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새해 맞이 즈음에
변창렬 시인
새해 첫 날 맨발로 걷자
빛이 빠른 속도로 다가와도
봄은 아직 멀리 있다
발바닥 오목한 곳에
솟아 나는 힘은
새해에 받는 첫 선물이다
맨발은 알몸의 축소판이어서
응애 울던 첫 울음 때도 맨발이었다
걸어 갈 용기는 맨발에서 시작한다
햇살이 참 좋다
내 눈에는 벌써
진달래가 망울지어 있다
발에는 장알 하나가 꽃 하나로
뽀드득 소리나게 즈려 밟고 있다
봄이여 너도 맨발로 와라
나랑 팔장 끼고 걸어 가자
꽃도 길을 걸어야
가을에 열매가 야무질 터
걸음걸이에 햇살이 찰랑인다
꽃은 언 강물속을 에돌면서
신음하고 있다
얼음을 헤치고 나오는 모대김
맨발로 두 발 동동 굴리는 구나
봄의 시작도 맨발이다
동북아신문
webmaster@db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