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규 약력: 
김영규 약력: 현 상해외국어대학교 동방어대학 부교수, 연변대학 조선언어문학연구소 석사, 한국정신문화연구원 박사.  공저: 중국조선족문화사대계·『민속사』, 논문 「중국초기창조사와 한국’창조’파문학비교연구」,「김조규 모더니즘 시 일고찰 」등.

“사물놀이”가 확실하게 조선족 전통 타악으로 중국에 “널리” 알려진 것은 아마 2019년 11월일 것이다. 그해 11월 17일 저녁, 중앙TV 제2채널의 프로 《매력의 중국 도시》 제3집을 통해 ‘연변 편’이 방송을 타면서 “사물놀이”가 소개되었다. 이날 프로에서 “아침은 연변에서, 점심은 조선에서, 저녁은 러시아에서” 먹을 수 있는 독특한 지리 환경과 관광자원을 소개했는가 하면 중화 10대 명산인 장백산과 함께 연변의 청신한 공기, 해란 강반의 유기 입쌀을 자랑했으며 맛깔진 조선족 민속 특색 음식을 추천했고 독특한 조선족 가무의 문화 내포 그리고 열정적이고 자유분방한 연변 인민의 인정 세태를 전국에 홍보했다. 또한 한 음악 전문가가 등장하여 “사물놀이”는 “장고, 북, 꽹과리, 징으로 구성된 조선족 전통적인 타악으로서, 신나는 음악이라고 소개하였다.” 필자가 알기로는 “사물놀이”는 한국에서 기원한 것인데, 언제부터 조선족의 전통 타악이었는지?……

“사물놀이”란 꽹과리, 징, 장구, 북 등 네 가지 농악기로 연주하도록 편성한 음악, 또는 이러한 편성에 의한 합주단을 말한다고 한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 사전에 따르면 원래 사물(四物)이란 불교의식에 사용되던 악기인 법고(法鼓)·운판(雲板)·목어(木魚)·범종(梵鐘)을 가리키던 말이었으나, 뒤에 범패(梵唄)의 바깥 채비 소리에 쓰이는 태평소·징·북·목탁을 가리키는 말로 전용되었다. 그리고 다시 절 걸립패의 꽹과리·징·장구·북을 가리키는 말로 전용되어 오늘에 이른다.

이러한 편성에 따른 음악은 1978년 2월 최초로 《사물놀이》라는 이름으로 창단된 연주 단에 의해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김용배가 제안 창단하고 심우성이 이름 지어 부르기 시작한 《사물놀이》 풍물패가 연주를 한 것이 사물놀이의 시작이다. 당시 《사물놀이》 멤버는 김덕수 (장구), 김용배 (꽹과리), 이광수 (꽹과리, 비나리, 북), 최종실 (북, 징), 강민석 (징) 등이었다. 당시 이들의 농악을 다루는 연주 기량은 아주 뛰어났고, 농악을 무대 용 음악에 알맞게 효과적인 방법으로 구성하였다. 그래서 농악의 생동하는 음악성과 치밀한 연주 기교는 상당한 반응을 일으켰고, 해외 연주활동을 통하여 국제적인 명성을 얻기도 하였다.

이처럼 “사물놀이”는 분명히 1978년 2월 김덕수 등에 의해 한국에서 만들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조선족 전통음악과 연결시키는 것은 어딘가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 통상 중국과 한국은 같은 유교문화권이라서 비슷한 문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당연지사이다. 그런 원인으로 한국의 안방 드라마가 중국 시청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것도 유교문화의 배경이 깔려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이런 유교 문화로 하여 수년 전에는 “단오제” 때문에 중한 네티즌들이 설전을 벌이던 일이 떠오른다. 사실 중국 단오제와 한국의 강릉단오제는 내용적으로 큰 연관은 없다. 강릉단오제가 중국 단오제를 그대로 베껴 쓴 것도 아니고, 중국 단오제와 달리 강릉단오제는 음력 4월 5일부터 5월 7일까지 강원도 강릉지방에서 대관령서낭을 제사하며 산로의 안전과 풍작·풍어, 집안의 태평 등을 기원하는 마을축제이다. 그 내막을 잘 모르는 부분 중국의 네티즌들은 심지어 지금까지도 한국이 “문화침략” 한다고 까지 한다.

우리와 한국은 또한 동족이다. 그리하여 많은 면에서 전통 문화를 공유하고 있다. 그렇지만 우리는 한민족이지만 필경 서로 다른 나라에서 살고 있고, 같은 민족이면서도 서로 다른 문화를 갖고 있는 민족이기도 하다. 우리 사이는 어떤 기준에 의해서, 예를 들면 광복이라는 대사변을 기준으로 또는 중화인민공화국의 건국을 기준으로 전통과 현대를 분명하게 갈라 놓을 필요가 있다. 건국 전이면 그 전통은 공유할 수 있으나, 건국 후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말하자면 서로 완판  다른 사회에서 다른 문화 속에서 살고 있기에 서로의 문화를 공유할 수 없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한국의 “사물놀이”는 우리의 전통이 될 수 없으며, 우리의 것이 아니다. “사물놀이”를 우리 전통 문화로 보는 시각은 옳지 않다. 문제는 전통문화에 대한 공유가 당연시 되면서 오늘에 와서 우리는 그 공유의 폭을 가끔 넓히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서로 얼굴을 붉히거나 논쟁을 하거나 서로 질책을 하는 등 일들이 발생하군 하였었다. 애매모호한 그 경계들을 확실하게 갈라놓지 않으면 더더욱 많은 사람들이 진실을 모르게 되어 안타깝다. 그래서 요즘은 누가 또 난타도 우리의 것이라 할까 봐 더럭 겁이 난다.

(주: “연변 편”에서 연변 가무단 단장님이 프로에서 이렇게 해석을 한다. 四物乐这种艺术,它是一种传统的朝鲜族打击乐器的表演项目。这个是长鼓、圆鼓、大锣、小锣、那么,这四种乐器按照朝鲜族传统,用长短的形式把它组合在一起,形成了一种非常愉快的音乐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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