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상사가 달이 되여
심상에 떠오를 때

그리움은 눈먼 파수군이 되여
아픈 가슴에 총질한다
잔잔한 호수같은 마음이
바람에 깬 파도처럼 술렁이면
찢겼던 마음 조각들이
껍질을 한 올 한 올 벗어버리고
맑은 씨앗으로 똘랑 떨어진다

 

그리움


가슴에 우물을 팠습니다 
그림움을 낚으려고 
낚시를 담그어 놓고 
눈물만 한웅큼 쏟아 놓았습니다 

눈물로 찰랑이는 
우물을 바라보며 
정말 오랜 시간을 
당신 없는 이 세상에서 
탈없이 살아왔다는 
생각으로 
가슴은 비수에 찔려 
피가 돋고 
파 놓은 우물엔 
맑은 눈물만 가득합니다 

해 뜨는 아침이면 
눈물로 가득 찬 
그 웅덩이를 들여다봅니다 
그 속에 해를 닮은 
당신이 푸근히도 웃고 계시군요 

가끔은 당신의 
가슴에 기대어 울고 싶습니다 
그리고 한번쯤은 
지쳐서 굽은 당신의 등을 
감싸드리고 싶습니다 

강희선 약력: 

흑룡강성 해림시 출생.

1997년 <상사꽃 (외2수)>를 발표하면서 등단.

2002년 북방시단시가연구회에서 시 <아름다운 아침>이 우수상 수상.

2021년 시 <바람 속 시인의 노래>가 제2회타고르문학상 우수상 수상.

현재까지 수십편의 시와 수필을 발표.

저작권자 © 동북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