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대양꼬치거리 훠궈뷔페 원조 김순희 사장

복만루 훠궈뷔페 1호점
복만루 훠궈뷔페 1호점

사업 확장
2016년, 2017년에 건대양꼬치거리의 가게들은 육속 전파를 탔다. “길거리 방송”, “관찰카메라 24시” 등이었다. 

“하루는 친구들과 이 거리의 제일 끝에 있는 가게에서 술을 마셨어요. 식사를 마치고 거리에 나왔는데 가게마다 사람들이 인산인해를 이룬 거에요. 이게 무슨 일이지 싶어서 깜짝 놀랐어요.”

양꼬치거리는 맛집거리로 소문이 나서 가게마다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밤마다 축제 분위기였다. 그녀는 결국 사업을 확장하기로 마음먹었다. 1호점에서 흘러나오는 고객만 유치해도 충분히 가게 하나를 운영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017년 8월 15일에 오픈한 2호점은 2개월이 지나자 손님들이 줄을 서기 시작했고 2018년 7월 15일에 오픈한 3호점도 1, 2개월 뒤부터는 손님들의 행렬이 기다랗게 늘어섰다. 1호점의 장점이 미니양꼬치, 탕수육 등 8가지 요리를 무한으로 즐길 수 있는 거라면 2호점의 장점은 한 번에 세 가지 육수맛을 즐길 수 있는 거였고 3호점은 1호점과 2호점의 장점을 살린 외에도 깔끔한 인테리어, 주차장 완비, 찾기 쉬운 가게위치로 고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건대양꼬치거리에는 양꼬치, 훠궈 외에 2016년부터 마라탕, 쇼룽샤, 촨촨샹 등 다양한 중국먹거리들이 들어오면서 한국에서 제2의 음식화류를 형성하고 있다. 이제 이곳은 명실공히 “중국음식문화”의 거리로 부상되어 한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2016년 10월 이곳엔 “건대양꼬치거리”라는 조형물이 설치됐다. 

“여기의 대부분 사장들이 다 사업을 확장했어요. 첨에는 점포 하나를 나눠서 가게를 시작했다가 잘 되면 점포 전체를 다 자기 가게로 사용하는 거죠. 통유리로 인테리어를 하고요. 그러다보니 다들 가게 2, 3개씩 갖고 있어요. 고급 아프트에 살고 외제차 서 너 대씩 소유하고 있고요. 건물 올린 사장님들도 여러 명 있어요.”

복만루 훠궈뷔페 김순희 사장
복만루 훠궈뷔페 김순희 사장

상인협회 회장으로 활약

2015년부터 김순희 사장은 더욱 많은 시간을 건대차이나타운 지역사회 봉사활동에 바쳤다. 2015-2016년에는 건대차이나타운 상인협회 총무를, 2017년부터 2020년까지는 상인협회 3, 4대 회장을 지냈다. 1년에 6번의 큰 행사를 진행하는데 그 중에는 독거노인 식사대접이라든가 마을청소봉사활동이며 마을주민 커트 봉사활동, 복지센터 김장봉사활동 등 다양한 행사들이 있다. 김 회장은 이루지 못한 미용사의 꿈을 봉사활동에서 빛낼 수 있었다며 사람 좋게 웃었다. 이 외에도 매년 10월 중순에 열리는 3일간의 음식축제는 한국인들에게 중국음식과 문화를 선보이는 좋은 행사다. 

2017년 10월 14일, 김순희 회장은 다문화인들을 위한 교육, 문화적 혜택을 받지 못하는 가정의 실정을 요해하고 젊은 엄마들과 아이들을 위해 “우리주말학교”를 세웠다. 우리 아이들이 중한 양국의 언어와 문화를 겸비한 글로벌 융합인재로 성장하기 위한 바람이었다. 

협회의 대부분 회원들은 여성이다. 여성파워를 무시할 수 없다. 여성회원을 위한 행사도 일 년에 두 번 이상 진행한다. 봄에는 벚꽃구경, 여름엔 계곡 물놀이, 3.8절을 맞이하여 제주도도 다녀오고 필리핀도 다녀왔다. 작년에는 두바이여행을 계획했으나 코로나로 무산되었다. 늘 가정과 일터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헌신하는 여성들이 잠시나마 일탈의 자유를 느끼게 하기 위해서다. 

작년에는 코로나 때문에 어르신들 잔치도 무산되고 도서 나눠주기 행사도 무산되었다면서 김 회장은 아쉬움을 표했다.

