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
적막 노크하는 빗방울의 문안에
엎드린 밤이 등허리 타고
가슴 사이로 기어든다
알알이 일어서는 그리움의 흔적들
눈물로 싹 틔우며
토닥토닥 향기 익어가는
장밋빛 사랑
어둠이 거머쥔 추억의 솟대 끝에
난바다 파도 소리 귀 열어
소라가 입 연다
뚜우 뚜우…
하늘 갈라 터진 사이로
사분사분
꽃비가 내린다
* 2020년 10월 15일 한국여성소비자연합 문화예술부, 제52회 신사임당의 날 기념예능대회 장려상 입상작.
가을비
똑똑똑 문 좀
열어주세요
뚝뚝뚝 비방울
합창단 왔어요
윙윙윙 바람이
연주하며 응원 합니다
2. 뭐 입을까
옷장에 예쁜 옷들이
앞 다투어 줄 섰지요
하나 둘 하나... 제자리~ 섯!
색동저고리가 말해요
나는 아름다운 칠색무지개
세상에서 제일 예쁘게
단장해줄 수 있지
하나 둘 하나... 나란히~ 섯!
노랑 치마가 말해요
나는 눈부신 해님
너를 따뜻하게
품어줄 수 있단다
알록달록 옷들이
제자랑에 신났어요
3. 나비와 꿀벌
나비와 꽃 입 맞추니
꿀벌은 붕붕
부러운가 봐
나비 떠난 자리에
내려 앉은
꿀벌의 속삭임
나도
널
좋아해
노란 고백
뽀얗게
붕붕거리네
4. 봄햇살
내 얼굴에 꽃이 피었나
발볌발볌 해님
뒤따라온다
살그머니 뒤돌아
눈 마주치니
금실인가 은실인가
살살 뿌려주고
내 얼굴 어루만진다
시샘 난 바람
머리칼 흩어놓고 깔깔
도망쳐 버리네
* 한국아동문학작가회 세계동시문학상( 2021년 7월 24일)
동북아신문
webmaster@db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