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백 법무법인 안민 변호사
이사백 법무법인 안민 변호사

날이 더워진다. 추웠던 겨울이 어제 같은데 벌써 여름을 목전에 두고 있다. 특히 한낮에는 30도에 육박하는 기온에 올여름은 얼마나 더우려나 싶은 걱정마저도 든다. 물론 아직 습도가 높지 않고 아침과 저녁에는 기온이 확 낮아지는 일교차 큰 날씨가 이어지기 때문에 감기를 조심해야 할 시기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5월 중순에 이 정도로 더우니 양복을 입고 전국의 법정을 다녀야 하는 변호사들로서는 꽤 고역인 시기가 이르게 시작된 셈이다.

사람들의 옷차림이 점점 얇아지지만, 법정에 출석하는 변호사는 정장 차림에 넥타이까지 매야 하니 그 고통이 더욱 배가된다. 특히 법무법인 안민은 한국에 체류하는 외국인들의 사건을 주로 다루다 보니 외국인들이 주로 밀집한 지역뿐 아니라 지방 각지로 출정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지방 출정을 위하여 보통은 기차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빠르므로 선호되지만, KTX가 연결되어 있지 않은 지역에는 고속버스를 이용하고는 한다. 최근 원자재가격의 상승으로 과거에는 시원하게 틀어주었던 에어컨도 아껴 틀고는 하니 지방재판을 하러 갔다가 돌아오면 진이 빠져 맥주 한잔의 생각이 간절할 때가 많다. 그래서일까 최근에 술자리를 목적으로 하는 모임이 자주 있다.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완화되고 실외에서는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는 등 코로나로 우울했던 시기가 지나가고 있는 듯 보인다. 아직 코로나가 종식된 것은 아니지만 그 두려움이나 경계심이 많이 완화된 것은 확실하다. 계절적 요인과 심리적 요인이 결합하여 오프라인 매장의 매출 증대가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뉴스를 접하고, 소상공인들의 힘든 시기가 끝나가는 것처럼 보여 다행이란 생각이 드는 동시에 밤거리를 걷다 보면 술에 취해 소란을 부리는 사람들을 점점 더 많이 목격하게 되어 우려되는 부분도 분명 있다.

회사나 거주하는 곳의 위치가 유흥가 주변이라 이런 경우를 더욱 자주 목격하게 된다. 한 날은 한 무리의 사람들이 길거리에서 서로 엉겨 붙어 밀고 당기는 모습을 목격하기도 했다. 단순히 생각하면 술 먹다가 싸움이 붙고 서로 밀거나 당기거나 하는 수준의 일들은 일상적으로 일어날 수도 있다. 문제 삼지 않으면 문제 되지 않을 일이다. 그러나 형사적인 문제로 발전하게 된다면 상당히 큰 곤욕을 치르게 될 수 있다. 단순한 싸움도 폭행죄가 될 수 있으며, 싸움에서 피가 나거나 코뼈가 부러지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니 상해죄나 폭행치상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제2조에 규정된 공동폭행이나 상해 등은 형법에서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될 수 있으므로 더욱 주의를 요한다.

과거에는 쌍방 폭행이 발생한 경우 서로 좋게 합의하고 넘어가는 경우도 많이 있었으나 이제는 시대적 분위기가 달라졌다. 작은 사건도 결코 쉽게 넘어가지 않는다. 형사적인 문제로 재판정에 서게 되는 경우에 많은 이들은 운이 없었다거나 이 정도 일로 이렇게까지 될 줄 몰랐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러나 단순히 운이 없어 재판정에까지 서는 경우라고 생각하는 것은 금물이다. 사회가 고도화되면서 법과 원칙대로 모든 것이 처리되기 때문에 절대로 폭행 시비에 얽혀서는 안 될 것이다.

특히나 외국인 중 체류자격이 만료되었음에도 계속해서 한국에서 체류하는 소위 불법체류자인 경우에는 경미한 사건만으로도 즉시 외국인보호소에 보호 조처되고 강제 출국당할 수 있으며, 체류자격을 가지고 체류하는 외국인이라고 할지라도 일정 수준의 벌금형 이상을 받게 되면 체류자격의 신청이나 갱신에 문제가 생길 확률이 매우 높다.

법률적인 문제를 다루다 보면 종종 안타까운 감정을 느낄 때가 많이 있다. 의뢰인들을 내 가족과 같이 생각하면서 그에 공감하다 보면 가끔 의뢰인의 순간적인 행동을 질책하고 꾸짖고 싶을 때도 있다. 그러나 의뢰인의 편에 서서 복잡한 재판절차를 함께하는 동반자로서 최대한의 노력을 다해야 하므로 그러한 감정을 억누르고 최대한 유리한 방향으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고민한다. 그리고 감사하다는 인사를 받을 때 큰 기쁨을 느낀다.

그럼에도 나는 모든 사람이 어떠한 법률적인 문제 없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생활하였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 있다. 의뢰인이 많고 적고를 떠나 그것이 우리 사회가 가야 할 방향이라고 굳게 믿는다. 곧 여름이 된다. 더위에 몸과 마음을 흐트러뜨리지 않고 법률적인 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려면 사소한 일에 화내지 말고 자신의 발전을 위해 땀 흘려야 한다. 오늘 저녁에는 시원한 맥주보다 더 시원한 냉수를 마셔야겠다.

법무법인 안민 전화 :  02-866-6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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