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論文 ★

아동문학의 독자대상과 장르

및 스토리의 경지에 대하여

 

김현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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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연변조선족자치주조선족아동문학학회 회장

중국 조선족복합상징시동인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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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글

 

아동문학의 산생되어 오늘에 이르기까지 아동문학의 개념정립과 독자대상 및 장르 획분에 대한 논쟁과 시비는 줄곧 이어져 왔다. 하지만 최종적인 결론은 내려지지 못하고 있다. 의식형태 영역의 다양한 사상과 경지와 미학 통일은 상고시대 때부터 시도하여왔다.

일찍 중국의 진시황 영정은 도량형을 통일하면서 의식형태도 통일하여 군주집정의 편리를 도모하려고 하였다. 그리하여 공자, 로자, 한비자, 장자, 묵자, 순자를 비롯한 제자백가들의 서책을 다 불살라버리고 유생들을 생매장해버리는 전대미문의 분서갱유사화를 빚어내기도 하였다. 하지만 무한대로 전파되고 파생되어 나가는 사상과 사유의 봇물믈 막아내지는 못하였다.

유럽에서의 사유의 개방은 르네상스시기에 전성기를 맞이하면서부터 오늘의 글로벌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인류의 단순사유로부터 다선사유에로의 진화과정에 문학의 한 형태인 아동문학도 그 개념으로부터 독자대상 및 장르에 이르기까지의 변화와 발전을 거듭하면서 오늘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필자는 이 글에서 오늘날 쟁점 화제로 되고 있는 아동문학의 개념과 독자대상, 장르에 대한 일가견으로 아동문학에 대한 인식을 펼쳐보이고자 한다.

 

 

1. 아동문학의 산생

 

인류는 썩 오래전부터, 문명이 탄생하면서부터 어린애에 대한 중시가 사뭇 컸었다. 어린애는 장차 내일의 주인공이라는 점과 그에 대한 기대와 피타는 훈육(訓育)은 미덕으로 높이 칭송되어왔다.

애들이 보챌 때면 다독이며 불러주었던 노래거나 옛말 따위들은 애들의 심성에 가상의 아름다운 세계를 구축해주었다. 그것이 꿈이 되고 희망이 되어, 애들은 커서 꿈의 실현을 위하여 분투하게 되는 것이었다. 그때 그 시절의 노래거나 옛말 따위들 가운데서 어린애들이 즐겨 듣는 옛말들의 전승이 초기상태의 아동문학을 산출시킨 모태(母胎)였다.

고전설화 해와 달”, “콩쥐 팥쥐”, “바보 온달과 같은 이야기는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한겨레 어린애들이 즐겨 듣는 서민들의 생활이야기였으며 백설공주”, “개구리 왕자와 같은 설화들은 유럽 광범한 지역에서 어린애들이 즐겨 듣는 이야기는 귀족 중심의 이야기들이었다.

일본의 옛날이야기 다케토리 모노가타리(竹取物語)”, “모모타로(桃太郎)”, “잇슨보시(一寸法師)”와 같은 설화들은 무협정신을 칭송하거나 귀족중심의 이야기로부터 점차 서민중심의 이야기로 변이되어 나갔다.

일본의 옛날이야기는 에도(江戸)시대에 예로부터 구전되는 이야기들을 정리해 삽화와 함께 실은 오토기조시(御伽草子)’에서 유래된 것이 많다. 이전의 이야기들은 귀족이 중심이었다면 오토기조시에서는 동물이나 서민이 주인공인 작품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이 시기 각 나라 지역마다에서 어린애들에게 알맞은 이야기들이 산재적(散在的)으로 유전되고 있었다.

그러다가 17세기에 프랑스의 베러가 첫 번째로 민간이야기를 개작하여 엄마의 이야기라는 동화집을 출간하였으며 독일의 그림(Grimm) 형제가 민간에서 유전되던 어린애들에게 적합한 이야기들을 모아 1812년에 156편으로 된 초판 어린이와 가정의 동화를 출간하였다. 그것이 발단으로 되어, 동화라는 문학은 세상에 처음으로 독립적인 개념으로 모습을 드러내게 되었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전래동화였다.

유럽에서의 창작동화의 시조는 덴마크의 안데르쎈((1805~1875)이라고 말할 수 있으며 대표작으로는 그림 없는 그림책”, “인어공주”, “성냥 파는 소녀애등을 들 수 있다.

