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 2
장독 뒤에 잠들었다
깨어났구나.
으스스 어두우면
찬바람이 널 흔들고
새벽이 다가오면
찬 서리가 깨울 텐데
내가
네 곁에서
잠을 자든지
너를 안고
내 방으로
가야겠구나.
어머니, 책갈피가 되고 싶어요
유월엔
어머니,
나무들도 연둣빛 생각을 불러
일기를 쓰네요.
노랫말을 적네요.
연둣빛 일기장
갈피갈피에서 노래가 나와
온 세상을
초록빛 동화로 짓고 있네요.
오늘 아침엔
어머니,
초록빛 동화책 갈피 속의
연초록 책갈피가 되고 싶어요.
새 싹
너,
여기 있었구나.
햇살이 등을
톡!
치는 순간
술래에게 들킨 아이처럼
깜짝 놀라 일어서며
파랗게 웃네.
저 파란 웃음을
흙더미 속에서
어찌 참고 있었을까!
자물쇠
열쇠 못 찾아 허둥거릴 때
옹~ 토라진 아이처럼
말문 열지 않더니
두 손 흔들며 악수 청해도
손 내밀지 않더니
찰카닥!
짝지가 부르는 소리엔
깜짝!
놀라는 시늉
막!
잠 깨는 몸짓으로
화닥닥 일어나네.
말문 여네.
영~ 토라진 줄 알았잖아
꽁~ 닫아건 줄 알았잖아
요, 미운 개구쟁이야!
간지러워요
마당엔
어머님의 버선발 소리를 내며…
머리 쓰다듬어 주시던
어머님 손길 같은
비가 옵니다.
자리에 드셔도
밤 내,
두 손 마주 모으시던
어머님의 기도문 같은
비가 옵니다.
맞으며…
젖으며…
서 있어보니
제 몸
여기저기가 간지러워요
파란 새싹이
나오는 것 같아요.
■ 프로필 ■
‧ 저서 : 동시집 『바람 한 점 앞세우고』『햇볕 사용료』 외 다수
‧ 수상 : 『한국교단문학 본상』『경남아동문학상』『한국불교아동문학상』 외 다수
‧ 전) 경남아동문학회장, 한국불교아동문학회 부회장, 한국동시문학회 부회장 외
‧ 현) 경남아동문학회 이사, 경남현대불교문인협회 이사, 함안문협 이사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