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문학, 미술 등의 방식으로 전개되는 ‘바이러스와의 문화적 대항’, 그리고 그것을 하나의 중요한 힘으로 만드는 것은 선전에서 5년 동안 문화 혁신을 전개한 이래 형성되기 시작한 농후한 문화적 분위기 때문이다.

허빈(贺斌) 중국신문주간 기자

 

매주 금요일 오후 8시 정각에 히말라야 앱을 열면 선전 오케스트라의 온라인 콘서트가 시작된다. 격앙된 선율과 입체적으로 다가오는 연주는 코로나 사태로 공포와 초조함을 겪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달래며 음악이 주는 자신감과 힘을 전해준다.

코로나 사태가 아니었으면 금요일 밤은 선전교향악단 음악 시즌 공연이 열리는 날이며 클래식 음악팬들은 콘서트홀을 찾아 또 다른 예술의 향연 속에 주말을 즐겨왔다. 올해 초 갑자기 발생한 코로나 사태로 인해 중국 전국적으로 오프라인에서의 문화예술 행사는 모두 취소되었으며 선전 교향악단의 공연도 예외는 아니었다.


“바이러스가 우리와 관객 사이의 거리를 절대 갈라놓을 수 없습니다.” 선전 교향악단 녜빙(聂冰) 단장은 코로나 사태 발생 당시 악단은 캐나다 순회공연 중이었고 국내의 상황을 뉴스로만 접하였다고 하면서 귀국길에 모든 사람들이 마스크를 쓴 것을 보고 긴장감을 느꼈다고 회고했다. 녜빙은 사스가 한창이던 해를 떠올리며 바이러스 때문에 공연을 취소했었다고 전하면서 그때의 상황을 다시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긴급 방안을 마련해 온라인 콘서트를 열기로 했다고 전했다.

2월 14일 오후 8시, 첫 온라인 콘서트는 ‘영웅시편(英雄诗篇)’의 선율 속에서 막을 올렸다. 이번 콘서트는 코로나와의 전쟁 일선에서 싸우는 모든 영웅들에게 바치는 콘서트였고 음악으로 백의천사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동시에 그들이 홀로 고군분투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려는 취지로 기획되었다. 이번 온라인 음악회는 열렬한 호응을 얻어냈으며 온라인 접속 관객수 40만 명을 돌파했다.

선전 코로나와의 전쟁 과정에서 온라인 음악회뿐만 아니라 음악, 문학, 미술 등으로 펼쳐지는 ‘문화로 코로나를 이겨 나가려는 움직임’이 중요한 힘으로 작용하였다. 이는 선전에서 5년 동안 문화 혁신을 전개한 이래 형성되기 시작한 농후한 문화적 분위기 때문이다.

2015년 선전시는 ‘한 가지 목표를 정해 하나의 방안을 실시하여 5대 시스템을 구축하고, 1년에 몇 가지 실제적인 일을 하며 수년을 버티다 보면 반드시 효과를 본다’는 기본 노선을 잡고 ‘선전문화혁신발전 2020(실시방안)’을 실시하였으며, 도시정신 시스템, 문화브랜드 시스템, 현대문화전파 시스템, 공공문화서비스 시스템, 현대문화산업 시스템 등 ‘5대 시스템’ 구축에 총력을 기울여 문화 강대 도시 건설을 전면적으로 추진하였다. 올해 5월 현재 ‘문화혁신발전 2020’이 확정한 중점임무 153건 중 145건이 거의 완료되었으며 완성률 94.77%를 기록했다.


젊은 선전, 혁신적인 문화

개혁 개방 40년 만에 선전 경제 굴기(崛起)는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으며 과학기술 혁신 면에서도 널리 찬양을 받아 전국 모범이 됐지만 문화, 교육, 의료 등 사회사업 발전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도시 건설 4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선전시는 인구 평균 연령 32.5세의 신흥이민도시로서 베이징, 상하이, 시안(西安), 광저우(广州) 등 역사문화 유명 도시에 비해 전통문화의 뿌리가 얕고 축적도 적고 저변도 낮은 도시인데 ‘문화’라는 키워드를 왜 내세우는지 하는 의문을 주기도 한다.

