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I 개원식에 참석한 각 나라 대표자들. 오른쪽 세 번째 이숙자 대표.
KCI 개원식에 참석한 각 나라 대표자들. 오른쪽 세 번째 이숙자 대표.

[서울=동북아신문]한국이민센터(Korea Center for Immigration, KCI, 대표 이숙자, 이하 KCI)가 지난 827일 개원식을 가졌다. KCI는 이주민 통합 및 교류 개발을 위해 외국인을 지원할 목적으로 올해 77일 창립됐다. KCI의 주요 활동에는 외국인의 한국사회 정착을 돕기 위한 언어·통역지원과 함께 요리 강의, 그림그리기, 조화 만들기 등 취미활동도 포함된다. 이태원 사무실에서 열린 KCI 개원식에는 각 나라의 대표 열세 명이 참석, 조촐한 덕담을 나누고, 개원을 축하했다.

이숙자 대표는 40여 년 전 독일에 파견된 간호사였다. 그곳에서 일하던 중 지금의 남편 파울 게하르트 피셔(Paul-Gerhard Fischer) 씨를 만나 결혼해서 살다 한국으로 돌아왔다.

오랫동안 한국을 떠나 있어서 그랬는지 마치 이방인이 된 것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모국어인데도 입이 제대로 떨어지지 않아 하고 싶은 말을 못 하고, 적당한 단어도 떠오르지 않았어요. 제가 바보처럼 느껴졌죠.” 당시의 심경을 그는 이렇게 술회했다.

어렵다고 해서 가만히 앉아 있는 성격은 아니었다. 해결해야 할 일들, 처리해야 할 서류들이 산더미 같았던 그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로 뛰어다녔다. 그러다 세종로에 있는 글로벌 센터를 찾게 되었고, 그곳 소장에게 많은 도움을 받게 되었다. 그리고 그 인연으로 그곳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이숙자 대표는 지난 520일 제14차 세계인의날 기념식에서 체류외국인 민원신청 안내 및 통역업무, 결혼이민자 고충상담 등 국내 정착 지원활동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법무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이숙자 대표는 독일 파견 6개월 만에 언어시험에 합격해 직업을 바꾸고, 37년 동안 통·번역사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국제통·번역사무소를 운영하며, 수수료를 내기 힘든 한국 유학생들과 재독 한인들에게 무료 통·번역 봉사활동을 했다.

처음에 독일에 갔을 때, 제가 이방인으로 독일에서 겪었던 어려운 점들을 이겨낼 수 있도록 독일 정부에서 많은 도움을 주었어요. 덕분에 문제들을 잘 해결할 수 있었고, 빨리 적응할 수 있었죠. 낯선 나라에서 뿌리를 내리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잖아요. 이때 느꼈던 고마움을 모국에 돌아와 이주민과 외국인들에게 다시 돌려주고 싶어요.”

이방인으로서 이숙자 대표의 독일에서의 체험이 국내 정착 외국인 지원을 위한 KCI의 활동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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