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홍구 법무법인 안민 사무국장‧본지 회장

교수신문은 2019'올해의 사자성어'를 놓고 교수 146명을 대상으로 이메일과 온라인 설문조사를 한 결과 가장 많은 347(33%·복수응답 허용)'공명지조'(共命之鳥)를 선택했다고 지난 1215일 발표했다.

최재목 영남대 철학과 교수는 공명지조를 2019올해의 사자성어로 추천하 한국의 현재 상황은 상징적으로 마치 공명조를 바라보는 것만 같다. 서로를 이기려고 하고 자기만 살려고 하지만 어느 한쪽이 사라지면 죽게 되는 것을 모르는 한국 사회에 대해 안타까움이 들어 선정하게 됐다"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공명조는 '아미타경'(阿彌陀經) 등 불교 경전에 등장하는 하나의 몸에 두 개의 머리를 가진 새다. 한 머리는 몸을 위해 항상 좋은 열매를 챙겨 먹었는데, 다른 머리가 이를 질투했다. 다른 머리가 화가 난 나머지 어느 날 독이든 열매를 몰래 먹어버렸고, 결국 두 머리가 모두 죽게 됐다. 서로가 어느 한쪽이 없어지면 자기만 살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결국 공멸하게 되는 '운명공동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현재를 보면 한국 사회 정치는 보수와 진보로 격렬하게 대립돼 전반 사회에 악영향을 미친다. 분열된 한국 사회 현실의 반영이다. 이러한 분열과 대립, 과도한 경쟁은 정치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에 만연해 있다. 진보와 보수의 이념갈등, 청년과 중장년의 세대갈등, 동서간의 지역갈등이 모두가 공명지조가 되고 있다. 경제 불황으로 민주주의를 빌미로 개인주의가 극단적으로 표현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 막 2020년이 시작된 시점에 아직도 공명조처럼 싸우다가 공멸하고 말 것인가 아니면 비익조처럼 함께 비상하는 공존공영’(共存共榮)의 미래를 만들어 갈 것인가는 모두의 선택에 달려있다.

여기서 비익조는 암컷과 수컷의 눈과 날개가 하나씩이어서 짝을 짓지 아니하면 날지 못한다는 상상의 새로 부부 간의 정 뿐만 아니라 그리움, 애틋함, 우정을 상징한다. 하늘엔 비익조(比翼鳥), 땅에는 연리지(連理枝), 물속에는 비목어(比目魚)가 있다는 말이 있다. 이는 애정·사랑·그리움·애틋함·우정의 대명사를 한 마디 용어로 비유한 데서 만들어진 상징물들이다.

상주 남장사(南長寺) 대웅전(大雄殿) 불단(佛壇) 목조각 가운데 두 마리 새가 한 몸으로 결합된 형상이 있다. 의성 환성사(環城寺) 대웅전 불단 목조각에는 상사화(相思花) 나무 아래 날개 하나씩만 있는 암수 한 쌍의 새가 조각되어 있다. 이들을 모두 비익조라 볼 수 있다.

민주주의 나라에서 자기의 목소리만 내야 할 것이 아니라 남의 말을 귀담아 들어주고 합리적인 사유를 갖고 함께 공생하는 길을 길어야 할 것이다.

재한 조선족 사회도 마찬기지다. 한국 사회의 이런 '공명지조'(共命之鳥) 현상을 본받지 말고, 또 동포들 끼리만 아닌 내국인들고도 서로 소통하고 대화를 하며 함께 발전해 나간다면 비익조의 날개 짓에 큰 힘을 보탤 수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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