중국의 경우 일찍 도가의 장자가 쓴 장자에서도 어린이들에게 교훈적 이야기를 담은 흔적을 보이였으며 청나라때 오승은이 쓴 서유기에서도 농후한 색채가 다분하였다. 중국현대동화는 중국현대동화의 시조로 불린 손류수(孙毓修1871~1922)1909년에 상해상무인서관 국문판 동화잡지 주필로 있으면서 개작한 천묘국(天猫国)”동화잡지에 발표하면서부터였다. “천묘국(天猫国)”은 유럽동화 태서오십궤사(泰西五十轶事)”에 기초하여 묶은 것이었지만 중국현대동화의 탄생을 상징하고 있었다. 일찍 중국 저명한 작가 모순, 장천익, 조경심, 진백추 등은 손류수를 중국동화의 시조할아버지라고 높이 우러르고 있었다. 중국현대동화는 1923년 엽성도의 허수아비(稻草人)”가 발표되면서부터 본격적인 창작동화의 길을 걷게 되었다고 로신은 말하였다. 1932년엔 장천익의 장편동화 대림과 소림”, 1958년엔 김진이 창작한 잉어가 룡문을 뛰여넘다가 선후로 발표되면서 중국동화는 전성기를 맞이하였다.

일본은 에도(江戸) 시대에 예로부터 구전되는 이야기들을 정리해 삽화와 함께 실은 오토기조시(御伽草子)’에서 유래된 것이 많았지만 후기에는 유럽의 그림형제동화, 안데르쎈동화, 와일드동화를 번안하면서부터 본격 동화라는 이름을 사용하게 되었다.

조선반도에서 동화문학이 기본 형태를 갖추기는 마해송이 1923년에 샛별잡지에, 1926년에 어린이잡지에 바위나리와 아기별을 발표하면서부터라고 볼 수 있다. 그 후기엔 방정환, 이원수 등 많은 작가들에 의해 한민족 동화도 동화라는 이름으로 창작전성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2. 아동문학의 개념과 독자대상

 

아동문학의 초기형태가 어린애들에게 적합한 문학이라는 의미에서 아동문학의 개념정립은 어린이라는데 역점을 두게 되었다. 그렇게 고착되면서 흘러온 것이 국제적으로 2백년, 아시아지역에선 백년 세월이 흘렀다.

아동문학에 대한 사전식 해석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국어사전]

어린이를 대상으로 그들의 교육과 정서를 위하여 창작한 문학. 동요, 동시, 동화, 아동극 따위이다. 또는 어린이가 지은 문학 작품.

 

[한자어사전]

어린이 교육(敎育)과 정서(情緖) 도약을 목적(目的)으로 하는 문학(文學). 동요(童謠), 동시, 동화(童話), 우화, 어린이 소설(小說), 어린이극의 각본(脚本) 따위.

 

[빠이두(百度)사전]

어린이를 전문 상대로 창작된, 아동들에게 읽기 적합한 독특한 예술성과 풍부한 가치가 있는 각종 문학작품의 총칭이다.

 

그 외에도 독일, 프랑스, 영구, 네델란드, 스웨덴, 러시아 등 많은 나라와 민족마다 자기식 나름대로의 사전식 정립을 굳혀오고 있지만 그 핵심은 어린이를 전문상대로 지어진 문학이라는데 초점이 모아져있었다. 따라서 아동문학의 독자대상도 어린이들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오랜 세월을 흘러오면서 점차 이런 이론정립에 반발하는 무리들이 생겨나면서 아동문학의 개념 정립은 다시 개조를 운운하기 시작하였다. 그 운운의 핵심을 모아보면 다음과 같았다.

 

1. 아동문학은 어린이를 전문상대로 한다면 어른들은 왜 아동문학작품을 보는가?

2. 아동들이 읽는 글이 아동문학작품이라면 어린이들이 읽는 성인작품은 무엇인가?

 

이런 문제에 관심을 가지기엔 이제 겨우 반세기정도 채 안된다. 하지만 아동문학개념 정립이 담고 있는 경향성문제는 문학계와 학술계에 큰 물의를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초기엔 정립된 어린이들만을 위하고 어린이들만 보는 문학이라는 관념이 우세를 점하면서 오늘날까지 아동문학은 여전히 그 맥을 이어오고 있었다.

