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0호] 순간 포착과 诗의 절묘한 만남

 

 

구름꽃/ 이해란 

잠깐 쉬려했을 뿐인데
꽃으로 되었다

멈춤의 미학 

 


 

싹수가 파랗다/ 김경애

머리는 작아도 
속이 꽉 찬 애는
하는 짓이나 아이디어가 
그 스케일이 다르다 

 


 

소임/ 이초선

울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웃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붉은 가슴 보여 주는 일

 


 

가지 밭 서정/ 이준실

벌나비 쌍쌍 날아들면 
초충도*가 펼쳐질 테지 
그럼 궁색한 이 붓 끝에서도 
야윈 시어 몇 구절 나오려나 


*신사임당의 민화 제목 차용

 


 

어느 날, 일어나는 작은 것들/ 최춘란

요리책 보다
명태를 변태로 읽었을 때
아빠는 무엇처럼 밝게 웃으셨다

베란다 세숫대야에 일렁이는
가까운 한 달의 그 한 번

 


 

싹/ 김성애 

올리미는 호기심이 깨끗하다 

작은 미소가
꼼지락거리는 소리 

이미 꽃이다

 


 

자물쇠/ 이광일

사랑에도 도둑이 있나 봅니다 

 


 

C C T V/ 함향

보이는 것만 보지 말고 
보이지 않는 것들도 봐줘

 


 

공중누각/ 김단

위가 무엇이 됐든 
시간문제다 

밑동이 부실한 모든 것들은

 

 

             

저작권자 © 동북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