이에 선전시는 2015년 말 ‘선전 문화혁신 발전 2020(실행 방안)’을 마련하면서 답을 제시한 바 있다. “선전은 내외겸수(内外兼修)와 더불어 조화로운 발전을 이루고 종합실력이 뛰어난 현대화 글로벌 혁신도시로 성장해야 하며 매력과 동력, 활력, 혁신능력을 한층 더 살려 물질문명과 정신문명의 조화로운 발전을 추진해야 한다.”

“선전은 고도의 경제 과학기술뿐만 아니라 문화예술도 번창해야 하며, 우수한 기업가, 과학자는 물론 덕과 예술을 겸비한 예술가, 문학가들도 있어야 하며 아름다운 도시 건축의 풍경도 있어야 한다.” 선전시 상무위원인 리샤오간(李小甘) 홍보부장은 <중국신문주간>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해야만 더 기품이 있고 매력적이며 지속가능한 도시의 발전을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화 이노베이션의 핵심은 문화를 도시에 융합시키는 동시에 도시의 정신적인 기질로 내재화하여 도시의 응집력과 영향력을 증대시키는 것이다. 2015년 말에 나온 ‘선전 문화혁신발전 2020(실행방안)’은 선전의 도시정신인 ‘선전정신’을 새롭게 요약했으며 도시 전체의 뜨거운 토론을 불러일으켰다. 최종적으로 혁신, 법치, 실용, 문명이 선전 정신의 키워드가 됐다.

이번 코로나 사태는 선전시의 도시관리능력을 시험대에 올려놓았다. 코로나 사태를 겪는 과정에서 선전 정신이 유감없이 발휘되었고 첫 도전인 ‘혁신’은 전염병을 이겨내는 과정에서 빛을 발했다.

2020년 3월 20일 저녁 후베이성 지원에 나섰던 선전 의료팀 47명을 태운 버스가 선난(深南)대로 시민센터 구간을 천천히 지나고 있던 중, 갑자기 시민센터 광장인 수이징(水晶)탑과 CBD 건물에는 선전으로 돌아온 의료팀원들의 거대한 초상이 번뜩이는 불빛과 더불어 나타났는데 가랑비 속에서 유달리 눈에 띄었다. 버스 안에서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으며 모두들 휴대전화를 들고 그 순간을 카메라에 담았다.

문화 혁신은 선전의 아름다운 명함이 되고 있다. 2019년 ‘웨강아오따완취(粤港澳大湾区) 발전계획요강’과 ‘중국 특색이 있는 선전의 사회주의 선행시범구 건설을 지지할 데 관한 중국 공산당 중앙 국무원의 건의’(이하 ‘건의’로 줄임)가 잇따라 나온 후 모두들 선전의 문화 발전에 기대를 걸고 있다. 특히 ‘건의’에는 선전에 대한 전략적 위치 중 하나는 ‘도시문명 모델’로의 발전이며 지역문화 중심도시와 국가문화 소프트파워를 구현하는 현대문명도시의 건설에 박차를 가하는 수준 높은 공공문화서비스 체계와 현대문화산업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듀얼 드라이브’(위에강아오따완취, 선전센싱스판취-深圳先行示范区)의 가동 아래 선전의 문화 혁신이 또 다른 5년을 맞이하면서 선전 정신에도 새로운 의미가 생겼다. 현재 선전은 ‘신세대 선전 정신’으로 목표를 향상시키고 있으며 사회를 상대로 광범위하게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하드 조치를 공고히 하여 소프트 파워를 높이다

제도 설계 면에서 선전시는 문화 건설을 둘러싸고 핵심층, 중간층, 외곽층으로 나누고 있는데 이는 ‘문화혁신발전 2020’에서 제안한 ‘5대 시스템’ 건설과 상호 대응한다. 문화 핵심층은 도시정신체계에 대응해 5대 시스템의 영혼으로 도시의 인문환경을 결정한다. 문화 중간층은 문화 브랜드 체계, 현대 문화 전파 체계와 현대 문화산업 체계와 대응하고 각각 도시 문화 이미지를 대표하여 도시의 복사 영향력을 결정하고 문화 발전을 위한 시장을 제공한다. 문화 외곽층이 대응하고 있는 것은 바로 공공문화서비스 체계이며 이는 ‘5대 시스템’의 초석으로서 문화 발전의 물질적 운반체이자 민생 복지를 구성하는 중요한 내용이다.

