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률프로필 : 1977년 12월 연변대학 정치학부 입학.1982년부터 연변일보사에서 선후로 정치부주임, 편집판공실 주임, 논설부 주임, 문화부 주임 력임.*《연변일보》고급기자, 논설위원, 신문연구소 소장,*주요 저서: 신문작품집 《진실기록을 위한 몸부림》, 칼럼문집《세태잡론》,《연변일보신문론문집》,《민물낚시 교실》,《낚시기법》등 다수.현재 사회직무: 연변일보 론설위원, 재한동포문인협회 공동회장, 한중삼강포럼 공동대표.
장경률프로필 : 1977년 12월 연변대학 정치학부 입학.1982년부터 연변일보사에서 선후로 정치부주임, 편집판공실 주임, 논설부 주임, 문화부 주임 력임.*《연변일보》고급기자, 논설위원, 신문연구소 소장,*주요 저서: 신문작품집 《진실기록을 위한 몸부림》, 칼럼문집《세태잡론》,《연변일보신문론문집》,《민물낚시 교실》,《낚시기법》등 다수.현재 사회직무: 연변일보 론설위원, 재한동포문인협회 공동회장, 한중삼강포럼 공동대표.

도시의 큰 백화점 입구에 거지 한 명이 구걸하고 있었다.
백발의 로인인데 주름이 가득한 얼굴에 흰머리도 한껏 헝크러져 있어 지난 밤도 길거리나 어느 골목에 누워잔것 같았다. 그래도 미소는 잃지 않고 두 손을 내밀며 구걸하였다.

문뜩 한 댓살쯤 되여 보이는 예쁜 녀자애 하나가 다가 오더니 고사리손을 내밀고 동전 한 잎을 내밀었다. 거지는 허리를 구십도로 굽히며 받았다. 그것도 잠간, 어른들이 먼곳에서 볼라니 거지가 아이의 손에 무언가 쥐여주는것이였다. 아이는 기뻐서 어쩔줄을 모르면서 엄마한테 달려갔다. 그 엄마도 아이가 내민것을 받는 순간 깜작 놀랐다. 글세 아이의 손에 동전 두 잎이 쥐여있는것이 아니겠는가?

엄마가 거지한테 말하였다. "우리 애가 드린것이 동전 한 잎인데 거기에 한 잎을 보태여 되돌려 주었군요. 이러면 안되지요."

그러자 거지가 말하였다. "그냥 간단하게 생각해 주세요. 아이에게 누군가를 도우면 자신이 준것보다 더 많은걸 돌려 받는다는것을 가르쳐 주고 싶었을 뿐입니다."

동전 한 잎도 몹시 아쉬운 그였지만 아무리 가난할지라도 해맑은 어린아이앞에서는 어른이고 싶었던 거지이다.

이로부터 어릴 때 로인들에게서 전해들은 “담치기”미담이 떠오른다. 먼 옛날에도 우리 겨레들은 해마다 초봄부터 앞만 보고 일에 쫓기다나니 세밑이 되어야 비로소 한 해를 돌아보고 이웃도 살펴보는 여유를 갖게 되었다. 그때면 동네 어르신들은 아이들을 시켜 풍물을 치며 집집이 돌아다니게 한다. 그러면 집집마다 나름대로 쌀자루를 풀어내주는데 이를 모아 로인만 사는 집이나 중병에 시달리는 집안, 가난한 집들을 돌아다니면서 담너머로 곡식자루를 던져주고 간다. 누가 이런 곡식자루를 주고 갔는지 알지 못하였다. 알아도 모른체하였다. 가난한 이웃들이 추운 겨울과 설명절에 배를 곯지 않게 보살피는 이웃정이였다. 이로부터 시간이 지난후 그젯날 가난했던 이웃들도 도움을 받아 춰서게 되였다. 그러면 그네들도 그젯날 이웃들이 했던것처럼 가난하거나 곤경에 처한 이웃들에게 그 은혜를 배로 갚았다고 한다.

우리 민족은 이처럼 재래로 전해 내려 온 곤경에 처한 누군가를 도우면 즐거움도 배가 된다는 소박하지만 철리가 깊은 아주 의미심장한 이야기들이 많고도 많다.

