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외 4수) 


오픈 받은 
생명과 물오른 욕망이 
피타고라스정리와 맞먹을 때
초탈 꿈꾸는 흰머리 연륜이 
부나비 기다림에 
모닥불 지펴 올릴 것이다 

입덧하는 장바구니
노천시장 가려 담는다 

추상어로 떠도는 도의 범람이
귀천구별 입찰시킬 때

떠나간 고갯마루에 
부엉새 울음이 밤 태우며 
시간을 녹이고 있다

어찌 할꼬 
돌아 누울수 없는 그리움 
고독이 죽음 들고 밀려 나온다 

텔레파시로 찾아온 
첫사랑의 퍼포먼스

산자와 죽은 자의 경계가 부서지면서 
두 강물이 바다에서 만나는 걸… 

 

길목에서


과연 무엇이 
때 아닌 어둠에  길 내는지 
침묵하는 먹물의 이유를 알 것 같다 

썰물과 밀물에 모대기던  
파노라마 회전이 
파란 만장한 삶 
펼쳐 보이고 가져갔다

원혼에 밑줄 긋는 
거멓게 멍든 몸체들 
손가락마다 꽃 피는 소리를 본다

빛살 집합이 날 밝힐때 
미완성사랑 싹트는 음색이 
고독에 길 묻는다 

가오리날개 해저 더듬어 
시간접어 올리는 사이길에 

삼보 일배 자벌레 숨결이 
녹슨 바다 일으켜 세운다 

 

여름


징검돌 일렁이는 산길에
불비 막아내는 
바람의 그림자 

호황 누리는
폭포와 부나비의 어눌한 걸작쇼 
자화자찬 입찰시킨다 

땅과 구름의 연장선 
때뻣이 하늘 들여마신 
생존 본능의 툰드라 가슴에 

꿈씨 몇알 파묻고 
우주의 노도에 실려
계절 건너 성숙의 꿈 길들여간다 

 

라이벌

 

재즈음 깃발이 
요동치는 경기장

설레임이
토해낸 배설물
어둠의 깊이를 잰다

세상을 둘러싼 
오르쿠스 운명은
안개의 영역…

저울추 비밀이 그 속에 
굉음 움켜쥐고 있다 

끝은 어드메일까 
신음에 기름 붓는 
어부지리 사명

하늘에선 
별들의 울음 굴러 떨어지고 

땅에선 
타임머신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망향 (望鄕)메아리 


정토에 뿌리내린 두잎사랑 
큰손에 끌리는 갈림길 
목걸이는, 만남의 불씨 가슴에 심어두었다 

훌쩍 커버린 세월 그리움은
바퀴 굴려, 세월을 뒤로 주름 잡는다  

신토불이면 어떠리 
우물가를 지키는 
신기루 파노라마가 하늘땅 들어 올린다

한발 두발 가까이, 더 가까이…
목덜미에 걸어준 무지개 굴레가 
불씨 한알 
싸틔우고 있었다

말이 없는 언어 앞에서 
속세 뛰어넘는 사랑의 전주곡 

동년의 간이역은 
그렇게 오로라 빛으로 저녁하늘 
물들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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