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천숙 수필가

천숙 수필가
천숙 수필가

백두의 민들레 민들레꽃씨
바람타고 한라기슭에 내려앉았네
푸른 꿈과 새 희망을 이루어가며 
노랗게 피어난 민들레꽃이여
이마에 작은 행복 작은 꿈을 얹은 
우리는 우리는 민들레 예술단

척박한 땅에서 힘들지라도
햇살 닮아 밝은 미래 약속한다네
푸른 꿈과 행복 싣고 미래로 달리는
하얗게 춤추는 민들레 씨앗이여
이마에 작은 행복 작은 꿈을 얹은 
우리는 우리는 민들레 예술단

이는 2017년 민들레 예술단이 창립하던 해에 천숙(필자) 작사, 양호 작곡한 민들레 예술단 단가이다. 창립식이 있기 한달 전에 민들레 예술단 단장이었던 이옥희(국가 1급 배우) 선생님께서 나에게 민들레 예술단 단가를 만들어보자고 하였다. 나는 민들레 꽃말을 떠올리면서 민들레 예술단 단원들의 이야기를 엮으면 바로 예술단 단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가사를 쓰기 전에 우선 잡풀 속에 떳떳하게 뿌리를 내린 민들레를 관찰해보기로 하였다. 

때는 바로 8월이라 민들레식물을 직접 관찰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아파트 단지 내에서도 민들레를 쉽게 볼 수 있었다. 민들레는 밟히고 짓눌려도 아무리 척박한 땅이라도 뿌리를 내리는 강인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 푸른 잎과 작은 노란 꽃을 유심히 보고 있으니 그 모습은 마치도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예술의 끈을 놓지 않고 열심히 노력하는 민들레 예술단 단원들의 모습을 방불케 하였고, 이어서 재한동포들의 모습을 방불케 하였다. 마음 깊은 곳에 숨어 있던 그 무엇이 울컥 올라오면서 콧날이 시큰해 나고 눈시울이 촉촉히 젖어들었다.

그래, 우리 중국동포들은 작은 행복 작은 꿈을 가슴에 안고 새로운 이 땅에서 살아가고 있다. 옛날 우리 조상들이 생존을 위해 새로운 땅을 찾아 조선에서 만주로 이주해갔다면 오늘날 후손인 중국동포들은 그 개척정신을 이어 받아 더 나은 삶을 위해서 새로운 땅을 찾아 세계로 진출하였다. 제일 많이 진출한 나라가 바로 언어도 잘 통하고 문화적 동질성을 갖고 있는 한국이다. 이 땅에 올 때는 모두 고국에 대한 기대와 설렘을 안고 왔지만 새로운 이 땅은 생각보다 녹록치 않았다. 평소 한국어에 자신이 있다는 중국동포들도 영어단어를 많이 사용하는 한국에서는 이방인 티가 많이 나면서 편견적인 눈총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 

한국에서 대부분 중국동포들은 갖은 어려움을 참아 내고 성실히 근무하지만 일부 중국동포들의 잘못으로 인해 전체 중국동포들이 비난을 받는 경우도 많다. 심지어 정치계에서도 일부 정치인들은 중국동포들에 대한 비난을 쏟아 낸다. 물론 중국 동포들의 커뮤니티는 한국에 비해 문화와 문명이 상대적으로 후진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열심히 배우면서 일한다. 

한국은 다문화 사회로 진입했지만 아직도 이방인에 대한 마음과 자세는 다른 선진국에 비하면 배워야 할 덕목이 많다고 말하고 싶다.

중국동포들이 한국에 온 것은 단순히 돈을 벌러 온 것이 아니다. 중국동포들에게도 정체성이 있고 꿈이 있다. 가족과 우리 민족의 번영을 위해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한국의 파독 광부, 간호사 시절처럼.

경제, 문화와 예술단체들이 분야별로 다양한 활동을 벌이면서 중국동포사회의 변화는 뚜렷하다. 

예전에는 중국동포들이 대부분 돈을 벌어 중국에 가서 살 생각을 많이 했지만 지금은 정착목적을 둔 중국동포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환경에 적응하는 여러 가지 능력을 배양함과 동시에 한편으로는 한민족으로서의 모국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정체성과 민족적 동질성을 고취하여 세계 속에 드높은 민족의 상을 심으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다. 

한중 FTA시대에 창업을 하는 중국동포들도 늘어 나고 있다.
통일을 대비해 민간외교로 활약하고 있는 중국동포들도 적지 않다. 

중국동포들은 새로운 이 땅에서 시선이 따가워도, 하는 일이 힘들어도 시장경제를 배우고, 새 기술을 배워 성공의 대문을 열 수 있다는 꿈을 가지고 있기에 또한 후대들에게 선진적인 문화와 문명을 마련해 줄 수 있다는 희망이 있기에 이겨낼 수 있고 웃을 수 있는 것이다. 

척박한 땅에서 뿌리를 내리고 작은 꽃을 피우는 민들레처럼 강인하게 살아가는 중국동포들의 ' 코리안 드림'의 꿈이 꼭 실현되리라 믿는다. 

 오늘 따라 바람에 하늘하늘 춤추며 이 땅의 산과 들에 노랗게 피어난 소박한 민들레꽃이 고향의 산과 들에 피어난 민들레꽃마냥 정겹게 가슴에 안겨 온다. 
  민들레꽃에도 꿀벌들이 날아와 꿀을 채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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