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지향파 新詩革命의 이론지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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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각의 이미지 변형으로

能動的 可視化된 象徵의 境地

복합상징시론(複合象徵詩論) 연재 【8】

김현순(金賢舜) 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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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의 계속)

 

4절 이념(理念)의 상징조합

 

이념(idea)은 관념(觀念), 사상(思想), 인식(認識)과도 통하는 면을 가지고 있는데 의식형태의 개념으로서 가장 쉽게 말하면 굳어진 생각이나 견해, 느낌을 말한다.

좋다, 나쁘다, 슬프다, 단결은 힘이다, 정직하게 살자, 눈먼 말이 워낭소리 따라간다, 부뚜막의 소금도 집어넣어야 짜다, 기뻐도 운다등 이런 것들이 다 이념에 속한다.

인간은 살면서 이런 이념의 세계에 포위되어 있다. 이것이 바로 인생이다.

이념의 상징은 뜻 전달의 직설조합으로써 아이러니한 세계를 암시하여 주거나 아예 변형된 환각적 이미지 나열조합으로써 그 의미를 은유적으로 보여 주는 경우가 있는데 이 두 가지를 혼용하여 보여 주는 경우도 있다. 아무튼 궁극적으로 이념의 상징은 화자의 이념경지를 펼쳐 보이려는 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

이념의 복합상징에서는 첨부터 끝까지 현란한 변형범벅으로 만들어 놓아서는 안 된다. 적중한 변형과 적중한 묘술의 유기적 결합을 잘 장악하여야 하며 전반 시의 이해를 돕는 차원에서 가끔씩 이념의 상징직설로 열쇠를 열어 주는 경우도 허락이 되어 있어야 한다.

 

신선과 도끼자루

 

김현순

 

 

일각이 여삼추라는 말은 지구가 뱉어낸 말이다

천상 하루 땅위 일 년, 이것도 지구가 씹다 버린 말이다

일분 일초, 시간이 흐르는 것도 지구가 점지해 놓은 올가미이다

우주밖에는 우주가 흐르고 세상이 흐르고

먼지 속에는 다시 우주가 흐르고 사랑이 싹튼다

인간은 결국 먼지라는 말은 사람이 만들어낸 말이다

인생은 결국 티끌이라는 말도 기실은 같은 말이다

나무아미타불, 옴마니반메홈

암행어사와 아멘은 결국 통하는 말이 아니다

남자와 여자의 조합은 결국 생명의 연장뿐이 아니다

물과 불의 조화가 역사(歷史)를 낳는다

낚시꾼의 하루는 오픈한 썩은 공간이다

그 속에서 연꽃이 속살속살 향기를 터뜨린다

팔랑개비의 소망은 바람이다

놀음이 과분하면 대들보에 목매다는 거미 같은 음악이 있다

한잎 두잎 세 잎

마주 보고 돌아서는 가슴에 아픔은 가고 또 오고

찬란한 기쁨의 꽃향 타고, 주소는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을 메모지에 적는다

캡쳐 하는 에너지의 건너편에

육신 벗어놓고 낮잠 자는 영혼들의 누드공연

구토의 원인이 플래쉬 섬광 잡고 비틀 거린다

택배 수요 되십니까 수수료는 면비입니다 라는

글귀가 에메랄드 하늘 감쳐 두르고

저벅저벅 고독과 공허 디디며 화장실

다녀가고 있다 시방

역시 못살겠다고 달아난 둘째 마누라의 전설은

보태기 빼내기의 주스이다, 한적한 날

느침으로 길게 드리우는 개똥같은 팔자의 진실은

바람난 빛살들의 아아~

그리고 여유로움뿐이다

 

번다하고 장황스런 이념의 조합들이다. 이념의 아이러닉한 직설덩어리들로 화자의 사상을 보여 주면서 거기에 환각적 이념의 변형을 대담히 수용하면서 결국 상징으로 승화시킨 점이 복합상징시로 되게 하는 것이다.

