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허인 시인

허인 약력 : 본명 허창렬. 시인, 평론가. 기자/편집 역임. 재한동포문인협회 전부회장. 동포문학 시부문 대상 등 수상 다수.
허인 약력 : 본명 허창렬. 시인, 평론가. 기자/편집 역임. 재한동포문인협회 전부회장. 동포문학 시부문 대상 등 수상 다수.

이런 이야기가 하나 있다. 한 사람이 만약 35세 이후에도 많은 사람들로부터 " 멋지다" 혹은 "이쁘다"는 말을 자주 듣게 된다면 그 사람은 복 받은 사람이 분명하며 또한 마음이 선량하고 자상한 사람임이 틀림이 없다.

옛날 링컨대통령시절 공무원 응시자중 제일 우수한 한명을 직접 백악관에서 면접 본적이 있다. 그때 그는 그 응시자를 채용하지 않았다. 이상하게 여긴 막료가 그 원인에 대하여 물어 보았더니 대통령이 하는 말이 "나는 그 사람의 생김새가 너무 마음에 안든다"였다. "그럼 천성적으로 못 생긴것이 그 사람의 잘못이란 말씀입니까?" 다소 불만이 섞인 막료의 반박에 링컨 대통령은 웃으면서 "무릇 인간이라면 35세 이전의 얼굴은 모두 부모가 준것이며 35세 이후의 얼굴은 자신의 노력에 달려 있다. 그렇기때문에 인간은 반드시 35세 이후 자신의 얼굴에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고 말하였다.

실제로 현실 생활중에서 대부분 사람들은 중년에 이르게 되면 성격과 성품, 품격이 고스란히 얼굴에 그대로 나타나군 하여 아무리 첫 대면일지라도 그 사람의 얼굴과 언행, 기색을 살펴보면 대충 짐작이 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관상쟁이는 아니지만 나도 대개 한 사람의 얼굴이나 행동거지를 잠깐 살펴보아도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대뜸 알아 맞출수가 있다. 비법이라면 비법이라고나 할까? 그 비법을 낱낱이 공개하자면 곧 다음과 같다. 마음이 너그러운 사람은 복상(福相)이며 마음이 부드러운 사람은 진선미(真善美)가 그대로 느껴지고 성질이 사납고 조폭한 사람은 항상 흉상(凶相)이며 마음이 좁고 간사한 사람은 말도 많고 타발도 많아 여우나 잰나비상(猴相)이며 군자는 행동이 무겁고 온당하며 소인은 행실이 경박하여 가만히 한 자리에 앉아 있질 못하고 눈에 광채가 없는 사람은 리기적이고 사유가 혼란스러워 함께 사업할 파트너로써는 불적합할뿐만 아니라 책임감이 없으며 호수처럼 그윽하고 맑은 두눈을 가진 사람은 언행이 착실하기 마련이다.

"금우족적,인무완인"(金无足赤,人无完人) 이라는 구절이 있다. "남의 부족함을 헐뜯지 말고 선의로 대하라"라는 뜻이기도 하다. 진서 부등전(晋书.符登传)에는 "의감군자 리동소인"(义感君子 利动小人)이라고 분명히 적혀 있다. 풀이해보면 "군자는 도와 의에 감동하고 소인은 리익에 따라 움직인다"는 뜻이다. "나는 인간이 아닌 짐승과는 대화를 나누지 않는다. 왜냐하면 공존은 할수가 있되 공통언어가 없기때문이다" "내 수준이 현재 중국의 수준이다고 당당하게 말한 중국 현대파시인 이싸(依沙)가 외국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한 통쾌한 말 한마디이다. 어찌보면 좀 덜 떨어지고 무지막지하게 너무 용감한게 아니냐고 적잖은 이들이 손가락질

해대기도 하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그래도 그의 말에 더욱 수긍하는 눈치인것 같다.

