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재한조선족 유학생 실태조사

이남철(경제학 박사, 서울사이버대학교 객원교수, 전 파라과이 교육과학부 정책자문관)
이남철(경제학 박사, 서울사이버대학교 객원교수, 전 파라과이 교육과학부 정책자문관)

저출산과 고령화의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2021년 7월11일 유엔이 정한 ‘세계 인구의 날’, 유엔인구기금 발표에 따르면 한국의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세계평균 9.6%보다 높은 16.6%이며 합계출산율은 1.1명으로 전체 198개국 중 최하위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시점에서 미래인력과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우수 외국인재 유치 및 사회통합 지원 정책을 법무부 인구정책 태스크 포스 외국인정책반이 2021년 7월7일 발표하였다. 저출산‧고령화 시대에 늦은 감은 있지만 시기적절한 정부정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발표된 주요 정책 중 제4차 산업혁명에 따라 예상되는 치열한 국가 간 우수인재 유치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외국 우수인재 유치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내용이다. 이를 위해서 제4차 산업혁명 등 환경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취업비자 관리체계를 정비하는 등 우수인재 유치체계 개편, 해외 석학 유치·자문·협력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글로벌 우수인재 지도’, ‘우수연구자 교류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를 통해 전문 인력 채용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 중 해외 유학생의 국내 정착 유도 및 유학정책 내실화를 위한 정책은 대학 내 사회통합 프로그램 개설을 유도하고, 유학생의 사회통합 노력을 우대하는 한편, 전문성 수준에 따라 졸업 후 국내 취업을 지원하는 등의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2020년 8월27일 교육부가 교육통계서비스를 통해 공개한 '외국인 유학생 현황'에 따르면, 올해 4월1일 기준 국내 고등교육 기관의 외국인 유학생은 15만3,695명으로, 2019년 16만165명에 비해 6,470명 감소했다. 학위과정 유학생 수는 11만3,003명(73.5%)으로 전년(10만215명) 대비 1만2,788명(12.8%) 증가하였으며, 비학위과정 유학생 수는 4만692명(26.5%)으로 2019년(5만9,950명) 대비 1만9,258명(32.1%) 감소하였다. 교육수준별로 전문
대와 4년제 대학 7만4,851명, 대학원 3만8,152명(석사과정 2만4,996명, 박사과정 1만3,156명)이다. 

전체 유학생(학위·비학위 과정 포함) 중  중국인 유학생 비율은 43.6%(6만7,030명)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2019년(44.4%, 7만1,067명) 대비 0.8% 포인트 낮아져,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다음으로는 베트남 24.9%(3만8,337명), 몽골 4.5%(6,842명), 일본 2.1%(3,174명), 미국 1.2%(1,827명) 순으로 주로 아시아 국가의 유학생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학위과정 해외 유학생 중 중국인 유학생은 52.4%(5만9,177명), 베트남 17.0%(1만9,160명), 몽골 4.6%(5,230명), 일본 1.7%(1,932명), 미국 1.1%(1,263명)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중국 유학생이 차지하는 비율이 다소 감소하였지만 매우 높은 수준이다. 물론 이 유학생 중에는 우리 조선족 동포 자제들도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2021 재한조선족 유학생 실태조사 주진위원회는 ‘2021년 재한조선족 유학생 실태조사 보고서’를 발표하였다. 재한조선족 유학생 네트워크-KCNM 단톡방 두 개(총 879명 가입)를 공유하여 2021년 6월2일부터 7월9일까지 거의 한 달 동안 설문지에 대한 자유 응답을 받아 조사‧분석하였다. 

주요 조사 내용은 조선족 유학생들의 경제 환경, 의료 환경, 사회심리 및 장래문제 등이다. 유학생들은 경제 환경 측면에서 장학금 등으로 학교 등록금 및 생활비를 한국정부와 학교 당국의 지원으로 일부 해결하지만 주거비용 등 다양한 방면에서 여전히 경제적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 환경 측면에서는 건강보험에 가입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비용문제로 의료시설을 방문하지 못하는 어려운 상황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심리적 적응 측면에서 한국 유학생활에서 가장 힘든 점은 경제적 부담, 편견과 차별대우, 외로움과 대인관계에 있다고 응답하였다. 한국에서 유학생활을 마친 후 장래계획을 묻는 질문에 최근 중국 국내 경제발전 추세가 비교적 좋고, 가족, 친구들을 쉽게 만날 수 있어서 대부분 응답자는 한국에서 학업을 마친 후 귀국할 것이라고 응답하였다. 

필자는 이번 조사결과를 보고 해외 유학생 정책을 추진하는 정부와 정책담당자는 조선족 유학생이 피부로 느끼는 사회통합 및 취업문제 등에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외국인 유학생 유치·지원 및 질 관리에 대한 법적 근거 마련 등 유학정책 추진 기반 내실화를 위해서 교육부와 법무부가 2022년 하반기에 정책을 추진한다고 한다. 필자는 외국인 근로자, 재외동포, 다문화 가정 및 유학생 문제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연구와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이번 발표된 우수 외국인재 유치 및 사회통합 지원 정책들을 보면서 코로라19 등 새로운 환경을 반영한 정책인지, 과거 정책들을 다시 제시한 것인지, 우리나라에 유학하고 있는 외국 유학생들에 대한 정서나 실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만든 정책인지 강한 의구심이 든다. 

신종 코로나19로 인해 고용시장에 가져온 먹구름이 길어지고 있다. 지구촌이 코로나19로 치명타를 입은 가운데 우리나라 청년층 취업난도 좀처럼 해결될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청년들의 체감 실업률은 올해 들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유학생의 사회통합과 전문성 수준에 따른 졸업 후 국내 취업을 지원하는 등의 정책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까? 우리 국민 모두는 잘 알고 있다. 2022년 3월이면 대통령이 바뀐다. 지금까지 정부정책이 정권이 바뀌면서도 국민들을 위해 기존 정부의 좋은 정책들이 제대로 계승‧발전되었는가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중국 고전 ‘관자(管子)’에 나오는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에 의하면 일 년 계획은 곡식을 심는 것이 제일이고, 십 년 계획은 나무를 심는 것이 제일이며, 평생 계획은 사람을 심는 것이 제일이라고 하였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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