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허창렬시인의 영전에 올리는 추모글

장경률 재한동포문인협회 공동회장

장경률 재한동포문인협회 공동회장
장경률 재한동포문인협회 공동회장

허창렬 시인, 우리 민족 시단의 새 별 하나가 허무하게 별찌가 되어 사라졌다. 너무나 급하게, 너무나 허무하게, 너무나 생각밖이다. 우리 민족 문단의 시인과 지인들의 바램을 뒤로 하고 강한 여운만 남기고 가 버렸다. 이 순간도 곁에 있는 것마냥 눈앞에 새록새록하다. 어쩌겠는가 그럴 수 밖에 없는것을!!!

허창렬시인을 말할라치면 그가 그토록 지향하던 <시의 세계>외에도 인상적인 회억거리가 많지만 그가 가장 갈파한 것 중의 하나가 바로 <문인상경(文人相敬)>, 무릇 문인이라면 서로 공경하는것을 기본덕목으로 한다는 것이다.

혹자는 허창렬과 시평하면서 쟁론을 하였거나 자기의 작품평을 지적받으면서 그가 하는 말이 거칠고 예리한데서 회의을 느꼈거나 지어 반감을 가졌을 수도 있다. 물론 상대의 정서를 고려해 주거나 얼굴의 변화를 봐가면서 적정선에서 평해주거나 상대의 자존심도 봐주었서야 했건만 말이다. 하지만 허창렬의 성격특점상 그렇지 않고 직설적이고 꼿꼿한 풍격의 소유자, 그런 위인이라 자칫 오해를 사거나 자만과 오만으로 비쳐졌을 경우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내가 아는 허창렬은 표현의 부족점이라고 그럴 수도 있었겠지만 그는 어디까지나 선의적이고 상대를 사랑하는 진정에서 발로된 직언이였지 절대 상대를 폄하거나 내리보고 유아독존으로 한 것은 아니라고 보아진다. 그 본인이 바로 도처에서 <문인상경>을 그처럼 많이 주장하면서 고취한 열정적인 추종자였기 때문이라는데서 이다. 속담에도 "약은 비록 쓰나 병치료에 리롭고 충언은 귀에 거슬리나 다스리는데 리롭다"고 하였거늘!!!

오늘 고 허창렬의 영전에 올리는 추도문을 통하여 <문인상경>을 고양함은 역시 지금의 우리, 재한문인협회 가족성원들이 저마다 자신을 반추하고 비춰보면서 겸허한 마음으로 자아수양에 몰입하여  우리들의 화합과 우의를 돈톡히 하면서 우리들의 새로운 차원에로의 승화와 그리고 중한친선과 문화발전에 일조하고저 함이다.

얼굴을 마주하고 있을 때는 사랑하기도 하고 미워하기도 하고 술잔을 기울이면서 덕담을 하다가도 목에 핏대를 세우면서 다투기도 한다. 문인이고 친구이고 지음이니깐 더욱 그러하리라. 그러나 일단 상대가 유명을 달리하였다고 하면 그토록 측은해 보이고 그려워지고 "왜 더 잘해주지 못했던가?"하면서 후회하는 것도 인지상정인가 본다. 그래서 이 시각도 허창렬아우님을 사무치게 그리게 된다.

허창렬아우님, 아우님이 소풍 온 이승은 살기도 힘겹고 항상 고역으로 점철된 지옥이나 다름 없었지. 하지만 항상 락관적으로 인생을 개척하면서 수많은 주옥같은 시편을 남겼으니 이 생에서의 가치는 충분하게 실현하였구려. 하다면 인간세상에서의 소풍도 끝난 이 시점... 하늘나라에 가서도 그렇게 사랑하던 "시의 우주"를 종힁무진하면서 더 좋은 명작도 쓰고 살맛나는 풍요로움 만끽하기를 비나이다. 사랑했던 아우님의 령전에 이 글을 올리면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2020년 9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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