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영찬 의원 'MB 발언' 부적절 -

권기식 한중도시우호협회장
권기식 한중도시우호협회장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이 본격 투표 국면에 들어서면서 일부 캠프의 금도를 넘어선 행위가 국민과 당원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경선 후보에 대한 악의적인 언동은 원팀 정신을 해쳐 본선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것은 물론 민주당의 뿌리인 김대중ㆍ노무현 정신에도 어긋나는 일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달 31일 페이스북을 통해 "멧돌을 돌리려니 손잡이가 없더라는 황당한 상황을 어처구니가 없다고 한다. 성남시 중원구 윤영찬 국회의원님의 언행이 그렇다"며 자신을 이명박 전 대통령(MB)과 비교해 공격한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캠프 정무실장 윤영찬 의원의 사과와 재발방지를 요구했다. 선거 운동 와중에 상대 캠프 참모의 언행에 대해 후보가 직접 나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그만큼 이 문제가 금도를 넘어선 행위라는 판단이 있는 듯 하다.

이 지사는 "성남 중원구는 어릴적 제가 공장 생활을 했고 가족들이 수십년 살아온 제 2의 고향이자 저의 정치적 근거지이지만 윤 의원님에겐 아무 연고도 없는 곳"이라며 "윤 의원께서 이 지역 국회의원에 출마하시면서 저의 재판응원집회에도 참석해 주시고, 저와 찍은 사진을 선거운동에 활용하셨다"고 상기시켰다. 그는 또 "정치적 이익을 위해 자신을 도운 측근을 곤경에 빠뜨리고, 자기 선거에 한껏 활용한 저를 반복적으로 음해하는 것은 인간적인 도의에도 어긋난다"며 "정치에도 금도가 있고, 당내 경선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특히 허위사실 음해는 3대 중대선거범죄"라고 말했다.

이는 윤 의원이 지난달 29일 이 지사의 '무료변론' 문제를 거론하며 "이명박 전 대통령(MB)이 변호사비 대납 문제로 실형을 선고받았던 사례가 있다"고 이 지사를 MB에 빗댄 데 대한 반발이자 문제 제기로 보인다.

이번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은 정책 토론이 실종되고 네거티브가 난무하는 선거가 되고 있다. 이 사람들이 과연 같은 정치적 인연과 생각으로 함께 하는 것인지 의구심이 들 정도이다. 특정 후보에 대한 근거없는 비난과 공격이 연일 난무하고 있다. 최근 불거진 추미애 후보와 김종민 의원간 갈등도 지나친 감이 있다. 이런 가운데 윤영찬 의원의 발언은 가장 위험하고 금도를 넘어선 언행으로 비판받기에 충분하다.

민주당에서 이명박ㆍ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을 빗대 비난하는 것은 금기이자 가장 심각한 정치적 막말이다. 민주당 후보 중 그 누구도 국정농단과 비리로 국민의 심판을 받고 감옥에 간 두 전직 대통령과 비교되어 비난받을 후보는 없다. 민주당은 그런 정당이 아니라는 것이 민주당 지지자들과 당원들의 굳은 믿음이다. 그러기에 윤 의원의 발언은 금도를 넘어선 것으로 비판받아 마땅하다. 더욱이 그가 말을 다루는 일을 업으로 삼았던 언론인 출신이고,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출인이기에 언행에 더욱 신중했어야 했다.

선거에서는 항용 네거티브가 사용된다. 그것은 캠페인의 특성상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그러나 네거티브는 메인이 아니고 보조수단이 되어야 효과가 큰 법이다. 특히 네거티브가 근거가 없는 경우나 금도를 넘어서면 역풍을 초래한다.

어차피 경선은 끝나고 본선은 다가온다. 경선에서 금도를 넘어선 사생결단식 언동을 하는 것은 민주당의 뿌리인 김대중ㆍ노무현 정신에도 반하는 일이다. 또 이는 당의 본선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어리석은 짓이다. 민주정부 4기 창출의 열망을 안고 경선투표에 참여하는 당원과 지지자들에 대한 예의에도 어긋난다. 민주당은 특정 후보나 특정 의원의 것이 아니다. 민주당은 이 나라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한 수많은 분들과 어려운 형편에도 불구하고 매달 몇천원씩 당비를 내는 수십만 당원들의 염원이 모인 정당이다. 김대중ㆍ노무현의 정당이라는 이름에 부끄럽지 않은 '아름다운 경선'이 되어야 한다. 정치적 금도를 지켜라. 그것은 당원의 엄중한 명령이다.

필자/권기식 한중도시우호협회장

한겨레신문 기자와 김대중 정부 청와대 정치국장을 거쳐 영남매일신문 회장과 2018평창 동계올림픽 민간단체협의회장을 역임했다. 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와 일본 외무성 초청 시즈오카현립대 초청연구원, 중국 외교부 초청 칭화대 방문학자로 활동했다. 서울미디어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와 2021  미스월드ㆍ유니버스 국제조직위원장, 국기원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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