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식 연변 코미디 배우

 

김영식 연변 코미디 배우
김영식 연변 코미디 배우

 

추임새
                김영식


판소리 하는 사람 옆에
북치는 사람을 가리켜
고수라 하는데 그 사람의
역할이즉
창사이에 얼시구! 저런! 하는
추임새를 넣는 것이다
 
일전 시골에 장수노인 부부의
사랑 비결 취재를 갔는데
대답이 너무 간단했다
 
내 주장을 고집하지 말고
상대의 주장을 받아들이면
그게 바로 사랑이여!
 
돌아오는 길에 그말을
곰곰히 생각보니 그 말이
참 오묘했다
 
여자들은 하루에 만마디를 해야
직성이 풀린다 한다
그래서 여자들의 수다라는
말까지 있다.
 
그 수다를 가만히 살펴보면
남자들의 세계같은 중심내용이
거의 없다.
그저 일상을 주고받고 하다
결국은 남편 흉에 시집 흉을
실컷 보다가
아, 오늘 참 잘 놀았다!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것이다
그 이상은 없다
 
그리고 오늘 있었던
친구네 이야기를  남편에게
다 못한 말로 해야 하는데
남편이 그 이야기를 들어줄리 없다.
그래서 어떻게 됐다는거야!?
 
그러면 내말을 들어주지 않는
남편이 그렇게 야속하기 그지없다
 
인생에서 아무런 이유없이
무작정 남편이 미워지는 시기가
50.60대라 한다.  다는 아니겠지만
꼴똥같은 남편이 그리 밉단다 
 
그래서 이 나이때
여자들과
다시 한번 태어나면 지금 남편과
다시 살겠습니까 하고 물으면
 99프로가 절대 아니 산다 한다.
 
여성 상위시대
내 주장을 고집하지 말고
상대의 주장을 받아들이는
그런 사랑처럼  아내의 이야기
들어주고  판소리같은 지루한
이야기라도  그 사이사이에
얼쑤 하는 추임새를 넣어가며
살면 어떨까
 
나이 들었나 ?
별 생각 다 든다.

2020.03.20
 
 
머리에서 가슴까지  


나는 천성적으로 목이 짧아
머리부터 가슴까지
불과 몇센치 되지 않는 것 같다.
 
세상 부러운게  목이
쭉 빠진 사람이라
그런 마음에 나름대
 노력도 많이 했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
사전에서 보니
마음이란 사람이 본래부터 지닌
성격이나 품성이요
생각은 뭔가 하고 싶어
관심을 가지는 것이라 한다
그러니 마음과 생각중에
우선이 마음인 것 같다
어떤 마음을 먹는가에 따라
생각이 달라지고
그 생각 또한  말과 행동을
지배 하는 것 같다.
웃기는 얘기지만 전날
아침밥에다 즐거운 사람
되겠다는 마음도 함께
비벼서 먹었더니
 생각이 인차 누굴 만나면
어떻게 칭찬하고 격려하고
어떻게  겸손해야 하는
그런 계획을 착착
세워주었다.
결국  그날의 모든 행동은
상대에 대한 칭찬과 격려들로
가득찼다.
 
마음  생각  행동
머리에서 깨달아
가슴까지  옮기는데
나는 장장 56년 세월이
걸렸다

2020.3.17

 


나는 풀이다.

     

예전에 시를 쓴답시고
나는 풀이다 하는 시를
써본적이 있습니다.
 
내용인즉 나는 한포기 풀로
오가는 세월의 길목에서
소리없이 지고피는 풀이다
그런데 때로는 장미꽃도 되고싶고
진달래도 부럽다는
대개 그런 뜻이였습니다
 
어제 모아산 등산길 걷다가
 어데쯤 왔을가 하고
좌우 살펴보니 내가
오십고개 약간 지나
60고개 바라보는
그쯤에 와 있더라구요
 
걸어 온길 돌아보니
하도 많은 사람 다녀가서인지
내가 걸어온 자취는 거의 보이질
않고 구불구불 이어진
등산로만 보이더라구요.
 
오호! 지나 온 길
인생길이란 바로 이런게구나
하는것을 그때에야 알았습니다.
 
장미꽃 되고픈 욕심에
두 어깨가 그렇게
아팠음도 그때야 알았습니다.
 
언녕 길가에 난 풀처럼
 그냥 살았을걸...
 
오후 다섯시
모아산 하늘가에
노을이 비꼈습니다.
내 인생시간에도
노을이 비꼈습니다.  
  202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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