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박영옥

박영옥 약력 : 연변 안도현 만보진 출생, 연변작가협회 회원. 1997년부터 아동소설, 수필, 동시, 동화, 우화, 가사 등을 발표. 동시집 《꿈나무 사랑나무》 출판, 제13회 ‘동심컵’ 중한아동문학상 등 수차 수상.
박영옥 약력 : 연변 안도현 만보진 출생, 연변작가협회 회원. 1997년부터 아동소설, 수필, 동시, 동화, 우화, 가사 등을 발표. 동시집 《꿈나무 사랑나무》 출판, 제13회 ‘동심컵’ 중한아동문학상 등 수차 수상.

언제봐도 부지런한 꿀벌은 오늘 아침에도 일찍이 밭으로 가는 길입니다. 

생글대는 해님을 보노라니 저도몰래 노래가 나오고 새힘도 솟구칩니다.
“랄랄랄 ㅡ얼씨구 절씨구 ㅡ”

그러다가 마중켠에서 까마귀가 씩씩대며 보따리 두개를 들고 오고 있었습니다.
“까만형, 뭐 또 이사하는것 아닌가요? 한달전에 이사했는데 또 무슨 이사에요?”

꿀벌은 까마귀가 온 몸이 까맣다고 번마다 까만형이라고 불렀습니다.
“에그 말도 말아. 내 오죽하면 또 이사하겠니? 내 집을 잘 못 사놓고 얼마나 후회했는지 몰라. 후유ㅡ”

까마귀는 얼마나 후회되였는지 한숨까지  내쉬면서 말했습니다.
“아참 까만형 참 듣고도 모를소리에요. 그때 까만형은 나보고 어쨌어요? 살다살다 그렇게도 공기 좋고 인심 좋은 동네를 처음 보았다고 했지요. 

확실히 그 동네는 산기슭에 자리잡아서 공기가 좋은건 물론 사람들도 참 인정스럽더라구요. 여름이면 집집이 밖에 나와서 이야기 나누고 때론 색다른 음식이 있으면 들고 나와서 동네사람들과 나눠 먹고 어느 집에 곤난이 생기면 서로 도와나서는 그 모습들이 참 좋더군요. 

지금 세월에 이렇게 마음에 담벽이 없이 사는 동네가 아주 적어보이잖아요?”
꿀벌의 단숨에 쭉 내리 엮는 말에 까마귀는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며 대꾸했습니다.

“네가 하는 말이 일리가 있긴하겠지만  그러나 그 동네에 한가지만은 나쁜 습성이 있어”
“뭔데요?”

“너 혼자만 알고 있어. 내가 한말이 그 동네에 들어가는게 싫거든. 그 동네 사람들이 날 아주  미워하는거야.

 내가 저네들을 안 해치는데 왜서 내가 노래를 하기만 하면 어른이고 아이고 할것없이 날 향해 ‘퉤ㅡ썩 물러가’하고 침을 뱉는지 몰라.

 더구나 한심한 것은 어떤 사람들은 돌멩이를 주어서 나에게 뿌리지 않겠느냐? 내  두번이나 돌멩이에 맞아서 다리를 상했어. 

그 동네 사람들이 좋은것 같지만 정말 나빠. 그래 이런 동네에서 내가 어떻게 살아? 난 올해만해도 벌써 이사를 몇번이나 했는지 몰라. 그런데 내가 가는 동네는 이상하게도 다 날 싫어한단말이야. 

무슨 팔자로 태여났는지 원. 그리고 우리는 사람이나 동물의 죽은 시체만 뜯어먹고 사는 새라고 예전 사람들부터 혐오스럽고 부정적인 새로 인식되어 왔을수도 있어.

우리 울음소리는 죽음의 불길한 징조라고 인정된것도 있는데  주로 나쁜 소식을 알려주기 때문이라고 그런거야. 

사실 사람들은 우리를 잘 모르고 있거니와   많은 친구들도 모르거든”
새까만 두 눈알을 뱅그르 굴리며 하는 까마귀의 말에 꿀벌은 아래 이야기를 더 듣고 싶어졌다. 그래서 다음 이야기를 기다렸다. 

”사람들이 제사를 지내고 난 후 젯밥을 대문 앞에 놓아두면 저승에 있는 조상에게 음식을 가져주는 이 역시 우리야. 이렇게 보면 우리는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임무를 띤 새이고사람들이 우리에게 뒤집어 씌운 악감정은  억울하기만 해 "

이렇게 말하는 까마귀는 아마도 몹시 성이 났는지 몸이 떨렸고  입에는 거품까지 물려 있었다.

그 모양을 본 꿀벌은 까마귀의 어깨를 탁 치면서 이렇게 권고했다.
“까만형, 다시 돌아가오. 그동안 그 마을에 정도 좀 들었겠는데. 까만형이 어디로 간들 다 그럴거요. 그것은 피할수 없는 현실이겠지만 언젠가는  사람들의 존중과 리해를 받게 될거요.”

말을 마친 꿀벌은 부랴부랴 떠나갔다.  까마귀는 그 자리에서   머리를 수그리고 생각에 잠기더니   발길을 뒤로 돌렸다. 그리고는 가없이 넓고 푸르른 하늘을 쳐다보면서 중얼거렸다.
“그래그래, 그럴 날이 돌아올거야. 돌아오구말구”
까마귀의 발결음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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