중국 조선족아동문학은 재래의 사전식 이론정립을 깃발로 삼고 조선족아동문학작가와 작품의 흐름새를 피력하면서 조선족아동문학의 진영을 구축해왔는바 중국과도 한반도와도 유럽과도 일본과도 다른 소위 조선족특색이 있는 아동문학만을 고집하였다. 그 고집의 근본이 되는 점이란 장르 획분에서의 차이점일 뿐 아동문학이라는 개념정립에는 사진식 그대로의 답습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조선족아동무학진영에도 아동문학의 개념정립으로부터 장르 획분에까지 질의가 일어나면서 사전식 이론에 대한 개량의 필요가 쟁점으로 부상되고 있다.

상기의 문제를 해결점은 어디서 어떻게 찾아야 할 것인가?

우선 성인문학과 아동문학에 대한 인식부터 정확히 가져볼 필요가 있다.

성인문학이란 딱 성인만 보는 것이 아니라 어린이들도 볼 때가 있는데 그것은 어린이들에게도 가끔씩 성인다운 일면이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어린이들의 마음연령은 육체연령보다 훨씬 키가 커 있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이런 결론도 도출하게 되는 것이다.

성인문학은 무릇 성인다운 마음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알맞게 창작된 예술성 높은 모든 문학작품이다.”

반면에 아동문학작품 역시 이런 결론을 도출해낼 수 있게 된다.

아동문학은 무릇 어린이다운 마음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알맞게 창작된 예술성 높은 모든 문학작품이다.

여기에서 유의할 점은 어린이다운 마음이라는 구절이다. 어린이다운 마음이란 바로 동심(童心)이라는 뜻이다.

허구한 세월을 세상은 동심이란 바로 어린이의 마음이라고만 인정해왔다. 그러나 인류정감의 발전법칙의 차원으로부터 동심이란 어른들에게도 존재하는 것이라는 것에 일치를 가져오면서 동심이란 더는 어린이의 마음뿐이 아닌, 어린이다운 마음이라는 결론으로 낙인찍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사전식 해석은 개정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폐단이 교조적으로 학술계와 문학도들에게 혼란을 조성하여 국제 아동문단에 혼돈의 그림자를 던져주기도 하였다.

하지만 작가와 학자의 사명은 그 시대에 물젖어 살면서도 밝음을 향하여 시대를 끌고 가는 선각자임에 틀림없다고 해야 할 것이다.

영국의 동화작가 조앤.K.롤링은 기성관념의 벽을 무너뜨리고 해리포터라는 작품을 써내어 마환동화의 경전으로 빛발 쳤으며 영국의 소설가 톨킨이 쓴 판타지동화 반지의 제왕해리포터와 쌍벽을 이루면서 세계전역에 돌풍을 불러일으켰다.

일본의 낭만화가 도산명(鸟山明)의 격투(格鬪)동화 용구슬(七龍珠)과 수총지충(手冢治虫1928.11.3.-1989.2.9.)테비아퉁무(铁臂阿童木-1955.4.5)는 당시 세계 1위의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미국의 동화작가 한나·마버라가 쓴 미키와 오리의 모험기역시 세계 1위의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이러한 작품들은 모두가 사전식 아동문학의 개념정립의 한계를 벗어나 실재의 모범을 보이고 있는 작품들이었다.

낡은 이론의 한계를 벗어나 시대의 발전에 걸맞는 아동문학, 그것이 열린 글로벌시대에 알맞은 예술의 경지임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3. 아동문학의 장르 획분

 

한국현대문학대사전(2004. 2. 25., 권영민)에는 이렇게 밝히고 있다.

문학의 장르(genre)는 문학의 사회 문화적 또는 역사적 실체로 등장하는 여러 가지 작은 갈래의 문학 형태를 말한다. 문학에서 서정적 양식, 서사적 양식, 극적 양식 등은 각각 시대와 여러 문화에 걸쳐 가장 보편적이며 지속적인 속성을 드러낸다. 이들 문학 양식은 여러 가지 다양한 하위의 역사적 장르로 형상화되어 특정한 언어를 기반으로 문학사에 등장하게 된다. 문학의 장르는 그 소재와 형식의 구성 방법에 따라 각각의 특징이 규정된다. 이것은 고정 불변하는 것이 아니라 시대적으로 변화하며, 공간적으로 특정의 지역이나 민족에 따라 그 형태나 구조가 달라지기도 한다.”

