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암촌서 현장 채록, CD로
        제작 학교 등에 배포해 전통가락 보급키로 
유태종 youh@chosun.com  

  •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날 넹겨(넘겨)주게….’ 중국 속의 충청도 양반마을 정암촌(길림성 도문시 양수진) 주민들이 간직해온 ‘청주아리랑’이 현지 채록과 자료수집을 거쳐 CD음반으로 나왔다.

    청주MBC(사장 정재순)는 11일 오후 가경동 사옥 공개홀에서 청주아리랑 CD제작 발표회를 가졌다.

    발표회에는 정암촌 주민을 돕는 ‘정암회’를 이끌면서 청주아리랑 발굴에 결정적 역할을 한 임동철 충북대 총장과 이기용 충북도교육감, 남상우 청주시장 등 각계인사들이 참석, CD 제작에 참여한 관계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 ▲CD표지. 중국 정암촌 마을

  • 임동철 총장은 “이제는 자취를 감춘 청주아리랑이 충북 출신 중국 동포들에 의해 보존돼 다시 청주의 품으로 돌아오게 됐다”며 “매우 뜻 깊고 가슴 벅찬 일”이라고 말했다. 남상우 시장은 자신이 어릴 적 할머니로부터 들었던 청주아리랑 가락 도입 부분을 직접 불러본 후 “청주아리랑은 지역의 자랑이자 감동 그 자체”라며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익혀 따라 부를 수 있도록 시민에게 적극 보급하겠다”고 말했다.

    이번에 제작된 CD에는 정암촌 주민 가운데 가장 노래를 잘 부른 것으로 유명한 고(故) 신철씨의 육성 녹음으로 된 청주아리랑을 비롯, 리상철씨의 충청도 아리랑, 정암촌 주민들이 여럿이 함께 부른 청주아리랑 등이 수록돼있다. 또 현대적 감각으로 편곡한 청주아리랑은 향토 국악인 강옥선씨와 충북예술고 학생들, 청주MBC 어린이합창단 등에 의해 흥겨운 장단으로 되살아났다. 어린이합창단원은 발표회에서 청주아리랑을 경쾌한 율동과 함께 선보여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 ▲어린이합창단원들이 CD제작 발표회에서 노래와 전통춤 선보이고 있다 .

  • 신철씨의 육성녹음을 감상한 정암촌 주민 한영옥(여·45)씨는 “돌아가신 이모부의 노래를 청주에서 다시 듣고 눈물을 왈칵 쏟았다”고 말했다.

    청주MBC는 이번에 제작된 CD를 전국 문화방송 계열사와 도내 500여개 초·중·고교에 무료 배부하기로 했다.

    악보채록과 자료수집을 담당한 조순현 충북대 강사는 “각계 인사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자칫 사라질 위기에 처했던 청주아리랑이 온전한 모습으로 되살아났다”며 “청주아리랑을 지역의 대표적 문화상품으로 개발하는데 모든 시민이 관심을 가져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정암촌은 1938년 일본의 만주지역 강제 이주 정책에 따라 충북 출신 주민 80가구가 정착해 형성한 중국내 대표적인 조선족 마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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