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의 수난사
ㄹ며칠 전 창문밖에 동백꽃 피었는데
해 뜰 땐 고개 꺾고 말없이 떨고 있다
천 넘는 불안한 숫자
기절해서 놀랐나
격리
문 앞에 폼을 잡던 멋쟁이 신사모델
어느 새 구석으로 외롭게 모셔 갔다
걸어 둔 자물쇠의 입
홀로 지킨 3단계
지하철에서
푹 꺼진 관자놀이 풀죽은 낯빛이라
어깨로 받쳐 주면 지친 몸 참아낼까
손잡이 붙들고 조심
흔들리는 퇴근길
등산
둘레길 걸어보면
나무도 거리두기
구름도 날새들도
갈 길이 따로 인듯
말없이
뜸해진 간격
눈인사는 따뜻해
동북아신문
webmaster@db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