“‘문화혁신 발전 2020’의 가장 큰 특징은 ‘실(实)’이다. 사업 이념의 현실화 정착, 사업 프로젝트의 실체화 표현, 작업 성과의 실효화를 요구한다는 점이다.” 선전시 홍보위원회 소속 홍보담당관은 <중국신문주간>과의 인터뷰에서 153개의 중점 과제마다 ‘실질적인 조치’를 실행했다며 구체적인 조치와 선두 업체, 완성 시한을 명시해 리스트로 작성하면서 프로젝트의 진척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방안은 도시문화의 비전을 보여주는 ‘계획도’이자 ‘효과도’일 뿐만 아니라 선전문화가 어떻게 혁신적으로 발전해 왔는지를 보여주는 ‘로드맵’이자 ‘시공도’이다. 인터뷰에 응한 담당자는 5년 동안 시 전역의 홍보문화전선인 ‘괘도작전(挂图作战)’은 매 중점 과제마다 하나씩 수행하는 효과를 내면서 문화건설 면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었고 문화산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고 설명했다.

2016년 5월 9일 화남지역 첫 도시 대외영문포털 ‘EYESHENZHEN’이 공식 사이트로 등장하면서 ‘문화혁신발전 2020’ 첫 프로젝트가 정식으로 가동되었고 2년 만에 ‘2018년 가장 영향력 있는 외국어판 정부 포털사이트’로 선정되었으며 외국어판 정부 사이트 중 해외 접속자수가 가장 많은 포털로 발전하였다.

과거 공공문화 서비스는 선전문화건설 중 약한 고리였다. 문화혁신 건설에서 선전시는 ‘소프트웨어를 견고하게 틀어쥐는 전략’을 견지하며 기초를 다지고 단점을 보완하며 장기적인 대책을 강구하고 도시문화의 소프트파워 비전을 향상시켰다. ‘신시대 10대 문화시설’을 기획하고, ‘10대 특화 문화거리’를 개조하여 ‘1구역 1서점, 1가도(街道) 1 북카페’를 건설하며 시민 전체가 ‘선전 표준’을 읽을 수 있게 하였고 ‘도시문화 메뉴’ 등을 수립하였다. 선전은 ‘중국10대 디지털독서 도시’로 선정되었다.

공공 서비스 시설의 보급은 선전 시민들에게 지식 획득의 편리함과 예술적 향락을 가져다 주었다. 갑작스럽게 다가온 코로나 사태는 오프라인 서점에 큰 충격을 주었지만 정신 양식에 대한 사람들의 추구를 없앨 수 없었다. 선전 서점은 많은 문화행사를 온라인으로 옮겨 위챗 계정 플랫폼을 통해 ‘서점 달력’, ‘매일 추천 도서’, ‘독서일기’, ‘시를 읽어드립니다’, ‘퍼즐 열독’ 등 오디오북 이벤트를 기획했고 문화적인 면에서 바이러스와의 전쟁에 기여하였다.

여러 해에 걸친 조성으로 선전문화 혁신발전의 ‘비전’은 ‘원대한 계획’으로 바뀌었고, ‘전망’은 ‘실제모습’으로 바뀌었다. 올해는 ‘선전 문화혁신발전 2020’(실시 방안)의 마지막 해이다. 확대 효과를 공고히 하는 토대 위에서 선전시는 ‘지역문화 중심도시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국가문화 소프트파워를 과시하는 현대문명의 선전 도시 실시방안’을 마련한다. 5대 시스템 외에 ‘대외문화교류체계’를 추가해 ‘문화혁신발전 2020’의 업그레이드를 추진하고 ‘두 가지 방안’의 빈틈없는 연결을 실현한다.


문화산업을 경제의 또 다른 성장 극으로 만들다

전통문화의 저력이 결코 깊지 않은 선전은 이민문화, 창구문화, 청춘문화, 현대문화를 깊이 있게 아는 것을 그 밑그림으로 해야 한다. 이런 문화토양에 뿌리를 두고 글로벌 문화좌표에 입각하여 선전은 다른 도시문화와는 어긋나는 진로를 정하여 문화와 다른 업계의 경영 상태를 접목한 새로운 산업으로의 융합발전을 도모해야 하며 ‘문화+과학기술’, ‘문화+혁신’, ‘문화+금융’, ‘문화+관광’ 등 새로운 업계 형태의 새로운 방식을 탐색해 선전 문화산업의 빠른 발전을 이루는 새로운 역량으로 성장해야 한다.