지구가 뱉어 낸 말, 지구가 씹다 버린 말, 지구가 점지해 놓은 올가미와 같은 이념의 직설은 환각의 직설이다.

물과 불의 조화가 역사를 낳고, 낚시꾼의 하루는 오픈한 썩은 공간, 놀음이 대들보에 목매다는 거미 같은 음악, 달아난 마누라의 전설은 보태기 빼내기 주스, 개똥같은 팔자의 진실은 바람난 빛살들의 여유로움등은 억설이다. 황당함과 억설의 거듭 조합 속에서 찬란한 진리가 슴새어 나오는 해학의 기법이라 하겠다.

모순과 부조리로 뒤엉킨 현실의 곤혹 속에서 여유로운 공간에 대한 갈구와 얼룩진 진리의 진가(眞價)를 깊이 감지하는 화자의 각성과 성숙의 경계를 보여 주고 있는 작품으로서 특징지어지는 작품이다.

이념의 상징조합의 복합상징시는 세상에 대한 화자의 주지적인 견해를 타자(他者)에게 펼쳐 보이는 차원에서 강유력한 예술로 거듭나는 것이다.

 

 

맺는말복합상징시의 전망

 

이상으로 앞 장절들에서 우리는 복합상징시의 존재의 이유와 그 창작기법과 복합상징시의 갈래에 대하여 피력하였다.

인류사회는 원시적인 수공산업으로부터 기계산업, 전자산업의 시대를 거쳐 텔레파시를 통한 글로벌 시대에 진입하면서 형이상 차원의 세계 진입단계를 위하여 매진하고 있다.

물질과 현실을 초탈한 의식과 무의식의 영역에서 상징의 공간이 부단히 확장되면서 그에 동조하는 예술의 발전도 다차원, 다각도의 형태로 거듭나고 있다.

국가와 국가, 민족과 민족의 계선이 점차 융합되면서 지구와 우주, 우주와 세계의 개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이러한 현시점에서 인간 영혼의 새로운 경지 구축을 위하여 새롭게 대두한 것이 복합상징시이다.

의식주(衣食住)의 삶의 기본 고리를 초탈하여 영혼의 정화작업으로 풍요로워지는 삶의 한쪽 하늘을 빛내 갈 복합상징시는 중국 동북변두리에 위치해 있는 조선족 집거지에서 2019831일에 김현순을 주축으로 윤옥자, 리순희, 김영자, 권순진, 김룡길, 강성범 등 20명 안팎의 멤버들이 시몽(詩夢)’이라는 동아리를 무어 처음으로 새로운 유파의 고고성을 울렸다.

오늘날 초현실주의 상징주의 계열의 시문학에 대한 연구와 탐구는 그냥 지속되고 있다. 그 와중에 새로운 창작기법과 사상을 가지고 출범한 복합상징시라는 양식(樣式)의 시가 금후 세계 시문학사에서의 한 점의 불꽃으로 달아올라 요원(遼遠)의 불길로 활활 타 번지리라는 신념은 날이 흐를수록 더욱 확고해진다.

머지않은 장래에 복합상징시는 초현실주의 상징시의 다른 계열의 시들보다 확실히 구별되는, 자체로서의 이념과 기법을 남김없이 자랑하면서 지구라는 이 땅에 뿌리를 튼실히 박게 될 것이다.

이제 갓 두각을 내밀기 시작한 신형 유파의 시이지만 세월의 연마 속에서 점차 윤색되면서 완미해질 것이라 믿어 마지않는다.

아울러 복합상징시를 애착하고 창작하는 무리들도 증대될 것이며 복합상징시에 대한 탐구와 정립도 활발하게 전개되어 국제적인 붐이 일면서 문학사의 한 페이지로 길이 남으리라 확신하는 바이다.

또한 복합상징시의 성격을 띤 주변 문단의 시문학이 빠른 기일 내에 복합상징시의 대동맥에 합류하리라는 신념을 가져 본다.

 

(연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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