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설이가 사는 집은 그 정체원에서 전차 타고 40분거리고 역에서 집까지는  15분가량은 걸어야 했다. 만만디 나라에서 팔자걸음으로 습관된 내가 첨에 일본의 빠른 절주에 따르기는 좀 힘들었다. 아침에 밥먹고 설이가 학교 가면 난 집 청소하고 세탁기 돌리고 (아파트라 밤에는 세탁기 될수록 사용금지) 빨래 널고. 그러면 시간이 퍼뜩 지나는것이였다. 10시차를 타려면 집에서 15분전에는 출발해야 하고 대부분 헐레벌떡 뛰여간다.

정체원엔 11시에 도착하여 바닥을 닦고 화분에 물 주고 물고기 먹이 주고 침대정리 하고 수건도 개여놓고 등등 그리고 사장집 발바리가 똥오줌 누면 종이 바꿔주는것도 내가 해야 할 일이였다. 젠장,그놈 발바리는 사장 없을 때면 똥싼 값을 나한테 톡톡히 치렀다. 나중엔 나만 보면 슬슬 피해다녔다.

가게안은 침대가 세개 놓여있고 여기저기에 고물단지였다. 고장난 랭동기랑 발맛사지 기계랑 구석마다 여러가지 잡동사니 천지였다. 침대사이에 드리운 칸막이 천도 본바탕이 무슨 색인지 가려 못볼 정도로 진짜 쥐고기였다. 아마 몇년동안 세탁기 구경 못해본거 같았다. 내 추측에 의하면 일본에서 제일 어지러운 정체원 꼽으라면 내가 일하던 그곳일거다.

그런 환경놓고 사장은 자꾸 손님이 점점 없어진다고 입이 뿌죽하니 군대외투 걸 정도로 나왔다. 사장의 손님끄는 방법은 값을 내리는것과 거짓말 광고를 하는것이였다. 옛날 찌라시하고 지금 찌라시 비교해보니 이삼년전에 6,500엔 하던 가격이 지금은 4.800엔으로 내렸다. 찌라시 내용을 보면 별의별 거짓말이 다 씌여있었다. 중국룡문파 이십몇대 후손이 전문 여러가지 의난병을 조상으로 물려받은 기공안마로 치료한다고, 얼굴 큰 여자들은 얼굴 작게 해주고 뚱보들은 기공안마로 다이어트 시키고 심지어 남녀 불임증까지 치료한다고 하지 않는가.

나의 첫손님은 30대 일본 녀자였다. 맛사지 배워서 해보는 첫손님인지라 많이 긴장되였다. 그래도 열심히 정말 성의스레 했더니 그 손님이 기분좋게 회수권을 열장 샀다. 회수권 사면 한번에 열번 맛사지하는 값 다 내야 하는데 한번에 4800엔하던 값을 3500엔으로 우대해준다.

회수권 사라는 정치는 물론 사장이 했고 뿌죽이 나왔던 입도 당장 헬레레 귀에 걸렸다. 한번은 한 녀자손님이 찌라시를 들고 큰 얼굴용모를 작게 하는 맛사지를 해달라고 하는것이였다. 뭐 나도 처음 듣는 소리인지라 혹시 룡문파 후손이신 사장님께서만 전문하시는 특수 맛사지인가해서 그런 손님 왔다고 전화했더니 사장이 껄껄 웃으면서 하는말이 그건 다 거짓말이라고, 아무렇게나 시간 맞춰 해서 돈받고 보내라는것이였다!

짧은 반시간 코스지만 나에게는 진땀 빼는 반시간였다. 얼굴 맛사지 동작을 현지에서 창작하는 생방송같은 반시간이였니. 맛사지 끝나서 그 손님은 필경 맘에 안들었으련만 수고했다고 깍듯이 인사를 하고 갔다. 돈받기가 미안했지만 나로선  별 방법이 없었고 그후 내가 그곳을 떠날 때까지도 다신 그 손님의 얼굴 보지 못했다.

나의 일본생활에서 가장 인상깊은중 하나가 바로 일본사람들의 친절함이다. 속이야 뭐 어떨지 몰라도 겉으론 싹싹하기가 메뚜기 뒤다리 같았다. 작은 콤비니부터 큰 백화점 직원들까지의  봉사태도는 한마디로 끝내준다.

혹시 길가다 방향 물어보면 모두다 상냥하기가 외가집 이모 같았고 길 물어보는 내 허리는 꿋꿋한데 알려주는 쪽에서 되려 굽신굽신하면서 상냥스럽다. 처음에 손님 들어와도 굽힐줄 모르던 나의 허리도 환경에 따라€?졕≤?나긋나긋해져갔다.

길림신문/ 금주

저작권자 © 동북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