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보통인 사람에게는 모두 그에게 속한 범상치 않은 때가 있다.

초원의 작은 들꽃과 같이 아무도 그 향에 대해서 주목하지 않는다

그런데 바로 이런 평범한 들꽃들로 인하여

온 산천에 가득한 봄날이 이루어진다

 

우리는 모두 보통사람이다

영화 속의 영웅처럼

어떤 계기로 세계를 구원할 수 없다

그러나 우리는 매 순간 평범하지 않음을 창조할 수 있다

2020년36일,후베이 우한(湖北武汉), 연강대로 장강2교 다리 밑. 촬영/ 장즈타오(张志韬)

 

모든 평범한 사람에게는 모두 자신의 비범함이 있다

모두들 열심히 살아가면서 자신의 평범한 생활을 써내려 가고 있다.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는 모두 범상치 않은 경력을 갖고 있다. 아마 그 자신도 전혀 모를 것이다.

글/타오용(陶勇

저자는 수도의과대학 부속 베이징조양병원(首都医科大学附属北京朝阳医院) 안과 주임 의사, 교수, 박사과정 대학원생 지도교수이다.

 

다른 연령대에 따라서 나의 평범함에 대한 이해는 다르다.

어린 시절, 달이 밝고 별은 드문드문한 여름밤에 나는 밤하늘을 바라보면서 자신의 미래는 남보다 다를 것이라고 여겼다. 만화 속에 나오는 슈퍼히어로들처럼 미지를 탐구하고 세상을 바꿀 것이다. 그때 나는 어른들을 조금 멸시했는데 그들은 마치 이상이 없는 것처럼 매일매일 하찮은 일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부질없이 바쁘게 보내며 이룬 바가 없었다.

중학교에 들어간 후, 학업 성적이 우수하여 나는 조금 우쭐하였다. 그런 허영심 때문에 나는 남들보다 더 각고의 노력을 들여 아침 일찍 일어나서 밤 늦게 자면서 책더미 그리고 문제더미와 씨름해야 했다. 그때 나는 자신이 정말로 평범하여 남들보다 덜 똑똑하다는 생각이 들어 조금 풀이 죽었다. 다행히도 나의 배가 되는 노력으로 성적이 줄곧 좋아서 자신 스스로를 위로할 수 있었다. 그래도 다른 사람보다 우수하다고.

대학 입시에 나는 베이징대학 의학부(北京大学医学部)에 합격하였다. 대학에 입학한 후 나는 학우들이 모두 매우 우수한 것을 발견하였다. 특히 그런 대도시에서 온 학생들은 학업 성적 외에도 각종 특기, 재능까지 겸비하고 있었다. 그들 사이에서 나는 철저히 ‘평범한 사람’으로 전락했다. 그동안 나는 진지하게 자신을 성찰하게 되었다. “나는 대체 누구인가?”

그 후, 나는 어린 시절의 집요함을 서서히 버리고 자신의 평범함을 받아들였다. 사실상 책을 많이 읽을수록, 길을 많이 가면 갈수록, 사람을 많이 사귀면 사귈수록 나는 평범함에 대해서 더 많이 이해하게 되었다. 살아있는 동안 인간의 각종 감정과 욕망, 먹고 사는 일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이며 ‘저속한 것’이 아니라 ‘진실된 것’이다. 예전에 우러러보던 우상들도 그들의 빛 뒤에는 늘 마찬가지로 그렇듯 보통사람과 같은 사소한 번뇌가 있다.

 

쉽게 ‘평범함’을 정의하지 마라

린시(林夕)는 다음과 같은 한 구절의 가사를 썼다. “한 명 또 한 명의 우상들도 이와 같을 수밖에 없다. 한 명 또 한 명의 우상들은 하나 둘씩 사라져 버리고, 누가 사람의 도리에 어긋나는 일을 하였고, 누가 또 하나님인가, 우리는 모두 어떤 기적을 기다리고 있다.” 확실히 우리는 어느 모로 보나 매우 작은 개미처럼 열심히 일생을 근면하게 살아간다. 많은 사람들이 신을 신앙하고, 또 어떤 사람들은 스타와 위인을 우상으로 여긴다. 심층적으로 말하자면 이것은 완벽주의적인 가설이다. 그러나 세상에는 정말 완벽함이 존재할까? 특히 이 시대에는 한 가지 관점을 공표할 때 언제나 대립되는 관점도 일리 있게 들린다. 그래서 공자가 주장하는 중용의 길은 사실 세상을 보다 평화롭고, 관용적이며, 변증법적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나는 그것을 점점 더 잘 알게 되면서 ‘평범’이라는 말을 쉽게 정의할 수 없게 되었다.

의료업에 종사한 후부터, 나는 다양한 환자들과 접촉하기 시작했다. 신사나 명류들이나 빈곤한 서민들이나 질병 앞에서나 다를 바 없이 사람의 가장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온다는 것이 어찌 평범한 일이 아닐까? 그러나 이런 외적 조건을 없애 버리면 한 사람의 생각과 삶에 대한 태도는 나에게 다른 체험을 주었다.