“작년 2월에 상인협회 회원들이 모여서 긴급회의를 열었어요. 한 달만 잘 견디자고요. 그랬는데 그 시간이 1년이 넘을 줄은 정말 생각 못했어요. 다들 어렵지만 누구 하나 낯 안 찡그리고 잘 버티고 있어요. 이 시간을 잠깐 쉬어간다고 생각하면서요.” 

코로나 기간 동안 김 회장은 병문안이 늘었다고 한다. 쉴 틈 없이 일을 할 때는 몰랐는데 한가하니 몸 여기저기서 아프다는 신호를 보내와서 병원신세를 지는 주위분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제가 6년 동안 협회의 총무, 회장을 맡아서 하다 보니 남편을 제대로 돌보지 못했어요. 남편이 몸이 많이 안 좋아서 작년에는 남편과 애들이랑 보내는 시간이 많았어요.”

“단합”과 “인복”
100여 년 전 우리의 조상들이 어쩔 수 없이 떠났던 이곳을 100여 년이 지난 오늘 우리는 다시 찾았다. 그리고 이곳에서 제2의 “음식화류”를 형성하며 대한민국 최초로 “중국동포 문화거리”를 만들었다. 한국에서 삶의 터전을 일구고 새로운 역사의 한 페이지를 만들어가고 있다. 

인터뷰하는 내내 김 회장은 “단합이 힘이다”, “저는 참 인복이 많아요”라는 말을 여러 번 했다. 그녀는 개인의 성공보다는 양꼬치거리 전체의 지명도에 대해 얘기하면서 가게들 간의 선한 경쟁이 양꼬치거리의 활성화를 촉진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훠궈가게 사장은 자신의 블로그에 이웃 양꼬치나 마라탕 가게도 적극 홍보해주고 양꼬치가게 사장은 마라룽샤나 훠궈집을 홍보해주는 식이다. 그리고 야채나 고기 등 식자재 공급처도 어느 집이 가장 싸고 신선한지 서로 공유한다. 궁극적인 목적은 고객들에게 더 질 좋은 음식재료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한 집이 잘 돼서는 소용이 없어요. 전체 거리가 방송을 타야 우리 가게도 더 잘 돼요.”

“요즘은 세대교차가 점점 빨라지고 있는 추세에요. 이 거리에서 20년씩 가게를 한 1세대 창업자들은 50대에 시작했다면 요즘은 30대 초반의 창업자들이 많아요. 젊고 활력 넘쳐서 좋죠.”

“전 사람을 잘 만났던 거 같아요. 직원들이 모두 계약직이라 몇 년 째 자리이동 없이 꾸준히 잘 하고 있어서 속 안 썩이고 편하게 가게를 운영할 수 있었어요.”
인터뷰를 받는 도중에도 그녀는 손님이 오면 조건반사적으로 메뉴판을 들고 테이블로 향하고 손님들이 물티슈를 찾거나 계산서를 들고 나오면 바로 일어났다. 한국인 노부부, 젊은 학생들, 연인들, 가족…… 다양한 손님들이 육속 들어왔다.

마을주민들에게 컷트 봉사를 하는 김순희 사장
마을주민들에게 컷트 봉사를 하는 김순희 사장

앞으로의 꿈은? 

“훠궈집을 하든 꼬치집을 하든 사장이 본업에 대한 경험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 같은 경우엔 미용사의 경험은 있지만 식당에 대한 경험이 전무했기에 초창기에 많은 실패를 겪었어요. 경험이 있으면 그만큼 에돌아가지 않고 좀 더 쉽고 빠르게 사업을 해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녀에게 조심스럽게 여쭤봤다. 아직도 미용사의 꿈을 꾸고 있냐고. 그녀는 이제 다른 꿈이 생겼다고 한다. 한강변에 펜션을 지어 손님들에게 신선한 양갈비구이와 청도맥주를 제공하는 것이 로망이라고 했다. 음식화류의 영역을 끊임없이 확장하는 것이 이젠 그녀의 사명처럼 돼버렸다. 

문을 나서니 어느덧 봄기운이 완연하다. 코로나로 거리는 눈에 띄게 한산해졌지만 십대, 이십대들의 모습이 여전히 눈에 띈다. 늘 젊음의 활기가 느껴지는 곳이다. 김순희 회장과의 인터뷰는 끝났지만 이곳에서 그녀의 이야기는 아직 진행 중이다. 수많은 ‘그녀’들이 이곳에서 오늘도 열심히 살며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간다. 

글 곽미란 특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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