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룡운 중국조선어정보학회장
현룡운 중국조선어정보학회장

 

눈이 잠깐이네

 
현룡운


1)눈이 내리네


눈이 내려야 겨울이지
눈이 내렸소 
어쩌다 어쩌다 겨울 눈이 
소복히 내렸소
조용히 내리고 부끄러워 하네
하늘 길 막혀 늦게 왔다고
미안해서 마중없이 밤새 내렸네.

 

2)눈이 쌓이네


함박꽃 같은 눈송이
차분이 내리네
소리없이 내리네
소문 안내고 조용이 내리네.
산에도 들에도
길가에도 창가에도
소리없이 내려 차분이 쌓이네.


3)눈이 날려가네


겨울 바람 불어치네
곱게 쌓여 내린 눈을 질투하며
윙윙 쌩쌩 불어치네.
눈이 말없이 날려가며 손짓하네
인젠 눈보라로 변신했다네
바람에 날리는게 운명이라네
정처없이 저멀리 날려가도 울질 않네.


4)눈이 녹아 버리네


반갑던 첫 눈이 하루 아침 녹아버렸네
새하얀 비단 같던 모습이
녹고 녹아 진흙탕과 섞이네
땅에 스며드는게 운명이라네
눈석임이 되여 아무한테 짓밟혀도 
말없이 녹고 녹아서 흙탕물이 되였네.
이제 강물로, 바다로 간다네.
머리풀고 하늘 갔다 다시 온다네.
인간들도 이랬으면 좋으련만?
 

5)겨울의 눈보라여


하늘서 내려 땅에 스며드는 눈의 흐름아
인간세상의 21세기 저 코로나19를
어떻게 싹 녹여서 몰아 못가겠나 
만리에 날리는 폭풍설의 기세로
하늘과 땅 사이를 나들이 할 때
제발 저 온역을 태양의 불가마에 
깔끔히 실어가 버려 주려무나.
태양은 태워 줄건데.

올 겨울엔 가련한 이 세상 불쌍히 여기여라
쪼끔만 도와주면 안될까?
그럼 내년 겨울 눈 내릴 때면
온세상이 꽹과리 북치면서 
춤추고 노래할 텐데
지구촌 잔치라도 할 텐데
안될까? 미련하게 믿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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