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으로 달려가는 연변의 세 의사를 보고

지난 1월 26일 정월 초이튿날, 연변대학교 부속병원 호흡과 주임의사 왕아암, 감염질병과 부주임의사 진녕, 중증과 주치의 주성걸이 장춘으로 이동해 길림성 호북지원 의료팀에 합류하여 호북성에서 의료지원 활동을 벌이게 된다. 이중 왕아암 의사는 길림성 호북지원 의료팀 보통구급치료팀의 제3팀 의료팀장을 담당하였다.

 

시      오늘은 초이튿날 제야(除夜)의 폭죽소리도 시들방귀처럼 사라지고
거리에는 싯뻘건 쓰레기만 낙엽처럼 날리는데
꽁꽁 마스크 낀 무리들
문둥이 환자나 본 것처럼 눈인사도 주지 않네
아, 어느 시인이 말했던가
모든 구멍은 따뜻하다고
김 빠진 뻐스와 택시에서 내린 사람들
구멍만 찾아드네, 나 하나만 살겠다고
두어라,
의술(医术)은 인술(仁术)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흰옷 입은 세 장사
저 무한의 사지(死地)로 들어간다
고속철 개찰구 앞에 당당하게 선 세 장사
의사(医师)는 의사(义士)라고 했던가
저 빛나는 이마를 보아라, 저 강인한 눈빛을 보아라!
이목구비도 수려해라, 구척장신의 젊은 의사
주씨 가문의 외동아들, 귀여운 오누이의 아빠요
연변병원 중증병감호치료 전문의라네.
아, 장하다, 흰옷 입은 사람들아!
그대들이 가는 길에
하늘이 무너지고 천둥번개 친다 해도
수억의 마음 그대들을 지키주고
민심 또한 천심이라 했거니
이제 모든 악귀들이 물러가고
이 땅에 생명과 환희가 넘치리니
그대들이 백마 타고 개선하는 날
천만 송이 꽃들이 그대들을 맞아주고
위대한 뿌쉬낀의 예언 그대로
-형제들은 그대들에게 장검을 돌려주리라!

   2020년 1월 26월  
김호웅 교수

김호웅 약력 : 1953년 연길 출생, 연변대학교 조선언어문학학부 졸업, 문학박사. 일본 와세다대학교, 한국 한양대학교, 배재대학교, 한국국제교류재단 객원교수 역임. 현재 연변대학교 교수, 박사생지도교수, 중국작가협회 회원, 연변작가협회 부주석. 중국 4대 국가문학상의 하나인 “준마상”(2012) 등 다수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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