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4일부터 28일까지 인사동 무우수갤러리에서

박봉수 화백의 1957년 작 ‘산기의 암소’
박봉수 화백의 1957년 작 ‘산기의 암소’

[서울=동북아신문]한국 수묵 추상회화의 대가이자 구도(求道)의 화가로 평가되는 지홍 박봉수 화백 초대 기획전이 서울 종로구 인사동 무우수갤러리에서 34일부터 28일까지 열린다.

고암 이응노, 남관 등의 추상화와 비견되는 박봉수 화백의 작품 세계는 그만의 독자적인 문자 추상회화의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홍의 작품 세계에 대해 전 한성대 원형갑 총장은 사물의 존재 표상을 찾아 유럽과 아프리카, 남아메리카의 오지까지 떠돌며 미의 극한점을 모색한 창조 정신을 고흐의 작품 세계에 비교하기도 했다.

지홍은 1930년대에 일본과 중국에서 미술을 수학하고 1939년 조선미술전람회 입선을 시작으로 수묵 추상회화의 세계를 개척했다. 1956년에는 경주 분황사의 원효대사 진영을 제작했고, 1988년 서울올림픽기념 한국현대미술전에 문자추상 <서경(書經)>을 출품했다.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 및 프랑스 미술협회(A.D.A.G.P) 정회원으로도 활동했다.

일찍이 지홍은 우리나라보다 해외에서 더 많은 명성을 얻어 해외의 후원도 끊이지 않았다. 1950년대부터 미국, 일본, 이탈리아, 스위스, 독일, 프랑스 등 세계 각국의 초대전 및 개인전에 작품을 출품하였으며 독일 베네딕트수도회 초청으로 수도원에 체류하며 유럽 스케치 여행을 통해 많은 작품을 남기기도 했다. 특히 1963년의 작품 <명상 그리스도>는 로마 갈멜수도원 본원에서 카톨릭 상본(像本)’으로 제작되어 유럽 전역에 보급되기도 했다.

지홍과 교유하였던 시인 구상은 오늘의 예술가, 즉 한국 전체의 예술가 중에서 가장 화선불이(畵禪不二)의 삶을 살고 소위 화선일미(畵禪一味)의 경지를 이룬, 선과 예술, 도와 예술을 함께 이룬 그런 높은 경지를 보인 이가 바로 지홍 박봉수라고 말할 수 있다고 평했다. 뿐만 아니라 지홍을 평하는 동료 작가들은 동양의 노장 사상과 결부됐다고도 하고 도를 닦는 수사나 승려 같다고도 하고 철학자 같다고도 평가했다.

박봉수 화백의 1954년 작 ‘고문견취’
박봉수 화백의 1954년 작 ‘고문견취’

무우수갤러리 조수연 대표는 신라의 풍토성과 실험정신으로 빚어진 작품이며, 불교와 기독교의 동일성적 원형을 동양적 소재와 서양적 기법으로 표현했다는 작가의 작품 세계를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라고 기대감을 밝혔다.

화선지 백 장을 습작으로 버리고 난 끝에라야 한 점의 작품을 내놓았다는 지홍의 예술혼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전시회는 2021년 화단에 지홍에 대한 새로운 평가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번 무우수갤러리의 기획초대전은 지홍 화백의 30주기를 맞아 유족들이 소장하고 있던 작품들로만 구성되어 지홍 화백의 추상회화의 세계로 무궁한 여행을 떠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번 전시회는 코로나 19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방역 지침을 준수하며 관람객이 안전하게 전시를 관람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관람비는 무료.

저작권자 © 동북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