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민준 명예문학박사
소민준 명예문학박사

<인터뷰>

 

수필가 손민준 명예문학박사를 만나다

 

음악이 젖은 가슴을 위로해 준다면 문학은 슬픈 영혼을 위무해 준다. 수필을 인간 구원이라고 전제하면 인간들이 창조한 가장 심오한 예술이며 인간들의 갈망을 실현시키는 이상향이다. 그렇기 때문에 고단한 삶의 버팀목 역할을 하는 수필은 절차탁마로 문자 예술의 지평을 확대 ․ 심화한다.

손민준 수필가가 ‘흰 눈 속에 꽃이 있다’를 상재하고 이번에 명예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아울러 ‘21 대한민국 문학대상’ 수필부문 대상과 ‘제14회 환경문학 대상’ 수필부문 대상을 수상하는 겹경사를 맞았다.

그에 의하면 ‘수필은 인간과 인간 사이에서 무너진 관계를 다시 일으켜 줄 뿐만 아니라 이해의 다리를 놓아주어 서로 간에 오고가는 소통의 통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또한 ‘수필의 힘은 사람이 사람에게 보내는 따뜻한 미소인 동시에 안아주는 넓은 가슴이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손민준 수필가의 글들이 수필로서 가치성이나 금언ㆍ잠언ㆍ격언ㆍ경구의 역할이 궁금하다. 삶에서 본 것과 직ㆍ간접 체험들을 모아서 수필집 ‘흰 눈 속에 꽃이 있다’를 상재한 명예문학박사인 손민준 수필가와 아래와 같이 인터뷰를 갖았다.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먼저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평소에 운동을 좋아하고 독서를 멀리했던 제가 어쩌다 다른 사람의 글을 읽게 되면 글 쓰는 건 작가의 몫이지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 여겨 크게 감동을 받지 못했습니다. 바쁜 일상에 쫓겨 동분서주하며 현 시대를 살아갈 때 세상은 나하고 상관없이 잘 돌아가고 세월은 뒤 한번 돌아보지 않은 채 야속하게 지나갔습니다. 어언 반백의 나이를 넘어 소설책을 가끔 읽던 제가 어느 순간 가슴 뛰는 일이 없을까, 고민하던 중 영화 ‘세상에서 가장 빠른 인디언’의 대사가 떠올랐습니다. “가야 할 때 가지 않으면 가고 싶을 때 갈 수 없다.” 였습니다. 이 말은 곧 제게 ‘써야 할 때 쓰지 않으면 쓰고 싶을 때 쓸 수 없다.’ 는 말로 바뀌어 나의 마음을 흔들었습니다.

독학으로 공부를 시작한 이후로 한동안은 포기하고 싶은 생각도 있었지만, 그때마다 생각하고 또 생각하며 포기 하지 않았습니다. 나는 점점 더 생소한 문학에 발을 담그게 되었고 설레는 마음으로 글을 쓰고 책을 읽으며 문학에 빠져 들었습니다. 나의 언어가 독자에게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어쩌지 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꾸준히 앞만 보며 달렸습니다.

등단작은 2019년 수면 위의 향기와 노잣돈 작품으로 공무원 문학 신인상을 받고 등단했습니다. 현재 하고 있는 일은 열방 공인중개사무소 대표입니다. 부동산 활동이 법을 어기지 않고 법의 테두리 안에서 적법하게 이루어 줘야 한다는 소신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균형이 잡힌 상태로서 사회의 제 세력이나 계층 중 어는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이는 공정과 불공정 또는 옳음과 그름에 적용되는 개념으로 사회 정의를 고려한 개념의 공평성·평등성·분배적 정의라고 생각합니다. 부동산 소유와 부동산 이용에서 발생하는 이익의 분배는 사회 전체의 관점에 형평성이 존재해야 합니다. 형평성의 원리는 효율성의 원리와 대응되는 것이 공적 주체라 생각합니다.

 

▶ 이번에 박사 학위를 받으셨다는데 어떤 박사를 받으셨는지요?

▷ 네, 명예문학박사名譽文學博士 학위를 받았습니다. 아시다싶이 명예문학박사는 소정所定의 문학에 많은 공헌을 하였다고 인정되는 사람에게 수여하는 학위지요. 한국전문직업재능인증위원회와 한국전문직업재능교육대학원에서 받은 박사학위입니다. 학위에 걸맞는 수필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어깨가 무겁습니다.

 

▶금년에는 겹경사를 맞으셨더군요. 최근에는 어떤 상을 수상하셨는지요?

▷ 얼마 전에는 ‘제2회 인창문학대상’을 받았습니다. 그것이 계기가 되었는지 금년에는 ‘대한민국 문학대상’ 수필부문 대상과 ‘환경문학 대상’ 수필부문 대상을 연거푸 받았습니다. 운이 좋았지요. 상이란 동전의 양면성과 같아 앞면이 잘했다는 칭찬과 격려라면 뒷면은 더 잘하라는 독려이자 채찍 같은 것입니다. 앞으로 좋은 수필을 열심히 쓰겠습니다.

 

최근에 수상하신 ‘21 대한민국 문학대상’ 수상작에 대헤서 말씀하신다면?

▷ 수상작 제목은 수필 ‘어머니의 발톱’입니다. 내용은 유년 시절 어머니가 저의 작은 발을 조심스럽게 잡고 발톱을 잘라줬던 추억과 가족의 생계를 위해 왕복 16km를 걸어서 땅콩 공장으로 매일 출근하는 어머니의 발을 오버랩 시킨 내용인데요. 어머니의 발은 퉁퉁 불고 발톱은 희다 못해 핏기를 잃었습니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 고군분투孤軍奮鬪하던 어머니를 생각하면 나도 모르게 용기가 나고 힘이 솟았습니다. 그런 점을 심사위원들이 높이 평가해 준 것 같습니다.

