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정자 활력소
파란 깃발 꽂힌 봄의 자궁
꼬리치며 모인 신입생들
머지않아 녹음 짙은 하모니로
연잎무대 화려히 장식할
미래 합창단
디카시: 이영매
2
계절의 언어
寒来暑往의 길목에
어찌 아쉬움 뿐이랴
등불은 마냥 앞을 밝혀주고
꿈은 나날이 익어가거늘
디카시: 이준실
3
희소식
드디어 활짝 웃었습니다
하늘길 곧 열리니
무궁화 나라에 가신
낭군님 오신답니다
마음은 언녕 딸기빛으로 물들고
디카시: 김순자
4
또 다른 나
반세기 세월
갈피마다에 잠든 사연들
박제된 또 다른 나
가끔씩 그 속에서
말라든 피줄 쫓아 헤매인다
디카시: 최기건
5
신비의 세계
빨강 노랑 예쁜 가을이
꼬리에 물음표를 달고
맑은 령혼에 살포시 내려 앉는다
디카시: 최미화
6
강변의 고독
빠져나간 물때 위에
떠나지 못하고 헤매도는
유종의 의미
쪼아 보아도 검은 그림자 일뿐
디카시: 이초선
7
은퇴
계절 한자락 입에 물고
삼킬가 뱉을가 미련앞에 서성이는
어젯날엔 왜 만끽할 수 없었을까
짙어 가는 신록의 푸른 하늘 향한
질주 멈춘 낭만의 소근거림을
디카시: 김은자
8
무게
갈 길은 까마득한데
언제면 이 보따리 인생 벗어나 볼가
표지판은 얼기설기 갈피를 못잡고
요놈인생 해뜰날이 언제일고
디카시: 함향
9
첫 사랑
마음 한구석에 고이 피여
꿈을 키워주던 장미
중년의 재회로
시들어진 옛이야기
디카시: 이해란
10
새끼집(执)
아들 소식에
맨발로 뛰여 나가신 울 엄마
기린 목 되여
어둠을 헤가르네
디카시: 김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