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1월 16일 화요일
연출: 김경희 작가: 김경순
진행: 이소연, 전춘화

 KBS 한민족방송인 "보고싶은 얼굴 그리운 목소리-행복우체통"이 11월 16일 화요일에 방송되었다. 

▶ 편지사연.. 2. <축의금 7원에 담긴 우정> (남, 70대) 11/16 화

최영철, 경기도 부천시 

1981년 5월 1일, 한 기숙사의 김종렬 동창이 학교의 특별 허가를 받고 결혼식을 올린다. 4월 29일에 그가 화룡현 비암촌에 있는 집으로 갈 때 나는 한 기숙사의 7명 동창이 1원씩 낸 축의금 7원을 그의 손에 쥐어주면서 결혼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그는 좀 생각하더니 나한테 돌려주면서 말했다.

(김종렬) 최형, 이 돈으로 내일 아침 우리 집으로 오는 버스표를 사기 바라오.

다른 동창들이 그렇게 하는 게 좋다고 하자 나는 최문식한테 돈을 넘기며 버스표를 사 오라고 부탁했다. 이튿날 아침 버스표를 사지 못한 최문식은 자전거 3대를 끌고 왔다. 나는 되받은 축의금 7원을 호주머니에 잘 간직하고 림금산을 뒤에 태운 후 페달을 밟았다. 다른 두 쌍도 뒤따랐다. 자전거를 번갈아 밀며 겨우 룡정시에 도착했을 때는 점심때가 지나 배가 촐촐해졌다.일행은 나의 호주머니에 눈길을 돌렸다.

(최영철) 어떠한 일이 있어도 축의금을 쓰면 안돼.

내가 앞장서자 모두 뒤따랐다. 한 시간 가량 달리니 자전거를 탈 힘이 없는데다가 어두워서 탈 수가 없었다. 번갈아 밀면서 3시간 넘게 걸어서야 연길에서 100여리 되는 비암촌에 도착했다. 석쉼한 소리로 종렬을 부르자

진종일 우리를 학수고대하던 김종렬은 우리의 목소리를 알아듣고 맨발바람으로 뛰어나와 날 부둥켜안고 어쩔 바를 몰라 했다. 나는 호주머니에서 축의금 7원을 꺼내그의 손에 쥐어주면서 말했다.

(최영철) 종렬아 너의 결혼을 축하한다.

축의금 7원을 받아 쥔 그는 목이 메어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결혼식 이튿날 우리 일행 6명은 마을사람들의 배웅을 받으며 연길행에 올랐다. 점심 때 모아산 정상에 오른 우리는 종렬의 어머니께서 싸주신 음식을 침실에 가서 먹기로 하고 자전거를 탔다. 내리막길이어서 자전거는 쏜살같이 달렸다. 침실에 도착한 우리는 음식보자기를 풀었다. 푹 삶은 닭 한 마리, 돼지고기 수육 한 덩이, 찹쌀순대 6개, 푸짐했다. 우리가 야! 하고 환성을 지른 후 그 음식을 다 먹었을 때는 저녁때였다. 나는 침실창문을 열고 모아산을 바라보았다. 저녘 노을에 붉게 물든 모아산이 빙그레 웃고 있었다.

 

▶ 편지사연.. 2. <가문의 존장인 나의 리더> (남, 60대) /

리진욱, 중국 길림성 연길시

여러 친속 친지들! 안녕들 하세요? 오늘, 제107회 이야기 제목은 락상응(락상매)이온데 잘 듣고 깊이 음미하고 잘 터득하였으면 고맙겠소. 락상매라고 하면 대개 짐작은 가겠지만 그저 떨어져서 상한 매가 아니라 뜻이 깊고 철리 있는 사연이 깃들어 있음으로, 새끼를 양육하는 어미 매에게서, 특히 젊은 부부는 물론이고 젊은 자식을 둔 부모들과 손군을 둔 늙은 세대들도 잘 음미하고 행 할 것을 바라고 보오. 어미 매는 먹이를 떨어뜨려 새끼가 받아먹도록 한다. 어떤 새끼 매들은 받아먹으려고 둥지 밖으로 나왔다가 그만 떨어져 다리가 부러진다.

이 작은 매는 살아남기 위하여 온갖 난관 속에서 강하게 자란다. 이것이 바로 어미매가 바라는 바이다. 어미 매는 자기 새끼를 사나운 강한 매로 유도하기 위하여 그토록 가혹한 추락을 선택한 것이다. 그러나 동물의 영장이라 일컫는 우리 인간들은 어떠한가? 적지 않은 사람들은 자기자녀와 후손들을 남 못지않게 무턱대고 우월한 조건하에서 키우려 하고 극히 개별적으로는 자신의 동년을 반추하면서 귀여운 자식이라 온실 속의 화초마냥 곱게, 연약 무능한 ‘마마보이’로 키우고 있으니 오늘의 화제가 아니 될 수 없게 한다.

우리 전주 리씨 함양대군파 제39대의 유일한 존장으로서 어떻게 선배들 못지않게 가문을 이끌고 친지들과 사회를 위하여 조금이나마 좋은 일을 할 것인가를 골몰하던 중 사람들 속에서 흡인력이 큰 재미있는, 해학적이면서도 철리 있고 교양적 의의가 다분한 이야기, 유머, 자타의 인생경험담 등으로 5분 이내로 편집하여서는 직접 스마트폰으로 몇 개 그룹들에 명절에 하는 덕담마냥 발송한다. 그러면 즉시 서로 보면서 대화도 나누고 댓글도 뜬다.

(제수씨) 아주버님이 가족과 친지들을 위하여 꾸린 이야기 방이 있어서 재미나는 이야기들을 잘 듣고 있어요. 그래도 두 딸과 아들은 고생 속에서 비슷하게 키워서 출세시켰지만 손군들만은 아들 며느리를 도와서 남 못지않게 우월한 환경에서 잘 키우려고, 애들이 좋아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다 들어주곤 했는데 오늘 아주버님의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듣고 보니 그게 아니네요. 파란만장한 경쟁시대에서 살아남고 인재로 육성되려면 미물인 어미 매의 강한 ‘새끼사랑’을 본받아 ‘귀여운 자식일수록 야하게 키우라’는 명언대로 알맞는 초년 고생으로 손군을 키우겠어요. 부디 몸 건강히 오래오래 리드해 주세요.


청취자 참여코너
청취자 참여코너

이소연(李素妍 ) 약력:  

숙대 경제학과 졸업

KBS 공채 3기 아나운서 입사         

현재 프리랜서 아나운서

<TV프로그램>
여성백과 / 토요초대석
누가누가 잘하나
<RADIO 프로그램>
영화음악실 /KBS FM 희망음악
음악과 시/ 오후의 교차로
우리들은 동향인/ 통일열차
종교와 인생/보고싶은 얼굴 그리운 목소리


전춘화(全春花) 약력:

·前 연변대학 외국어학부 영어전임강사

·前 다모 글로벌교육문화 협동조합 이사장 

·前 TBS 라디오방송 시청자위원
·現 홍익대학교 국제학생지원실 실장
·現 홍익대학교 상경학부 조교수
·現 한국공자문화센터 홍보부장
·現 공명국제인재개발원 원장
·現 (사) 조각보 이사
·現 공명 한중청년교류협회 지도교수
·現 다가치포럼 운영위원회 위원
·現 한중포커스 신문 자문위원
·現 KBS 한민족방송 행복우체통 고정출연
·現서울외국인주민 및다문화가족 지원협의회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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