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허창렬시인님을 기리며

글 박영진

박영진 수필가
박영진 수필가

별이 된 그대에게 삼가 이 글을 올립니다. 별처럼 살다가 이제는 영영 진정한 별이 되어 별나라로 떠나는 존경하고 사랑하는 그대에게 조그마한 위로라도 되었으면 합니다.

"난 심장이 안 좋아 언제 죽을지도 몰라" 농담처럼 하는 말로 듣고 ‘사람이 그렇게 쉽게 죽느냐’며 장난처럼 생각하며 맞장구치던 일이 어제 같은데 농담이 진담이 되고 슬픈 현실이 사실이 되어 지난 9월 10일, 그대는 신근경색으로 서울 신대방의 작은 옥탑방서 53세 아까운 젊은 나이에 영영 영면하셨습니다.

어려서 조실부모하고 둘째 누님의 사랑을 받으며 살다가 어머님 같았던 둘째 누님이 세상을 떠날 때 곁에서 임종을 지키지 못해 내내 괴로워하며 살아왔지요. 이제는 부모님과 둘째 누님이 계시는 하늘나라에서 이 세상에서 못 다한 사랑과 행복을 만끽하면서 즐겁게 사시길 간절히 기도할게요.

금지옥엽, 애지중지하던 사랑하는 예쁜 따님을 이 세상에 홀로 남겨두고, 마지막으로 얼굴도 한번 못보고 외롭게 떠나는 그대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네요. 코로나19사태 때문에 장례식장에도 못가고 그대 가시는 마지막 길을 배웅할 수 없는 안타까운 현실이 원망스럽기만 하네요.

평생을 외롭고 고독하게 살아오면서, 고독을 향수하며 시를 벗으로 살아온 그대, 가시는 길도 그렇게 외롭고 고독하고 쓸쓸히 조용히 떠나시네요. 기구한 운명이고 사나운 팔자를 타고 난 분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이 짠하네요.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이 살아온 그대, 시를 무기로 정의가 외면된, 불공정한 사회현실에 서슴없이 불을 토했던 정의로운 시인이셨어요. 빈익빈, 부익부, 유전무죄, 무전유죄도 눈 감아 주는 무정한 하늘을 10원짜리 하늘이라고 통절하게 비판했던 그대, 이제는 그 10원짜리 하늘로 올라가 샛별이 되었습니다. 캄캄한 세상의 어둠을 밝혀주는 계명성이 되었습니다. 전지전능한 하나님 아버지의 이름을 빌어 지들의 사리사욕만 채우고 세상을 어지럽히는 사악한 사탄들에게 천벌을 내리시도록 하나님을 잘 보필해주세요. 존경하는 그대여. 

별이 된 그대, 그대는 일찍 우리 중국조선족문단의 별이셨어요. 30세 때 중국조선족중견시인집에 일인일책으로 계열시집 ‘북행열차’를 펼쳐내고 수많은 주옥같은 시편들과 가사 그리고 아무나 쓸 수 없는 평론들도 발표하여 천재적인 시인으로, 유능한 평론가로도 널리 알려져 왔어요. 30대에 연변작가협회 회원, 료녕작가협회 회원, 흑룡강작가협회 회원으로 되어 료녕조선문신문 편집과 기자로 맹활약하면서 정열적인 삶을 살아왔었지요.

지금도 눈에 삼삼 귀에 쟁쟁합니다. 아름다운 그대 모습 영원히 잊을 수 없어요. 그대와 함께 했던 아름다운 추억들을 평생 소중히 간직하며 살아갈게요. 사랑해요 그대여.

부디 좋은 곳에서 행복하세요.

별이 되신 그대- 나의 문학선배, 고 허창렬시인님이시여, 별처럼 그 이름도 영원히 빛나리라!

2020 09 12

한국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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