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한동포문인협회 이사 오기수 수필가가 10월 18일 수필집 '가을이 익어가는 소리'를 출판했다.  오기수 수필가는 장고의 노력끝에 펼쳐낸 수필집으로 "그동안 알게 모르게 문학에 바쳐온 심혈이 보상을 받은 것 같아 마음의 안위를 얻게 됐다"고 밝혔다.  오기수의 수필집 출간식은 10월 18일 오후 동포문학10호 출간식과 함께 대림동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이동렬 도서출판 바닷바람 발행인은 추천사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아래는 추천사 전문이다.  

 

추천사


  오기수 수필가의 수필집 '가을이 익어가는 소리'를 출판하게 되어 감개무량하다. 정말 축하를 드린다. 코로나19로 모두가 어려움을 겪고 심리적으로 위축된 상황에서 오 수필가는 묵묵히 마음의 수필을 쓰고 다듬어서 마침내 가을 단풍과 같은 아름다운 수필집을 내놓았다. 

  먼저 책 제목이 마음이 들었다. 흔히 쓰이는 표현 같지만, 그래도 좋았다. 가을이 익어간다. 그것도 소리내면서 익어간다. 가을의, 율동적인 색채와 움직임이 보인다. 감성이 충만해 있다. 수필 전반에서 그런 감성을 느낄 수가 있어 좋았다.

  물론, 가을이라고 해서 자연의 것들이 다 익어가는 것만은 아니다. 익기도 전에 병충해나 자연재해를 받아 미숙한 상태에서 고갈되고 사멸되어 버리는 것들도 많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이 세상을 살면서 사람마다 아픔을 겪는다. 특히 중국 교포들은 고향을 떠나 낯설고 물설은 한국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이런저런 상처를 받고 아픔을 겪어야 한다. 그런 것들을 받아들이고 삭이고 제어하면서 새로운 자아로 태어나는 과정은 마치 혹독한 겨울 추위를 보내고 나서 봄, 여름이란 계절을 거쳐 가을을 맞이하는 자연의 현상과 비슷하다. 그런 인생의 루트 속에서 어떤 동포들은 적응을 못 해 망가지는가 하면 어떤 이들은 오롯이 만경창파를 헤치고 익어가는 인생의 가을을 만들어 간다. 오 수필가의 경우는 후자에 속한다.

  그의 수필에는 파란많은 삶 속에서 인생의 의미를 찾아 몸부림치는 수필가의 방황과 고뇌, 희로애락이 잘 녹아있다. 일찍 90년대 초에 한국에 입국해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그는 풍부한 자신의 감성을 수필이란 그릇에 담아 자기 인생이 '익어가는 소리'를 잘 표현했다. 자연을 좋아하고 고향 친구들을 사랑하고 동포 문인들을 사랑한다. 특히 복수초 꽃같이 한겨울의 혹한을 이겨온 어머님에 대한 사랑은 지극하다. 자식을 키워오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헌신해 온 어머니의, 사랑의 결실이 곧 '복수초 꽃'이다. 그래서 그의 수필 면면에는 '사랑'이란 주제가 깊이 깔려있다. 가을은 그저 익는 소리를 내지 않는다. 따뜻한 햇빛과 사랑스러운 바람이 함께 해야 한다. 그의 수필은, 인내하고 사랑을 하면 인생도 가을처럼 익는 소리를 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우리에게 던져 주고 있다.

  그의 수필 특징의 하나는 수필 편 폭이 짧다. 거의 3천 자 내외다. 짧은 글 속에 풍부한 감성을 담아 디테일한 묘사와 더불어 삶의 깨우침과 철리를 이끌어낼 줄 안다. 수필이 수기처럼 너무 길게 축 처지게 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는 이미 수필의 도를 터득한 것 같다. 인문학적인 사고를 더 해서 좀 더 노력하면 더 좋은 수필가가 되리라 믿어 마지않는다.

  수필가는 수필가의 인생을 살아야 좋은 수필이 나온다. '익어가는 가을 소리'를 마음속으로 들을 수 있도록 도를 닦게 되면 분명 뛰어난 수필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더 큰 도약을 위해 정진을 바란다.
    
2020년 10월 18일
재한조선족작가협회장 이동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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