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2일

호텔에서 식사를 마치고 오늘의 목적지인, 크레이터 레이크 국립공원을 행하였다
미국 오리건주에서 유일하게 국립공원으로 선정된 크래이터 레이크는 7월이 가장 좋은 관광시기라니  이런 호재를 놓칠 수 없다.

울울창창한  잣나무 사이로 뻗어나간 도로를 따라 우리는 둬 시간만에 목적지에 도착하였다.

이번 여행길에 오른 우리 서울+미국 가족 7인
이번 여행길에 오른 우리 서울+미국 가족 7인

절벽 밑둥을가진 푸른 산에  폭 싸여 그 안에 깊숙히  자리 잡고 있는 지름이 10km 나 된다는 커다란 호수, 저 색깔을 뭐라고 할까? 파랑?  아니 훨씬더 진하고 짙은, 군청색? 색깔 표현을 가지고 이렇게나 고민을 해 보기는 처음이다. 하와이 바닷가에 가서 그 아름다운 해면의 색갈에 경탄한 적이 있다.  그러나 나는 바로 이것은 에메랄드색이다 라고 말했었다. 그런데 이번엔 이 짙고 아름다운 호수색에 분명힌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칼테라호의 황홀한 코발트 색상
칼테라호의 황홀한 코발트 색상

한참만에 오칼테라호의 황홀한 코발트 색상오 알았다, 품위 짙은 남색, 코발트 색! 호수를  한참 내려보다 머리를 들어 구름 한점 없는 이곳의 하늘을 보면 그 아름답던 창공의 파란색이 희미하게 보인다. 많은 파란 계렬의 색상들이 모두 무색해 지는 이 아름다운 호수는7700년 전에 높이 1000m 이상의 산 봉우리 전체가 회산 용암에 날려가 깊은 땅속으로 꺼지며 생겨난 칼데라 호라고 한다. 1902년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이  호수는 수심이 592m에 넓이가 605평방키로라고 한다 미국에서도 제일 깊은 호수로 그 수심이 592키로나 되며 그 수질의 청결함과  순수함이 세계1위 라고 한다. 엄청난 둘레길엔 곳곳에 관광입구가 있다.

호면으로 내려가는 그림같은  입구에서 서울 딸과 함께 
호면으로 내려가는 그림같은  입구에서 서울 딸과 함께 

여기까지 와서 저 호수 물을 손에 못 적셔보고 가면 아주 큰 유감으로 남을 것 같다고 한다. 그래서 호수 수면에 닿을수 있는 입구에 한참의 드라이브 만에  도착하였다. 적지않은 사람들이 오르 내리고 있었다. 게시판 설명보니 입구애서 수면까지의 높이가 무려 65층  층집 높이에 해당한단다 . 애들은 나만은 내려가지말고 위에서 쉬고 있으란다. 70이란 나이가 인식되는 시점이다. 나는 말없이 따라 내려갔다. 괜찮을까? 가볍게 내려가는 사람들에 비해 올라오는 사람들의 표정이 영 말이 아니다. 가슴팍과 등허리 티샤츠들이 땀에 푹 젖어 몸에 붙어있고 벌겋게 열에 찌든 얼굴들은 입을 벌린채 잔뜩 일그러져 있었다.

미국의 딸
미국의 딸
미국 딸의 친구
미국 딸의 친구

내림길도 점점 가파로워 졌다. 팔다리가 성하다고 은근한 자부심으로 고집스레 내려가던 나도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65층 높이를 다시 올라온다는 것은 절대 무시 할 수 없는 난제다. 젊은이들조차 저런데…괜히 애들한테 부담을 줄 수 있다.

딸애도 옆에서 그만  되돌아 올라가자고  졸랐다.  이제 한 십여 층 높이가 남았는데, 참 아쉽다. 내 이 나이에 무슨 신기록이라도 남겼음 하는 욕망이었는데, 과욕이 낭패를 불러올 수 있다. 한참 서서 머뭇거리던 나는 잡아끄는 딸애의 손을 잡고 되돌아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거 정말 장난이 아니다. 얼마 못가 숨이 헐떡이고 가슴이 뻐근해 나며  다리가 주저앉고 싶어진다.

올라가는 길은 이렇게나 다르구나.

젊은 미국 부부들이 열살 되나마나한 애를 앞새우고 또 몇살 안된 어린애를 목에 목마 태워 올라오는 모습을 보는 나는 혀를 내 두르지 않을 수 없었다. 나름대로 죽을 힘을 다해 입구로 다시 올라와 바위 위에 주저앉은 나는 나이는 못 속인다는 말을 실감한다. 호수가 물에서 좀 놀다 올라 올  애들을 기다리고 앉았다.

참 이상한것은 가벼은 여름 바람이 흐르고 7월의 태양은 은빛으로 작열하며 유객들은 모두 반바지 반티 차림인데 호수 주위 산등선과 봉우리엔 군데군데 눈얼음 무더가들이 하얗게 널려있는 것이다. 알고 보니 이곳 겨울은 눈이 너무 많이 와 관광 통로가 봉쇄되고 몇달 동안 언 얼음들은 이렇게  7월의  짧은 열기에는 확 다 녹아버릴 수가 없는 모양이다. 머리에 백설 모자를 쓰고  있는 녹음 짙은 청산은 품위있는 아름답고 도고한 황후같은 겔데라호와 어울려 멋진 운치를 발산하고 있었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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