2020년 1 20. 마침 베이징 차오양병원 안과에서 왕진을 하던 나는 한 남자가 식칼을 들고 쫓아와 찔러서 양손과 머리 곳곳이 다쳤다. 이번의 심한 부상 사건을 계기로 나는 베이징시 적십자재단과 함께 차오양병원에 무지개자원봉사대를 창설했다. 이들 지원자들 중에는 퇴직 노간부, 재학중인 대학생, 환자가족, 직장 화이트칼라 계층 등이 포함돼 있다. 그들은 기꺼이 동참해 사랑을 베풀고 자신의 희미한 빛이라도 발휘하려고 하는데 나는 늘 이런 평범한 사람들의 행동에 감동을 받곤 했다.

티앤츠(天赐)는 두 살 때부터 악성 눈 종양을 앓기 시작하여 십여 년 동안 온 집안이 생활이 어려워서 도처를 떠돌게 되었지만 티앤츠의 아버지는 여전히 자신의 힘으로 다른 환자를 돕고 싶어한다. 그는 환자가 맨발로 밤늦게 찾아오자 새 양말을 사 신겨줬다. 그는 신선한 산사(山楂)를 사서 빙탕후루(冰糖葫芦)를 만들어 질병에 시달리는 아이들에게 주기도 했다.

샤오언(小恩)의 어머니는 이혼한 후 일하면서 돈을 벌어 가족을 부양하면서 샤오언을 부양하며 여전히 짬을 내어 병원 자원봉사를 하며 줄을 선 환자들을 위해 바이올린을 연주하면서 그들의 초조한 정서를 위로해주었다. 그녀는 또 다섯 살배기 샤오언을 함께 병원에 데려가 자원봉사를 하게 하여 아이로 하여금 초등학교 때부터 다른 사람을 돌보게 했다.

지원자 샤오커우(小寇)는 외지에서 베이징에 올라온 환자가 어린이를 안고 힘들어하는데 밖의 날씨가 추운데다가 바람도 차니까 줄곧 지하철역까지 두 모자를 호송해 주었다…….

이것이 바로 내가 매일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정말로 너무 평범하였다. 그들은 우리들처럼 블랙 그레이 패딩 점퍼를 입고 있으며 거센 인파 속에 꽉 차 있다. 하지만 만약 그들의 이야기를 알게 되면 평범한 겉옷 아래에 반짝이는 마음이 감싸여 있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우리 어머니는 늘 말했다. “사람을 볼 때 그의 겉모습만 봐서는 안 되고 그가 하는 일을 봐야 한다.” 공자는 인이 먼 곳에 있겠는가? 내가 인을 바라기만 하면 바로 인이 따라온다고 말하였다. 이 ‘인’은 내가 보기엔 평범함 속의 비범함이다. 우리는 모두 보통 사람으로 영화 속의 영웅처럼 어떤 계기로 세상을 구할 수는 없겠지만 그러나 우리는 매 순간 비범함을 창조할 수 있다.

전염병 발생과 유행 상황 가운데서 얼마나 많은 평범한 사람들의 위대한 시각이 용 솟아 올랐는가? 가족 몰래 전선으로 달려가는 간호사들, 자가용을 타고 병원까지 가 의료진을 태우고 퇴근하는 일꾼들, 전염병 초기에 현지 약국을 모두 돌아다니며 마스크를 사서 우한에 보내는 유학생들, 연속 수십 시간 동안 병원으로 택배를 보내는 배달원들……. 이런 것들은 뉴스에서나 볼 수 있는 일이다. 나는 아직도 수천 수만 명의 보통 사람들이 이런 일을 하고 있음을 믿는다.

나는 ‘신화’가 되고 싶지 않다

그럼 평범함은 무엇이고 무엇이 또 비범함인가?

꼭 꽃다발과 박수갈채 아래 등장해야 하고 이름이 사방으로 날려야만 하는 것일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변고를 당한 후, 나는 유명해졌다. 이것은 완전히 내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었다. 나는 내 이야기가 선전할 만한 것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은데다가 신화라는 말을 듣고 싶지도 않았기에 처음에는 거부했다. 나는 그저 평범한 의사이고 보통 사람들의 범속함도 나는 마찬가지로 갖고 있다. 나는 다른 사람의 미진함을 지적할 만한 큰 지혜도 갖고 있지 않았다. 나는 단지 환자를 치료하고 도울 수 있는 두 손만 갖고 있었다. 사실 나는 모든 의사들에게 모두 빛나는 면이 있다고 생각하며 나는 그들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고 여겼다. 모든 보통 사람들은 모두 그의 평범치 않은 시각을 가졌지만, 초원의 작은 들꽃처럼 아무도 그 향을 알아채지 못한다. 그러나 바로 이 평범한 작은 들꽃들이 온 산을 이루고 있는 봄이다.

