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렬 시인

변창렬 약력: 시인, 재한동포문인협회 고문, 두만강문학상, 동포문학 대상 등 수상 다수.
변창렬 약력: 시인, 재한동포문인협회 고문, 두만강문학상, 동포문학 대상 등 수상 다수.

           

           보름달

                                      변창렬

 


하늘에는 감옥이 없다
달은 홀로 다니면서 감옥속에 산다
멀리도 아니고
가까이도 아닌 그 거리
둥글게 살고싶어 맴돌고 있다

찌그러져도 울지않고
차츰씩 키워가는 알찬 건강비법
바이러스와 가까이에 사는 비밀이 있다

달은 나에게 묻고 있다
ㅡ마스크 있어

바이러스를 헤치지 말고
에도는 친구로 포곤한 감옥을 만들며
빛으로 다독이는 이웃으로
마스크 쓰지 않아도 가까운 친구로 둥글자

 

 

          3월에는

 


꽃이 더 그리운 3월이라
창문에 서서 내다볼 때
온통 꽃으로 보였으면 좋겠다

코로나로 학교 못가는 아이들
꽃이 친구들의 노래로 
싱그럽게 우거지며 줄섰으면 좋겠다

빨간꽃은 어문교과서가 되고
파란꽂은 수학교과서로 되여
또 노란꽃은 음악교과서가 되어
창가에 펼쳐주면 얼마나 좋을까

흰꽃은 선생님 얼굴로 웃어주고
보래빛꽃은 교장선생님 웃음으로 반겨달라
잎은 잎마다 글자가 되어 
첫 페이지 그대로 펼쳐다오

꽃들아 
한 송이가 두 송이 세송이로 피거라
4월에 필 꽃도 오늘 몽땅 필수 없느냐
학교 갈 큰 길에도 
활기찬 꽃들이 넘쳐나도록 피었으면 좋겠다

창문마다 꽃이 만발해다오
꽃은 많으면 많을수록 더 좋다
그 꽃속에는 빛나는 얼굴들이 찬란하기에
올해의 봄은 
꽃이 무척 그리운 기막힌 봄으로 왔을거다

 

        

         미궁속에서

 

코로나는 거미줄을 펼치고 있는
미궁이어서
닥치는데로 잡아 먹는다

환자들의 숨소리가 안타까워
눈코 뜰새없는 초조함
자신은 수의와 같은 방역복을 입었다

그들의 등 뒤에는
가족들의 눈빛으로 업혀있는 문자
딸이고 아내이고 엄마라는 대명사
여자였다

미궁으로 직진하면
돌아서는 유턴의 길은 없다
집에서 기다리는 까막눈이 가로등으로
밤낮 깜빡이는 신호등 뿐이다

수시로 덮쳐들 코로나 귀신
화살로도 죽일수없는 생사판기리가 기다린다
숨소리 하나에도 기적이 나오기에
발걸음에는 빠른속도로 오간다

산이 없어도 산보다 더 높고
바다가 없어도 바다보다 더 깊은
미궁
생명을 좌우지하는 바이러스였다

누구도 뒤돌아 볼 시간이 없다
앞에는 애타는 환자만 보인다
아무리 피로해도 뜨거운 손길이 먼저다

집에서 걸어 온 전화도 받을 시간이 없다
일 분 일 초 생명을 건지는 순간이다
오로지 바이러스와 판가리할 자세로 이긴다

우리는 미궁을 짓부수고 있다
그 곳에 핀 우리의 꽃 도라지꽃
맑은 하늘을 되찾아오는 꽃이 만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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