문학의 하위개념으로서 장르 획분은 대체적으로 유사한 경향을 가진 작품들을 분류하여 명명하는 것일 뿐이다. 여기서 명기해야 할 점은 장르 획분은 이론탐구와 창작의 참조를 도모하기 위하여 그 존재가치가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낮과 밤의 계선이 엄연히 분명하지 않듯이 장르 획분에 딱 분명히, 면도칼로 자르듯, 이렇게 하면 소설이요, 저렇게 하면 안되오 하는 식의 설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자고로 장르란 시대적발전과 창작의 편의를 위하여 파생되거나 실족되는 경우를 거듭하였다. 일찍 문학의 원초장르는 가요에서 비롯되었고, 거기에서 시가 파생되었으며 또 그로부터 백화문이 산출되었다.

아동문학도 초기에는 민가에선 널리 유전되던 가요나 이야기들 가운데서 아이들에게만 걸맞는 것들로 수집, 정리하여 그것을 아동문학이라고 명명하게 되었다. 따라서 그 독자대상도 소년아동이라고 역점 찍게 되었다. 그러나 점차 시대의 흐름과 예술발전과 광범한 독자들의 감수성의 발전에 따라 아동문학은 더는 아동들만 위하는 문학이 아니라 동심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문학이라는데 초점이 모아지게 되었다.

그에 따라 장르 획분도 변화를 가져오게 되었다.

아동문학의 초기 장르는 성인문학의 시, 소설, 극의 3대 장르 획분법에 따라 동시, 동화, 동극으로 나뉘게 되었다. 여기에서 아동소설은 어린이들이 읽는 이야기라는 뜻에서 동화에 귀속시켰다.

말 그대로, 어린이들이 읽는 시는 동시, 어린이들이 읽는 산문화된 이야기는 동화, 어린이들이 읽는 극은 동극이었다.

여기에서 주의할 점은 동화는 어린이들이 읽는 산문화된 글이라는 광의적 의미라는 것이다. 동화에는 소설, 이야기, 우화, 수필등 많은 부문이 포함되었다. 훗날 거기에서 소설, 우화, 이야기, 수필이 독립되기도 하고 그냥 그대로 통 털어 동화라고 불려 지기도 하였다.

한국, 일본, 유럽 등 나라들에서는 광의적 의미에서의 동화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으며 개별적으로 세분하여 소설, 이야기, 우화등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중국과 조선에서는 아동소설, 동화, 이야기, 우화등으로 무조건 세분하여 명명한다. 그런데 류개념으로서의 동화를 중국과 조선에서는 종개념으로 사용하면서 환상과 과장을 통한 동심의 이야기만을 동화라고 명명하여 국제적 물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중국 조선족아동문학도 중국식 장르 획분법을 무조건 그대로 따라 하고 있다.

이는 어찌 봐도 타당하지 못한 것이라고 본다.

이를테면 사람이라고 하면 흑인, 백인, 갈색인, 황색인이 있고 남자, 여자, 어린이, 어른이 있기 마련인데, 거기에서 황색인종만 사람이고 그담 인류는 다른 이름으로 명명해야 한다는 억지와 마찬가지 이치가 되는 것이다.

시대의 발전에 따라 장르 획분과 그 명명도 달라질 수는 있지만 류개념과 종개념의 구별을 혼동하지는 말아야 한다.

 

 

4. 작품에 체현되는 등장인물과 스토리의 경지

 

산문의 경우 작품의 경지는 등장인물을 토한 스토리의 전개를 통하여 이룩된다. 때문에 한편의 소설이든 동화든 등장인물의 설정과 스토리흐름은 사뭇 관건적인 요소가 된다. 이런 이치는 문학에 내공 있는 작가라면 거개가 무난히 해결해나가는 기본공으로서 더 거론 할 필요가 없겠지만, 분명 작품은 되었음에도 이를 두고 문단의 쟁명은 그침이 없다.

그렇게 되는 원인을 파헤쳐보면 작가의 미학관과 세계관과 지식관에 그 답안이 있음을 어렵지 않게 찾아낼 수 있다.

세상에 대한 작자의 인지도(認知度)는 작품이 체현하는 경지의 여하를 결정짓는다. 자고로 세상에 대한 작자의 태도는 나라와 지역과 민족에 따라 각이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

동화를 사례로 살펴보기로 한다.

일본동화의 경우, 어려서부터 남에게 지지 말고 강하게 살아야 한다는 이념의 지배하에 거개의 작품들은 무용(武勇)을 뽐내는 내용들로 충만 되어 있다.

일본동화 모모타로(桃太郎)”의 스토리 경개는 다음과 같다.

