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의 세계적 홍보를 목표로 하는 국제종합문학지 계간 '문학의강' 26, 27호 출판기념회가 지난 11월 28일 (토) 오후 5시에 서울 코지모임공간에서 개최됐다.

이날 제 24회 신인상 시상식도 있었는데 재한동포문인협회 권명호 이사가 '울 엄마', '소풍가던 날' 등으로 시 부문 신인문학상을 받았다. 이외, 김창식한국),  장해남(독일)도 신인상을 받았다.

이날, 코로나19 제3차 대유행이 시작되고 있어 정부 당국의 모임자제 지침에 따라 20여 명의 한국 문학계 원로 문인들과, 재한동포문인협회의 장경률 공동회장, 유영란 고문, 최종원이사 등이 참석하여 권명호 시인의 등단을 축하해주었다.

아래는 권명호 시인의 시 등단 작품이다.

 

울 엄마

 

그을려 쩔은 어두운  부뚜막
찌들어 얼룩진 삼베 저고리
까맣게 타버린 넋 하나
손끝의 그 맛만은 별미였다

별이 곯아 떨어지는 심야
한 뜸 한 뜸 고달픈 정성
동녘 하늘 밝아오니
열네 살 맏며느리
소스라치게 일어나네

배고픔에 한서린 그세월
여린 몸이 돌을 이고 찧던
울 엄마의 고생방아 
아 눈물의 보릿고개여

야윈 등마루 그의 눈매
뻔한 날 없이 고생만하다
바람에 업혀 세월에 실려
몸 단장 곱게하고 가셨네

 

소풍 가던 날

 

굳은 눈길이 천정에 꽃혀 갈 길을 잃었다
꾹 다문 그의 목소리 들은 적이 없다
세상이 그의 밖으로 달아나고 있다

사모님이 어쩌다 멋진 잠바 솜바지를 사 왔다
그 큰 덩치 돌려눕히며 갈아 입히느라 여간 힘든 게 아니다

휠체어에 앉은 그의 눈빛이 한결 부드럽다
갑자기 얼굴이 빨갛고 눈이 꼿꼿해 냄새가 역하다

살펴보니 앗차 큰 일 터졌다
새 솜바지 속 종아리까지 똥 벼락에 엉망이다
님은 눈만 동구래 말문이 막혔다

뒷골이 확  땡겨 쓰러진다
잽싸게 닦고 씻고 또 닦아
옷 갈아입히니 차가 부른다
설한풍이 흠뻑 젖은 몸뚱이를 칼로  찌른다

그도 한때 잘 나가던 사나이로
꽃밭 같은 향기가 넘쳐흘렀다
지금 몸에 밴 냄새는 그의 것이 아니었으리라

깨끗하게 씻은 솜바지 바라보며
언젠가 다시 봄꽃 향기 그윽한 세상으로 걸어가는
그의 모습을 그려본다

외래 진료가던 하루-

 

수상소감

 

'문학의강'은 마음에 와 닿는 대명사이고 그 자체가 시诗입니다.

한국의 유일한 국제 종합문학지로서 8개 민족 언어로 게재되여 19개 나라의 독자들이 사랑하는 문학지로 더 넓고 활기찬 문학의강을 이루어 나가고 있음에 자랑과 기쁨을 느낍니다.

'문학의강'이 좋아서 동포들을 한 품에 안아주시는 신길우 회장님이 좋아서 신인으로 등단한 권명호입니다.

만물이 익어가는 풍성한 가을에 많이 시고 떫은 못난 저에게 멋진 옷을 다정하게 입혀주신 심사위원님 너무나 고맙고 감사합니다.

신인이라는 소리에 펄쩍 놀라서 잠에서 깨어난 나에게 눈부신 세상은 당황스럽기만합니다.

빛 바랜 청춘이 종적없이 사라져도 문학과 칭칭 동여 맨 순정을 백발로 익어가는 세월 속에 더 아름다운 젊음의 빛으로 수놓아 가겠습니다.

오늘의 영광을 가슴에 안고 학자의 신념으로 '문학의 강'을 따라 고운 물결 이어서 뚜벅뚜벅 걸어가겠습니다.

'문학의강' 선배 여러분 함께 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권명호 약력

1953년 중국 길림성 왕청 출생
전문대 전직 교사
재한동포문인협회 이사
시산맥시회 특별회원
수필 시 다수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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