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집  엄마의 구두
동시집 엄마의 구두

봄 풍경


꽁꽁 얼었던 시냇물이
얼음장 아래에서
봄이 왔다고
버들강아지 귀에 대고 속삭여요

겨울잠을 자던 개구리가
이제 봄이 왔다고
지구의 겨드랑이를
살살 간질여요

봄이 씨앗을 위하여
기도한 덕분이지요
씨앗이 봄에게
감사를 드린 덕분이지요


비가 오면


꽃들은
배시시
웃고
나무들은
활짝
웃습니다

비가 오면
나비들은
날개를 접고
새들은
입을 다뭅니다

 

우리 학교 화단


우리 학교 화단은 역사책입니다
훈민정음을 만드신 세종대왕
명랑대첩 승리의 큰 칼을 찬 이순신 장군
독립만세를 외치는 유관순 누나
함께 모여
나라 사랑을 가르치십니다

우리 학교 화단은 동물원입니다
목을 길게 늘인 아프리카 기린
눈을 부릅뜬 백두산 호랑이
태평양을 건너 온 돌고래
온갖 동물들이
한 가족이 되었습니다

우리 학교 화단은 꿈밭입니다
봄에는 철쭉 여름에는 봉숭아
가을엔 은행잎 겨울엔 눈꽃
계절마다 바뀌는 꽃꽃꽃
꽃방에서
소녀상이 하루 종일 책을 읽습니다

 


비둘기


비 내리는 공원에서 비둘기 한 마리가
비를 맞고 있습니다


길을 잃었는지
갈 곳이 없는지
서성서성
서성이고 있습니다

날은 자꾸만 어두워지는데
부모 형제가 기다릴 텐데
비를 맞고 있는
비둘기에게
우산을 받쳐주고 싶습니다

 

여름 바다


튜브를 들고 백사장에 나가면
파도가 어서 오라고
쏴아 쏴아~
마중 나온다

파도를 타고 바다로 나가면
멀리에서 섬 하나가
어서 오라고
손을 흔든다

 

징검돌과 나뭇잎


나뭇잎 하나가 개울에

떨어졌습니다

물속 징검돌이 등을 내밀어 줍니다
사뿐 내려앉은
나뭇잎이
고맙다고 인사를 합니다

그때부터 징검돌과 나뭇잎은
친구가 되어
자박자박
오고가는
발자국을 함께 받아 줍니다

 


오순도순


개미 마을에
흰개미 일개미 붉은 개미
열심히 삽니다

지구 마을에
눈이 파란 어린이
머리가 곱슬곱슬한 어린이
피부가 노란 어린이
함께 삽니다

생김새가 다르고
생각이 다르고
피부색이 달라도
제 할 일을 다 하며 오순도순 삽니다

개미 마을이 지구 마을이
평화롭습니다

하송시인
하송시인

하송 시인은 현재 초등학교 선생님으로서 어린이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동시집 ‘내 마음의 별나무’와 동요집 ‘맑은 별’ ‘밝은 별’ 건강동화 ‘모래성’ 교육서 ‘담배와 폐암 그리고 금연’이 있습니다.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었으며 수상으로는 ‘제1회지필문학대상’ ‘제6회한국문학신문작가대상’ ‘제7회농촌문학상’ ‘제7회대한민국사회봉사대상정부포상’ ‘제13회한류예술상’ ‘제14회공무원문예대전행정안전부장관상’ ‘제14회보훈문예작품공모전추모헌시부문상’ ‘15년소월시문학대상’ ‘제16회향촌문학상’ ‘제24회전북글짓기지도교사 공로상’ ‘2017년국제문화가이아 문학대상’ ‘전북아동문학회 창작동요 지도교사상’ ‘향촌문학 학생시조 백일장 지도교사상’등 많은 상을 수상했으며, 2011년에는 심폐소생술로 생명을 구해서 ‘하트세이버 인증서’를 받았습니다. 지금은 울산광역매일에 ‘하송의 힐링愛 성찰愛’, 익산신문에 ‘칼럼’, 전주일보에 ‘하송선생님의 행복한 동시나라’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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