는 눈길로 한번 쳐다 볼 뿐 그 마음을 이해 할 수가 없다ㆍ
  그래서 웬만하시면, 준비가 안 됐으면 쉽게 분양 받지 마시라고 전문가들도 얘기한다.
자식 못지않게 공들여 키운 강아지도 가족의 일부분이다. 즉 가족이다. 예방접종,이발, 장신구,놀이감, 사료, 옷, 울타리, 반려견 집, 방석, 간식거리 등... 들어가는 돈도 적지 않다. 그 열성 그 돈이면 애하나 키우고도 남을 같다. 물론 사정이 좋아진 이제와서 아들하나 낳을가 하고 넌지시 말해보면 미쳤나!? 하면서 눈을 흘긴다.오죽하면 딸애가 마루밖에 모른다고 새초롬히 삐져있을 때도 있을까. 딸 앞에서는 사랑 표현을 전혀안하는 아내다. 퇘근후 첫째하는일이 마루와 얼싸 안고 둘이서 진한 키스 세례를 퍼붓는 것이다. 마루도 입맞추기를 무척 좋아한다. 물론 아내가 나에게는 입냄새 난다며 키스 같은건 멀리한지도 오래다.아내의 운전석 곁은 마루의 전용석이다ㆍ

  퇴근 후 딸과의 만남도 견우직녀 같은 기러기 부부인 우리의 상봉보다도 더 행복해하는 아내를 보면 참 어이가 없다. 마루에 대한 사랑을 우리에게 반반이라도 주시지 괜스레 마루가 얄미울 때도 있다. 그래서 가끔화풀이는 마루한테로 향한다.무언의 불만이다. 요즘 세상엔 아내말을 잘들어야 푸대접을 면한다ㆍ대꾸라는건 생각지도 못한다ㆍ
  며칠 전 우리샵 직장 실장님 딸이 자살을 하는 비통한 소식이 전해왔다. 자살국가 라는 오명을 갖고있는 한국이지만ㆍ 그것도 20대 새파란 아가씨가 말이다.
  아가씨는 내가 키우던 콩 이를 가져간 장본인이다. 말로는 남자친구가 키우겠다고 가져 간다던 이쁘고 에쁘장한 처녀였다. 그런데 남자친구가 그후 입대했다는 소식도 들었다. 지금 그강아지의 운명이 궁금하다. 누가 키울가? 어떻게 됐을가 ? 입양 보냈을가? 아니면 유기해 버렸을가? 친구들과 잘어울리는지? 새주인을 믿겠는지 ? 사람을 무서워 하지는 않는지? 뉴스에서 처럼 차에 태워 가다가 길바닥에 버리지는 않을란지?!...혹시 죽지는 않았을가?!.. 아니면 동물병원에서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고있을지도 모른다.
  생명은 소중하다. 인간이나 동물이나 생명을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 안류의 옛선조는 원숭이라 하지 않는가! 어느 축구 종가 나라 경기장에서 한팬이 흑인과 동양인을 원숭이라 비하 조롱 했다가 축협의 영구 입장 불가 라는 처벌을 받았다는 사례가 있다. 우리인류는 흑인 백인 황색인 모두 원숭이에서 기원했다는 설명을 보태가면서.
  나는 우리 집 마루만은 내가 키우던 콩이 처럼 되지 말아야지. 행복하게 키워야지, 하고 다짐하면서 속으로 약속했다.
  오늘도 마루는 빙글빙글 원을 그으며 십여바퀴를 쉽새없이 돌고 엉덩이를 뒤로 치켜들고 자세를 낮추고는 두 발을 모아서 쏘파 위를 껑충 뛰어 오르고 내려오기를 수없이 반복하기에 여념이 없다.
  우리가 식사할 때면 식탁테불 위를 쳐다보며 두발로 서서 두손을 딱 붙이고 한끼 줍소 간절히 바라는 모습은 마치 무언가 기도하는 것 같기도 하다. "아빠 엄마 누나 우리는 가족이예요. 제발 날 버리지 말고 행복하게 잘 살자요. 저 말 잘듣고 얘교 많이 부릴게요!" 라고...!   마루야, 새해에도 건강하거라! 엄마도 아빠도 누나도 모두 다 널 사랑한단다.  나도 속으로 기도하듯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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