각설하고 일전 인터넷에서 아주 재미나는 이야기를 읽은적이 있는데 여기서 잠깐 다 함께 살펴 보도록 하자. 어느날 토끼가 낚시질을 나갔는데 하루종일 아무것도 낚지를 못했다. 그 다음 날도 매 마찬가지였다. 사흘째 되는 날 토끼가 강가에 이르기도 바쁘게 웬 큰 물고기 한마리 풀쩍 뭍에 뛰여 오르며 하는 말이 "너 한번만 더 홍당무우를 미끼로 쓰면 아예 이 몸뚱리로 널 깔아 죽여 버리겠다"고 노발대발 하였다고 한다. 또 하나의 재미나는 이야기가 있으니 마저 읽어보도록 하자. 모모 대학에서 공개투표로 교화(校花)를 선발하게 되였는데 외모가 수수한 소매(小梅)의 차례가 되자 그녀는 선뜻이 강단에 올라서서 "만약 내가 미녀로 선발된다면 몇년후 여기 앉은 여러분들은 아마 장래의 신랑앞에서 모두 자랑스레 내가 대학 다닐때 전교에서 선발된 미녀보다 훨씬 예뻤다고 말할수 있을겁니다" 그의 발언이 끝나자마자 투표1위로 그녀가 당당히 학교 미녀로 선발되였다고 한다 . 그야말로 어르신들의 말씀처럼 "앞길이 훤한 사람은 남에게 복을 주고 자신도 복 받을줄 아는것" 같다.

문여기인(文如其人)이라고 흔히 그 사람의 글을 보면 그 사람의 인간됨됨이도 우리는 어느 정도 알게 된다. 대개 속이 좁고 문학수양이 부족하고 자신감마저 없는 치들이 쓴 글을 보면 질서없이 잔뜩 길기만 하다가 그런가 싶으면 또한 왕청같은데로 흘러가기 일쑤이다. 간신히 제 자리에로 다시 돌아 왔다 하더라도 끝에 가서 흐르마리한 경우가 허다하다고 생각한다. 그럴 경우 그 글을 읽는 독자로써는 말 그대로 스트레스가 아닐수가 없다. 또한 그보다 아예 못한 치들은 숨어서 댓글이나 쾅쾅 쏟아 붓거나 멋없이 대포를 펑펑 쏘아 대면서 낯 간지러운줄도 모르고 넋두리 삼아 어디서나 불평 불만을 털어놓기도 하다가 차츰 인신공격까지도 서슴치 않는듯 하다. 그 반면에 문필이 뛰여나고 성격이 활달한 사람들이 쓴 글을 읽노라면 그야말로 따스한 차 한잔에 시간 가는줄조차 모르고 향수에 젖어 행복해지게까지 된다

며칠전한 문우로부터 "늙어도 참하게 늙어야지"라는 한 선배문인에 대한 평가를 듣고서 깜짝 놀랐던 적이 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늙어서 남들로부터 "늙어도 참하지 않다"는 평가를 듣는것만큼 충격적이고 슬픈 일도 없으리라 생각된다. 그런데 우리 주변을 그런 사람들이 정말 적지를 않다. 좋은 일이라면 어느 장소에나 어김없이 얼굴을 내밀고 해해거리다가도 조금만 자신의 이익에 관계되는 일이라 치면 게거품 물고 매몰차게 달려들고 시끄럽거나 번거롭거로운 일에 맞닥뜨리면 아예 코빼기조차 찾아볼수 없는, 기실 누구나 낯이 간지러워 찌르지 않아서 그렇지 툭 까밝히고 보면 이 세상은 결국 종이 한장 차이일뿐이다. 떳떳이 내놓을것 하나 없고 같잖은 인생경력에 나 잘났다 공연히 고개 빳빳이 쳐들고 어디서나 안하무인격인 그런 인간들과 마주치면 나는 똥파리와 마주친듯이 외면하지 않을수가 없다. "박수 칠때 떠나라"는 한국 영화가 있다. 그 영화 한 장면을 떠올리며 나는 오늘도 이런 생각을 가져본다.-당신은 지금 자신의 얼굴에 얼마나 자신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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