 

한 할머니가 빨래를 하다가 강에서 떠내려온 커다란 복숭아를 건져 반으로 잘랐더니 귀여운 남자아이가 들어있었다. 노부부의 사랑을 받으며 씩씩하게 자란 모모타로는 도깨비()가 사람들을 괴롭힌다는 말을 듣고 할머니가 만들어 주신 수수경단을 가지고 도깨비를 물리치기 위한 여행을 떠난다.

도중에 개, 원숭이, 꿩을 만난 모모타로는 수수경단을 주며 부하로 삼았고 도깨비가 사는 마을에 도착해 부하들과 함께 그들을 물리친다. 모모타로는 도깨비가 약탈해 간 보물을 가지고 돌아와 할머니, 할아버지와 행복하게 살았다.

 

또 한편 살펴보기로 하자.

동화 잇슨보시(一寸法師)”의 경개는 다음과 같다.

 

아이가 없는 부부가 신에게 기도한 뒤 아들을 낳았는데 키가 1(一寸. 3cm) 밖에 되지 않았고 몇 년이 지나도 자라지 않아 잇슨보시라고 불리게 되었다. 어느 날 잇슨보시는 부모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무사가 되기위해 수도인 교토(京都)에 가기로 결심한다.

잇슨보시는 지푸라기로 만든 칼집에 칼 대신 바늘을 넣은 다음 밥그릇 배를 타고 강을 따라 여행을 떠났다. 이윽고 교토에 도착해 한 대갓집에서 일하게 된 잇슨보시는 그 집의 아가씨와 신사에 참배하러 가다 도깨비의 습격을 받았는데 그만 도깨비가 잇슨보시를 삼켜버리고 말았다. 뱃속에 들어간 잇슨보시는 바늘로 살을 찔렀고 너무나 아팠던 도깨비는 잇슨보시를 토해내고 산으로 도망쳤다. 잇슨보시는 도깨비가 두고 간 요술 방망이를 써서 6(182cm)의 훌륭한 젊은이가 되었고 아가씨와 결혼한 뒤 행복하게 살았다고 한다.

 

이외에도 세계 전역에 돌풍을 불러일으킨 도산명(鸟山明)의 격투동화 용구슬(七龍珠)과 수총지충(手冢治虫, 1928.11.3.-1989. 2. 9.)테비아퉁무(铁臂阿童木, 1955. 4. 5.)를 비롯한 많은 동화들은 치고 박고 죽이고 하는 처절한 싸움장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으로 특징지어진다.

한반도 동화의 경우, 한반도 최초의 동화작품 마해송(본명 상규, 1905~1966)바위나리와 아기별을 살펴보기로 하자.

 

남쪽나라 바닷가에 바위나리라는 빨강꽃, 파랑꽃, 노랑꽃, 흰꽃 등 영롱한 오색 꽃이 피어난다. 바위나리는 나무도 새도 풀도 없는 쓸쓸한 바닷가에서 세상에 제일 가는/어여쁜 꽃은/그 어느 나라의 무슨 꽃일까/먼 남쪽 바닷가/감장돌 앞에/오색 꽃 피어 있는/바위나리지요라는 노래를 날마다 부르고 울기도 하며 애타게 동무를 부른다.

그러던 어느 날, 밤이면 남쪽 하늘에 맨 먼저 뜨는 아기별이 그 울음소리를 듣고 별나라 임금님께 다녀오겠다는 말도 하지 않고 바위나리를 찾아 내려온다. 어느덧 바위나리와 아기별은 정이 든다.

잠깐 동안만 달래주고 돌아가려던 아기별도 바위나리가 아름답고 귀여워 이야기도 하고, 달음박질도 하고, 노래도 부르고, 숨바꼭질도 하면서 밤 가는 줄도 모르고 놀다가 새벽이 되어 하늘 문이 닫히기 전에 하늘나라로 돌아가지만 밤이 되면 또 바닷가로 내려온다.

그러던 어느 날, 바위나리는 병이 들고 아기별은 밤새 바위나리를 간호하다 그만 하늘에 올라가는 시간을 놓쳐버린다. 하늘의 임금님은 밤마다 아기별이 나갔다 오는 것을 알고 외출 금지령을 내린다.

기다림에 지친 바위나리는 마침내 모진 바람에 바다로 휩쓸려 들어가고 밤마다 울던 아기별은 하늘에서 쫓겨나 지상으로 떨어진다.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아기별이 풍덩실 빠져 들어간 곳은, 오색꽃 바위나리가 바람에 날려 들어간 바로 그 위의 바다였다. 지금도 물이 깊으면 깊을수록 환하게 밝게 보이는 것은 한때 빛을 잃었던 아기별이 다시 빛나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환상적 탐미성(眈美性)이 강한 작품으로 순정적인 내용의 양식을 보여 주는 것으로 특징지어진다.