내가 자신이 일찍이 목표로 했던 ‘큰 인물이 되고 보니 나는 또 다른 먹고 사는 문제가 눈에 띄었다. 내 부모와 처자는 내가 사고를 당한 후 그들은 내가 상상했던 것만큼 많이 슬퍼하지 않았고 그들은 나를 대함에 있어서 더욱 차분하였고 나는 그들 내면의 힘을 느꼈다.

나의 연로하신 아버지께서는 매일 밤마다 매일 제시간에 맞춰 나를 도와 재활 치료를 해 주셨다. 일련의 복잡한 과정을 그는 줄줄 외우고 있었으며 초 단위로 기록을 했다. 가끔씩 나는 짜증이 나서 그에게 버릇없이 말하기도 했지만 그는 결코 서두르지 않고 나의 제멋대로인 성격을 참아주면서 지켜주었다. 한때 의기양양한 검찰 간부였던 그였지만 지금은 작은 접이식 의자에 앉아 있으며 마치 완고한 초등학생 같다.

내 아내는 내가 왼손이 불편해진 후 나를 위해서 계속해서 발을 씻어주었다. 막내딸이 그걸 보고 먼저 나의 발을 씻겨주려 애썼는데 그것 때문에 둘이 다투기 시작했다.

어머니는 본래 말씀이 많지 않은데 지금은 언제나 내 뒤에서 서성거린다. 내가 집에서 일을 할 때마다 그녀는 옆에서 물을 마실 건지 뭐 먹을 거냐고 물어보는 걸 발견했다. 내가 대답하자, 그녀는 바로 다가와서 나와 속얘기를 나누었다. 이것이 우리집 일상이다. 더 이상 평범할 수 없을 만큼 평범하다. 하지만 나는 이런 평범함을 즐기면서 나는 진심으로 느꼈다. 보통 사람이 될 수 있어서 정말 좋다!

2020년이 지났다. 모두 평범하지 않은 한 해를 보냈다. 0시를 넘긴 시간에도 나는 여전히 한 가지 과제를 서두르다 보니 머리 들어 쳐다볼 때 이미 2021년을 맞이하게 되었음을 발견했다. 나는 창문 앞으로 걸어갔는데 밖은 평소와 다름없었고 베이징의 겨울은 유난히 추웠고, 밤의 장막 아래는 불야성을 이루고 있었다. 나는 이 창문들마다 안에 있는 사람들이 이 1년 동안 무엇을 겪었을까생각하고 있었다. 어떤 사람은 직장을 잃어서 가족들의 생활이 모두 곤란에 직면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어떤 사람은 가족을 잃어서 떠난 사람을 그리워하고 있으며, 어떤 사람은 이 도시를 떠나서 또 다른 분투할 세계를 찾을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다……. 생각 하다 보니 휴대폰이 삑삑~ 하면서 울린다. 나는 어느 나이든 환자가 나에게 메시지를 보내온 것을 보았다. 그는 나에게 새해를 축복하면서 동시에 그의 아이가 맹인학교에 다니는 일이 실마리가 생겼고 그도 새로운 일을 찾아서 지금은 즐겁게 일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다음날 아침 나는 지하철을 탔다. 지하철 안의 사람들은 늘 그렇듯이 왁자지껄하였고 무표정하였다. 모두들 마치 영혼이 없는 것처럼 기계적으로 매일의 일정을 반복하고 있다. 그러던 중 한 여자가 아이를 안고 차에 오르자 옆자리의 두 젊은이가 일어나 자리를 양보하였는데, 젊은 여자가 아이 엄마에게 자리를 권하자, 젊은 남자가 젊은 여자에게 자리에 앉으라고 말했다. 젊은 여자는 웃으면서 더 이상 거부하지 않았다. 젊은 여자가 앉은 후 젊은 남자를 향해 웃었다. 잠시 후 아이는 무슨 영문인지 토했는데, 엄마와 그 옆에 있던 젊은 여자의 몸에 토했다. 주변의 몇몇 사람은 급히 아이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했는데, 물을 건네는 사람, 휴지를 건네는 사람, 그리고 구토물을 함께 청소하는 것을 돕는 사람도 있었다. 몇몇 나이 지긋한 아줌마는 대뜸 아이의 상태를 물으면서 의견이 분분했다.

곧 차가 역에 도착하고 누군가는 내리고, 누군가는 올라탔다. 내가 목격한 이 장면은 마치 바다의 작은 물보라처럼 아무도 다시 떠올리지 않았다.

역에서 나오니 찬바람이 불어와 나는 패딩 속에 목을 움츠렸지만 마음만은 따뜻해졌다. 이 세상은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피부색이 다르고, 민족이 다르며, 언어가 다르고, 성장배경이 다르다……. 모두 저마다 열심히 살아가면서 자신의 평범한 삶을 써내려 가고 있다. 하지만 저마다의 이야기에 얽힌 범상치 않은 경험들은 그 자신도 잘 알 수 없겠지만, 마치 작은 들꽃처럼 아름다운 향기를 세상에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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