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혼


지친 하루를 보내고
돌아왔을 때
반겨주는 사람이
너였으면 좋겠다

감기에 걸려
몸이 아플 때
간호해 주는 사람이
너였으면 좋겠다

삶이 힘겨울 때
나의 말을 들어주고
말없이 안아주는 사람이
너였으면 좋겠다

두 눈 감는 순간에
고마웠다고 인사하며
마지막으로 함께인 사람이
너였으면 좋겠다

그리고
나였으면 좋겠다


우리기에


다시 걷지 못할
오늘을 나 살아가지만
함께 하는 네가 있어
슬프지 않다

하루를 보내며
너를 더 사랑하는 일
내가 할 수 있는 오늘에
최선을 다하는 거니까

언젠가 마지막이 될
오늘이 오더라도

너와 함께 한
멈춰진 지난 날들은
사랑이었고 행복이었다

눈이 부시게


사는 이유가 그대라서


보고 싶지만
함께한 추억이 있기에
같은 하루를 살아가기에
저는 괜찮습니다

볼 수 없어도
그 음성 들을 수 없어도
같은 마음인 걸 알기에
저는 괜찮습니다

함께 한 시간보다
함께 할 시간이
더 멀리 있을지라도
저는 괜찮습니다

다시 우린
만날 것을 알기에
기약 없는 기다림조차
설렘입니다

언젠가
함께 할 그날이 오면
먼 산 보며 되새기던
“보고 싶다” 말 대신

“보고 싶었다” 하며
안아 줄 그날을 기다리며
오늘도 그대 없는 하루를
다시 또 살아갑니다


세월이 흐르면


불어오는 바람에
흔들리는 이유는

제자리로 돌아가기
위함이고

사랑이 지난 후에
아픈 것은

그대 없던 그때로
돌아가기 위함인 것을

오늘도 
그대는 불어오지만
언젠가는 멈춰지리라

세월 안에
빛바랜 추억으로


짧은 사랑 긴 이별


사랑할 때보다
이별의 여운이
긴 이유는

더 이상
사랑할 수
없는 사람의

그리움과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시인 전경섭
시인 전경섭

 

 

 

 

 

 

■ 프로필 ■

‧ 등단 : 지필문학 시부문 신인문학상 수상
‧ 저서 : 시집 이별을 더하다, 사는 이유가 그대라서 외
‧ 수상 : 대한민국 환경문화대상 동시부문 최우수상, 지훈문학상 시조부문 대상 외 다수
‧ 현) 포항 별마루 주유소 대표, 지필문학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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