이외에도 한반도의 아동문학은 남, 북을 통털어 아름답고 선량하고 착한 심성으로 자라야 한다는 사상으로 관통되어있는 것이 특색이다. 그런데 그런 특성이 지나치게 팽창하면 작중인물을 몽땅 동곽선생과 같은 나약한 존재로 전락시키는 경향에로 전락하게 되는 결함도 잠재하고 있음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중국동화의 경우, 중국 최초의 창작동화작품을 쓴 엽성도(葉聖陶, 1894~1988)허수아비를 살펴보기로 하자.

엽성도는 서양 아동문학의 전형적인 틀을 벗어 버리기로 결심하고 어린이에 초점을 맞추어 동화를 쓰면서 아이들의 깨끗하고 맑은 심성, 순진하고 따뜻한 내면 풍경을 다룬 이야기들로 창작활동을 펼쳐왔다. 동화 허수아비의 경개는 다음과 같았다.

 

들판에 서 있는 허수아비는 가족을 잃고 해충 탓에 농사를 망쳐 버린 할머니, 병든 아이를 눕혀둔 채 한밤중 고기잡이에 나선 어부, 도박 빚에 팔려갈 위기에 놓인 여자 등 허수아비가 목격하고 있지만 논밭에 박혀 움직일수 없기에 눈뜨고 보기 괴로운 상황 앞에서 괴로워 한다.

 

엽성도 이후 장천익(張天翼)의 장편동화 대림과 소림”, “보물 호리병을 비롯한 많은 동화작품들은 집단의 지혜와 힘을 칭송하는 경향에로 리얼릭한 현실제재를 토대로 환상과 과장을 펼쳐 보이는 것으로 특징지어진다.

이와 같이 시대적으로 나라와 민족에 따라, 또 작가의 인지관(認知觀)의 구별에 따라 작품에서 노리는 등장인물과 스토리의 흐름이 판정 나게 되는 것이다.

위에서도 언급했다 싶이 작가의 미학관과 세계관과 지식관은 각이하며 그로 인해 그려지는 작품의 경지도 각기 부동할 수밖에 없게 된다.

중국 조선족아동문학은 중국의 한족아동문학과 더불어 그 영향을 직접 받으면서 한시기 군단적(群團的) 발전을 하여왔다. 그리하여 등장인물설정과 스토리 구성에서도 일정한 틀을 만들어 그것으로 작품을 예속하는 경향도 뿌리 깊게 내리고 있다.

이를테면 승냥이, 여우, 뱀 같은 것은 사악한 것의 대변물로, 토끼, 사슴, 노루같은 같은 선량한 것의 대변물로 등장시키는 것과 같은 것이다. 스토리 경개도 권선징악, 선과보응의 기성관념에 따라 스토리를 깎아 맞추어야 하는 것과 같은 것이었다.

그러나 아동문학의 본격발상지인 유럽 여러 나라들에서는 상기의 관습을 의식하지 않고 자유분방한 스토리의 전개를 무랍 없이 펼치면서 등장인물의 자유로운 선택과 변이를 서슴없이 진행하여 오고 있다.

때문에 유럽의 아동문학은 아시아 아동문학보다 거개가 활발하고 파격적이며 생기발랄한 특점을 듬뿍 지니고 있는 것도 승인하지 않을 수 없는 사실이다.

 

 

나가는 글

 

오늘날 아동문학은 글로벌시대 열린 아동문학이다. 한 개 지역에만 국한되어 지역성특징만 고집할 때가 아니다. 드넓은 우주공간에서 지구촌이라는 이 울타리를 벗어나 가상공간이라는 이차원(異次元)의 세계를 넘나들면서 꿈으로 아롱진 동심세계를 활짝 꽃펴나가야 할 사명이 아동문학가들에게 주어지고 있다.

모든 동심에 살고 있는 세상 사람들에게 황홀하면서도 아름답고 숭고한 자극을 창출해내어 우리 사는 이 세상을 동심으로 빛나는 삶의 낙원으로 꾸려가는 것이 아동문학가들의 꿈이고 희망이다.

이제 그 꿈과 희망을 아동문학이라는 이 장르에 담아 명멸하는 우주의 대문을 활짝 열고 박차를 가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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