 

다른 문학상을 수상하셨다는데?

▷ 제15회 향촌문학대상 수필부문 대상을 받았습니다. 등단자로 최근 5년 이내에 출간한 작품집에서 선정되었습니다. 향촌문학회는 창립 34주년이 됐습니다. 심사평에서 손민준의 수필세계는 현재와 과거를 넘나드는 여유가 있고 유․무형의 꿈과 가치를 느낄 수 있다는 과분한 칭찬을 받기도 했습니다. 권위 있는 상이라고 생각하니 자존감이 높아집니다. 뿐만 아니라 제14회 환경문학대상 전국대회 수필부분에서 대상을 받았습니다. 시상식은 지난 12월 21일 화요일 오후 3시 30분 서울 ‘명보아트홀’에서 수상자와 축하객이 참가한 가운데 코로나19와 오미크론으로 철저한 거리두기는 물론 사전예방조치를 한 후 행사를 했습니다. 저의 글들 가운데 환경보전과 자연보호에 관한 것들을 높이 평가해 준 것 같습니다. 이제는 환경보전이나 자연보호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었습니다. 너나 할 것 없이 앞장서 솔선수범할 때입니다. 연이은 수상은 개인적으로 영광입니다.

 

▶ 지금부터는 문학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작가님이 생각하는 수필이란 어떤 것인지요?

▷ 수필은 원래 인격이나 문장이 원숙한 경지에 들어가서야 쓰이는 문학이라고 합니다. 전문가만이 쓰는 글이 아니므로 누구나 쓸 수 있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따로 형식을 취할 필요 없이 연필 가는 대로 쓰는 글입니다. 경계해야 할 덕목은 자기 자랑이나 신변잡기가 주를 이루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피천득의 수필 ‘인연’을 보면 수필의 전범이라는 것을 확연히 알 수 있습니다. 저 역시 그런 수필을 쓰려고 부단한 노력 중 입니다.

 

▶ 수필집 ‘흰 눈 속에 꽃이 있다’를 소개하신다면?

▷ 제1장 ‘수면 위의 향기’, 제2장 ‘바늘의 무게’, 제3장 ‘석자의 시린 칼’, 제4장 ‘달빛 품은’, 제5장 ‘여름과 겨울 사이’로 총 52편의 수필이 실려 있습니다. 서평을 쓴 장석영 출판과 문학 편집주간은 ‘가슴이 따뜻해지고 머리가 시원해지는 수필들이라고 칭찬을 해 주었습니다. 특히 파란마음 하얀 마음은 삶의 긍정적인 지표가 되고 미래에 대한 희망이라고 호평했습니다. 고맙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합니다.

 

본인의 수필집을 어떻게 보시는지요? 자평을 하신다면?

저는 대학교에서 문예창작이나 국문학을 전공하지 않았습니다. 흔한 문학교실, 평생교육원 등에 가본 일이 없습니다. 순전히 독학으로 수필공부를 했습니다. 따라서 이론적으로 정립된 것도 아니고 정통성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자신의 작품을 자평한다는 것은 쑥스런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평가는 오직 독자들의 몫이기 때문에 독자들에게 맡길 뿐입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열심히 쓰고 발표함으로서 독자들에게 위로와 위안을 줘야한다는 것이 저의 소신입니다.

 

평소에 수필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요? 본인의 수필관을 말씀하신다면?

수필에 대한 저의 생각은 두 가지입니다. 한 가지는 인간에 대한 글쓰기이며 또 한 가지는 자연에 대한 글쓰기입니다. 전자는 삶에 대한 관심이 주종을 이루기 때문에 나의 내면과 주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많습니다. 후자는 자연에 대한 글로 심미적 ․ 추상적 ․ 비유적 형태를 띤 수필들입니다. 말하자면 두 방향을 설정해두고 수필을 쓴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명확히 구분하지는 않습니다. 인간과 자연의 경계를 가른다는 것은 무의미하거나 부적절 할 수 있습니다. 따지고 보면 인간은 자연의 일부이고 자연은 인간을 포함하고 포용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어떤 카테고리 안에 자신을 가두지 않고 자유로운 수필을 써야 한다는 것이 저의 수필관이라고 말 할 수 있습니다.

 

▶ 수필을 잘 쓰는 비법 같은 것을 있으면 이번 기회에 공개하는 것은 어떤지요?

▷ 영어나 수학 같은 도구교과는 일정한 패턴이나 공식이 있지만 수필은 그렇지 않습니다. 오직 노력뿐입니다. 조언을 한다면 자신의 '롤 모델Role model'을 정하고 일정기간 그 작가의 작품만 섭렵하는 것입니다. 여러 작가의 작품으로 수필공부를 하다보면 혼돈스럽기 때문입니다. 작가마다 스타일이 다르고 표현법이 다르기 때문에 자기 글에 대한 방향 잡기가 어렵습니다. 자신의 롤 모델을 따라가다 보면 다른 작가의 글이 보이고 나름대로 좋은 글을 쓸 수 있습니다. 한 마디로 말한다면 열심히 읽고 열심히 써야 한다는 것입니다.

 

▶ 앞으로 어떠한 계획이 있으신지 말씀해 주신다면?

▷ 네, 내년 2022년은 호랑이의 해인 임인년壬寅年이에요. 범의 기운을 받아 힘차게 쓰고 또 쓰겠습니다. 또 다른 수필집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좋은 수필집을 위해서 많은 수필 공부와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기대해도 좋습니다.

 

▶ 이상으로 인터뷰를 마치겠습니다. 건필하시기 바랍니다.

▷ 감사합니다. 건강하십시오.

                                                   인터뷰 : 정성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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