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적지 - 3
               -개미고개 격전지
                                   
 
개미고개엔 평화의 빛 공원이 있다      
미군 사백여 명의 혼령들이 함께 사는  

계곡엔 마른 안개 피어오르고
하늘엔 기러기 몇 형제 울고 간다

미군은 구만리 낯선 코리아에
누굴 위하여, 무엇을 위하여
펄펄 끓는 피를 뿌렸는가
아 혈맹을 잊을 수가 없다

혼령들은 산야에 가을을 물들이고
총알 박힌 소나무들은 
칠십년 동안 송진을 흘리면서
세상의 모든 무기에서 녹물이 흐르길 바란다

오늘은 금발의 할머니가
수만리 머나먼 개미고개를 찾아 
아버지 혼령을 만나러왔단다

고향에서 찾아온 유복녀 ......
혼령들이 몰려와 기뻐서 함께 슬퍼한다
개미고개를 건너가던 낮달도 주춤거린다
해도 달도 별도 여기 잊지 마오. 


       
6․25전적지 - 4 
       
     -인천상육작전
                                  

맥아더장군과 손원일 제독이
인천상육작전을 성공시켰다
최후의 낙동강방어선이 풍전등화인 판에

(전쟁발발 40 여일 만에 한국국토 92%를
 북한군 탱크가 밀어 버렸다)
칠흑의 한밤에 팔미도등대를 빼앗아
등대 불을 밝혀 놓고  
뜨거운 피가 파도쳐 월미도에 상륙했다 

해병,카츄샤,보병,해병대가 함정과 함께 
장대비로 쏟아지는 포화를 뚫고
북성포 그린비치에 성조기와 태극기를 꼽았다

대한민국이 지구의 붉은 역사에서 
암흑으로 떨어져 국호가 지워져가는
아슬아슬 했던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이 웅봉산 자유공원에서 
월미도를 바라보고 서있는 저 푸른 눈빛,
붉은 함성과 뜨거운 피의 결집이다.

 

6․25 전적지 - 5
               -학도병 장사상륙작전
                               

펜을 던지고 총을 잡았다

교복에 명찰이 붙은 십대들의 학도병, 
낙동강방어선을 지키기 위하여
770여명은 문산호로 부산항을 출발했다

학도병들은 낙동강 방어선을 사수하려고 
인민군복으로 위장한 작전술을 세우고 
장사상륙작전의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9.15.새벽 인천상륙작전과 같은 시간에
젊은 피로 상륙작전을 성공시키고 
적의 보급로를 차단했다

삼일간의 작전을 끝내고 퇴진 하렸는데
아뿔싸, 문산호의 좌초로 미아가 된 병사들
아- 장사리가 학도병들의 무덤이 될 줄이야

새파란 학도병들이 산화되어
낙동강방어선이 수호되었고 뜨거운 피는            
세계 전사를 쓰는 붉은 잉크가 되었다

꽃다운 중학교 3, 4, 5 학년
말랑말랑 육신을 던져 한국을 구했다

 

 6․25 전적지 -  6
                 -다부동 전투
                                   

두 달간 피 비린내 붉던 다부동 전투,
다부동 전투의 승리가 있었기에 
지구상에 대한민국의 지도가 남아있다

한국전쟁 최후의 격전지 바위산, 유학산
839고지 가산산성, 328고지의 일진일퇴 
피가 시냇물 되어 지형마저 바꾸었다

백선엽 장군은 장병들에게 유언을 했다 
“여러분! 내가 물러서면 여러분은 나를 
쏘아라 제군들이 물러서면 내가 쏘겠다“

지옥의 육박전 속에서 형제간의 상봉
형은 반가워서 동생의 이름을 부르는데
동생은 형의 심장에 대검을 찔렀다

한여름 소낙비로 퍼붓는 포화 속 
피 썩는 냄새에 미친 흡혈귀는 두 달 간
다부동 전쟁사를 벌겋게 써 내렸다

기념공원엔 6․25 산 증인들이 늘어서서
자유 평화 사랑이 무엇인지를 알려 준다  
셈 할 수 없었던 피의 값도 알려 준다. 


6․25 전적지순례 - 7
                      -지평리 전투
                                 

유엔군 병사들이 낯선 땅에서 낙화할 때
몽클라르* 장군이 이 강산에 피를 뿌릴 때 
농부들은 우리 논밭에서 씨앗을 뿌렸고
학생들은 학교에서 책을 읽을 수 있었다

몽클라르는 푸랑스 지원병을 모집했고
중장 계급장을 버리고 중령 대대장이 되어
세계 평화를 위하여 목숨을 걸었다

중공군 삼개 사단에 포위된 지평리 전투,
신출귀몰한 노병의 전술에 적은 파멸 했고
훗날 그 자리에 전쟁기념관을 세웠다 

오늘 우리가 지구촌 곳곳에 태극기를
높이 세울 수 있도록 밑거름이 된
6‧25 참전 용사들의 그 피의 값을... 
오늘 주적을 모르거나 잊으면 우리는...

대한민국, 이 땅이
자유와 평화의 꽃씨를 받는 
지구촌의 정원이 되길 마음 모아 빈다.

시인 전병윤
시인 전병윤

 

                
 

 

 

 

 

 

 

■ 프로필 ■
‧ 전북 진안 출생 
‧ 1996.3 문예사조 수상 등단
‧ 저서 : 시집 꽃지문. 무뇌. 바다의 언어 등 5권
‧ 수상 : 진안군민의장. 전주시예술상. 전북문학상. 황금찬 시문학상 외 다수
‧ 현) 한국문이협회 정책개발위원, 전북문협 자문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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