일전에 이름을 밝히기를 원하지 않는 한 자선가가 거금을 해당 부문에 전하여 대학입학생중 빈곤한 학생들을 부조해줄것을 바랐다는 소식이 매체에 실렸다. 청화대학 입학생을 비롯한 대학입학생 다섯명이 등록자금을 해결하는데 큰 보탬이 된것이다. 물론 자선가는 이름도 주소도 밝히지 않고 흔연히 자취를 감추었다고 한다. 이 뉴스를 시청하면서 순간 뜨거운 그 무엇이 용솟음쳐오름을 금할수 없었다.

오늘날 우리 주변에서도 불우이웃돕기활동이 수시로 펼쳐지고있다. 회사에서, 단위에서, 기관에서, 무릇 집단이 형성된 그런 곳이면 당연지사로 여겨지고있다. 얼마 입지도 않은 새옷을 내여놓거나 넉넉치 못한 살림에서도 수백원이나 의연하는 아름다운 행동을 수시로 보게 된다. 이렇게 모여진 물자나 성금은 그자리로 도움이 필요한 가정에 전달된다. 참여자들의 진심이 푹 배이고 받는이들도 소박한 기쁨을 느끼는 이런 값진 자선활동은 언제나 광범한 호응을 받는다.

자고로 “베푸는자는 받는자보다 복하다”는 격언이 전통미덕으로 전해내려왔다. 무릇 베푼다고 하면 우선 남을 위하여 그 무엇을 하였다는 즉 다시 말하면 곤경에 처하였거나 원조를 갈망하는 사람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었다는데서 오는 만족감에 자기도취되기에 자기절로 즐거움을 금치 못한다는 얘기다. 받은자는 물론이고 베푼자도 그 순간 한갈래의 따사로운 감정이 마음속 깊은 곳에서 솟아오름을 감지하게 되는것이다.

이웃간에 서로 물건이나 돈으로 도와주고 자기 힘을 보태면서 어려움을 풀어주고 종이장도 맞들면 가볍다고 하면서 조그마한 편리라도 도모해주는것은 전통적인 거의 본능에 가까운 아름다운 거동이였다. 물론 이는 선행의 일종이지만 오늘날 우리들이 널리 일반화하고있는 자선사업과는 많이 다르다. 오늘날의 자선은 서로 모르지만 조직적인 활동을 통하여 그 무슨 바람도 없이 체계적으로 소리없이 펼쳐지는것이다. 여기서 자선활동참가자들은 그 무엇도 바라는것이 없다. 오직 그 이름모를 상대자가 자극을 받지 않으면서도 어려움을 헤쳐나가기만 바랄뿐이다.

"적선지가,필유여경(积善之家,必有余庆)" 이란 속담이 있다. 동양인들이 가문마다 좌우명으로 삼던 격언인바 그 참뜻인즉 선행을 많이 하면 그 가문에 경사가 남는다는것이다. 이처럼 우리 선조들은 재래로 선량한 마음으로 덕을 많이 쌓는것을 숭상하고 선행하여왔다.

우리는 자선사업을 펼치면서 선량함을 보이고 덕을 쌓으라고 선전하면 흔히 그 무슨 거창한 일을 펼치고 남 보기에도 감복할만큼한 거동을 보이는것으로 오해하기 십상인데 실제는 자그마한 일들이 큰 감동을 주는 경우가 많다. 사소한 일, 자그마한 거동에서도 그 마음을 읽을수 있으면 되는것이다. 우리 신문의 사회면에는 거의 모든 기마다 불우이웃을 돕거나 빈곤학생을 위해 의연한다든가 혹은 무료봉사활동을 펼치는 감동적인 기사가 실린다. 그 형식도 다양하여 거지반 심금을 울리고도 남음이 있다.

사랑은 꽃과 같이 아름답고 보석같이 고귀하다고 시인들은 읊조린다. 이런 사랑은 받는 사랑인것이 아니라 주는 사랑이다. 참된 사랑은 타인에게 행복을 주는것이며 준다는것은 언제나 헌신과 희생을 동반한다.

8월 첫날이다. 코로나19로 하여 한국 서울에서 발이 묶이여 어느덧 7개월이 넘는다. 한국에서 우기도 서시히 물러가고 폭염이 올겻이라 한다. 헌데 전 사회적으로 코로나19로 하여 빈곤층이 많이 늘어나는데 반해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일상적인 가정에도 가난이 수시로 덮쳐들고 있다. 그런데 지난 우기에 폭우피해를 많이 본 이재민이 부쩍 들어난 상황에서 이제 말복무더위가 곧 닥쳐 올것이라 한다. 설상가상이라 불우이웃돕기나 가난구제가 더없이 절실한 시점이다. 그래서 '동전 한 잎'과 '담치기'를 화제에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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