“선전 문화산업 혁신 발전의 필수 길은 품질형, 내실형 발전이 특징인 현대 문화산업 시스템 구축에 박차를 가하는 것이다.” 리샤오간(李小甘)은 ‘문화+’기능을 한층 더 발휘하여 문화혁신과 과학기술혁신의 ‘두 가지 버팀목’을 강화해 선전을 국제경쟁력 있는 혁신문화산업 도시로 성장시켰고 국제문화 혁신 창의 선봉도시로 키웠다고 소개했다. “혁신은 선전의 문화산업을 발전시키는 끊임없는 동력이 되고 있다.”

문화산업의 질 높은 발전을 위해서는 현대 문화산업 체계와 시장 체계를 건전하게 유지하고 문화시장 주체의 육성과 새로운 문화산업의 움직임과 문화소비 모델의 육성, 질 높은 문화공급으로 문화지향적 행복감을 키워야 한다. 2016년 국가문화소비 시범도시 1차 명단에 오른 선전은 문화공급 강화와 함께 대규모 전시회 개최, 축제 등을 통해 시민들의 문화소비 습관을 키웠다.

15회째를 맞은 문화박람회는 문화관광의 융합적 특색을 살려 문화 소비를 확대하는 국가급 문화산업 서비스 플랫폼이다. 최근 5년간 관람객들과 구매수량도 매년 늘어 2015년의 1,535억3,600만 위안에서 2019년에는 2,340억1,200만 위안으로 52.42% 성장하였으며, 회의장은 61개에서 66개로 늘었다.

최근 몇 년 동안, 선전 문화산업은 혁신적인 디자인과 과학기술 혁신이라는 두 가지 핵심 이점을 살려 새로운 산업 형태를 계속 육성하고 있으며, 산업 경쟁력, 창의력을 높이고 있다. ‘문화+’는 이제 점차 얕은 층에서 깊은 곳으로 발전해 나아가고 있다. 선전의 많은 문화 기업들은 ‘문화+’와 ‘인터넷+’를 양대 드라이브로 하여 문화와 과학기술, 인터넷, 금융, 상업, 관광, 스포츠, 패션 등의 산업을 깊이 있게 융합하여 문화산업의 질적 효과를 높이고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지난 4월 선전시 문화금융서비스센터 연합 관련 협력기관은 ‘문화기업 복귀와 재생산을 위한 일치행동’을 추진하여, 전염병의 충격으로 일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을 돕기 시작했다. 기업 자율 추천이나 정부 관련 부처, 금융기관 추천 등을 통해 일치된 행동 범위에 포함된 기업은 선전시 문화금융서비스센터가 유치하고, 금융기관별로 ‘주최 은행’을 서비스 주체로 정하도록 정부와 감독 부서가 조율하였다. 주최 은행이 방안에 따라 봉사단을 구성해 여신, 투자은행, 플랫폼 등 시장화 종합편성 지원에 나서고 지방정부가 지원책을 내놓아 기업이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원칙적으로 1년을 넘기지 않는다.

점차 상황이 통제됨에 따라 일부 문화관광 프로그램은 서서히 개방되고 공공 문화서비스 시설도 정상화되었다. 3월 24일 관산웨(关山月)미술관, 선전미술관, 선전화원미술관, 선전시 당대예술과 도시계획관을 포함한 선전의 4개 중요한 미술관이 실명제 관람 예약, 입관 전 체온검사, 전 코스 마스크 착용, 관람객 수 제한, 장내 소독 강화 등의 조치를 취하고 개관했다. 선전시 도서관, 박물관, 서점, 문화관 등 공공문화시설은 4월 5일까지 시(市)의 방역 지휘부에서 정한 ‘방역 조치의 추가 조정에 관한 통고’ 정신에 따라 순차적으로 개방돼 있다.

전염병이 걷히면 선전은 계속해서 앞다투어 일터로 돌아가고 학업을 재개하며 빈곤퇴치에 박차를 가하고 전면적으로 샤오캉(小康) 사회의 선두 부대를 건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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