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필: 
중국 조선족시몽동인회 회원.
작품 발표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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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외 5수)/ 김희자


산이 
등어리 끌어안고
쇠창살 뛰쳐나온 손놀림으로 
햇살 부추겨 
바늘에 실 꿰어 당긴다

케챱 발린 빵에 도레미 음악
케챱으로 발리어있다

동화석상(童話石像)이
마차에 실려 가고 
치맛자락 들어 올리며, 건반이 
밤 움켜잡는 모습  

이빨 보듬는 언어가 
잔디의 미소에 이슬 수놓아간다

분수 뿜어올리는 공간에 
무지개는 여정마다 눈금 박는다

 

황천의 넋


하늘 향해 뻗은 길
갯바위 지나서
머리채 흔들며 천국의 주단
수놓아간다 

손가락 펼쳐 눌러보는 
망각의 입술에 
시간 굴리는 마차의 오색영롱함… 

깃털 그려져 있는 트럼프에 
생각, 줄 세워본다

사념(思念), 고개 끄덕일 때
강물은 전야로 흐르고
밑까지 들여다보이는 사랑이 

손 저어 아픔 부르며
계단 딛는 소리 보듬어준다

 

흑백의 색조


굽이돌아 
절벽에 면사포 날리는
노란선의 연장
청춘원무곡이 아파트단지에 
주름치마 감아쥐고 있다

우정과 애정의 만남이
불꽃 튕기면  
가로등 건너 뻗은 길옆으로 
고층건물은
빛 장식 일으켜 세운다 

기억 휘어잡은 언약이 
우등불 에둘러 춤추는 시각이다
기미 가리우고
빙산에서 온 손님…

오각별이 먼지 일구며 
오아시스 찾아 내처 달린다 
 


따르릉


싹싹… 
전화벨소리가 손 비볐다
문기척이 미소 머금었던 것이다 
주의력 이전(移轉)이 
자상함 드라마에 옮겨 심으며

빛의 나들목에서 
아픔의 링크에 고독을 
목마 태운다

머리핀에 만개한 꽃다발…
시간의 펑크가 
머루알 표정에 기다림 속삭여본다 

시민 여러분~
코로나, 핵산 검사시간입니다
 
무가내… 
미소 짓는다

 

솜다리


부탁은 
노래 한 곡조였다  
거절의 눈에서 응낙의 애원은
클래식 기타의 손목 잡는다 

초롱초롱… 
순진함에 사랑이 명멸한다면 
멜로디의 시작은 
새벽 반겨줄 그 때를 즐거워할 것이다 

하늘이 이어준 연분
만개의 향기…

축복의 메아리가
웅심 깊은 가슴에 자석 붙여가듯이
원형 탁자엔
둘러앉은 천사들의 투명한 깃발 

항구는 영원한 미소로
기다림 하늘에 무지개 나부껴준다 

 

천지현황(天地玄黃)


기둥의 일상이
신령에게 기도 드린다
돌문을 지나 시계추 에워싸고 
달음박질하는 모닥불이 플랫폼에 서있다 
갈라터지는 산체, 축제의 노래 …
화염 뿜어 올린 구름 얼굴에 
강물이 하얀 페인트 되어 쏟아져 내린다

상고시대의 벽화가 
절벽 허리에 걸리어 있다
어둠의 장막에 벌판 일으켜 세운
모래숲이, 멍든 가슴에 꿈빛 펼쳐놓는다
지구가 찢겨진 
혓바닥 나붓거리는 동안

악세사리에 
나목 눈뜨는 순간이
부화되는 신음, 갑속에 가두어두고
낙서의 레다로 목탁 두드리며 

스님의 새벽 갈아… 
태양 빚어 올리는 여유에 입 맞추어본다
하늘이 발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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