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홍구 법무법인 안민 사무국장, 본지 고문회장 

올해 11월1일부터 한국은 ‘위드 코로나시대’를 연다.  ‘위드’란 ‘함께’란 뜻이니 코로나와 함께 한다는 말이다. 이는 사회적 거리두기 등을 일부 완화하고 코로나19의 완전한 종식을 기대하는 것보다 코로나19와의 공존을 준비해야 한다는 뜻이다. 우리 정부는 이를 단계적 일상회복이라고 지칭했다.  

다시말하면, 코로나19의 완전 퇴치는 힘들다는 것을 인정한 뒤 오랜 봉쇄에 지친 국민들의 일상과 침체에 빠진 경제 회복,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막대한 비용 및 의료비 부담 등을 줄이기 위해서 확진자 수 억제보다 치명률을 낮추는 새로운 방역체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개념이라고 정부는 말하고 있다. 

네이버에 따르면, 2020년 후반부터 코로나19 백신이 속속 개발 돼 각국에서 접종이 시작되면서, 코로나19 종식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 바 있지만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전염력과 중증화 가능성이 높은 델타 등의 변이 바이러스가 잇따라 출몰하고, 심지어는 백신접종을 완료했음에도 감염이 되는 돌파감염 사례가 이어지면서 세계에서는 코로나19와 함께 살아가자는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이에 단계적 일상회복을 검토해온 한국 정부는 2021년 11월 1일부터 '단계적 일상회복 방안'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2021년 11월 1일부터 2022년 1월까지 3단계에 걸쳐 추진될 ‘단계적 일상회복’은 우선 첫 번째 단계를 4주간 시행한 뒤, 방역상황을 종합 평가해 다음 단계로의 전환 여부를 정부가 결정하게 됐다. 

10월 29일 보건복지부는 이와 관련 보도를 냈는데, 11월부터 위드코로나가 적용되는 일상회복의 기본 내용을 살펴보면 1차 개편은 ‘생업시설 운영 제한 완화’이고 2차 개편은 ‘대규모 행사 허용’, 3차 개편은 ‘사적모임 제한 해제’이다.  

앞으로는 기본적으로 백신접종증명이 ‘위드 코로나’시대에 안전을 담보하는 기본 방향이 될 것이다. 따라서 백신 접종을 하지 않으면 활동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위드 코로나시대’는 분명 빛과 그늘이 있다. 위에서 밝혔 듯이 단계적 일상회복을 실행하면 코로나19로 지친 국민의 심신을 회복하고 침체에 빠진 경제를 회복하는데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정부도 이를 노리고 일부 선진국에서 진행을 하고 있는 ‘위드 코로나’ 대열에 합류를 결정했다.

그런데 위드 코로나를 실행한 나라들의 상황을 보면 그리 낙관적이지는 않다. 위드 코로나에 앞장섰던 국가들이 속속 브레이크를 밟고 다시 방역체계로 뉴턴 해 오고 있기 때문이다.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독일 등이 그러하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네덜란드는 지난 9월25일 마스크 의무화 등 방역 정책을 대부분 완화했다. 그러나 이후 한 달여 만인 지난 1일 확진자 수가 7700명으로 일주일 전과 비교해 45% 늘고 코로나19로 입원 중인 환자 수가 약 1200명으로 5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하는 등 상황이 급격히 악화됐다. 

지난 8월부터 대부분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없애고 사적 모임 제한과 영업시간 제한도 없앤 오스트리아 역시 9개 주 중 6개 주가 방역 재강화에 나섰다. 지난 1일 오스트리아의 확진자 수는 4523명으로 한 주 전(2850명)과 비교해 59% 늘었다고 한다. 

독일 역시 다르지 않다. 위드 코로나 이후 최근 일일 확진자 수가 지속해서 1만명 내외를 기록하는 등 ‘4차 대유행’을 겪고 있는 독일은 접종을 서두르는 동시에 접종 완료자 등에게만 실내 시설과 행사장 출입을 허용하는 등 강화된 방역조치 도입을 논의하기로 했다고 한다. 러시아의 경우도 상황은 비슷했다.   

지난 7월 가장 먼저 위드 코로나를 선언했던 영국은 하루 감염자가 4만 명에 달하는 감염 확산이 심각한 수준이지만 방역 재강화에 돌입하지 않고 있다. 

한국도 위드 코로나를 선포한지 6일만에 코로나19 신규 확진 2248명에 위중증 환자 400명으로 급격히 늘어났고, 위드 코로나 첫 주 음주운전 1천486건', 20개 단체의 3000명이 서울 집회를 신청했다고 언론들이 보도했다.  

물론 정부는 코로나19 확진자 혹은 중환자가 폭증할 경우 위드 코로나가 중단될 수 있다고 천명했다. 환자실 병상가동률이 75% 이상 또는 주 7일 이동평균 70% 이상인 경우 방역 당국은 긴급 위험평가 회의를 열고 비상계획 실시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또 감염병전담병원 병상가동률이 주 7일 이동평균 60% 이상이 되거나 확진자가 주 7일 이동평균 3500∼4000명 이상 발생할 경우 비상계획 실행에 대비한 상황점검 준비에 돌입하며, 비상계획 시행이 결정되면 사적 모임 제한 강화 및 시간제한 등이 검토돼 사실상 위드 코로나가 중단된다고 밝혔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위드코로나 시대에 ‘일상을 회복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코로나19가 위험하지 않다’고 착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위드 코로나시대’가 안정적으로 오래가자면 개개인의 방역과 자기 관리가 철저해야 할 것이다. 백신 접종을 소홀히 하지 말고 모임에서도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하며 평소 항상 방역 모드로 전환을 해서 스스로를 잘 관리해 나가야 할 것이다. 건강관리는 결국 자기가 하는 것이지 남이 해주는 것이 아니란 것을 우리는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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