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조선족시몽동시회 작품특집(3)

 

가을소리/ 김다정


가을이면 울긋불긋 
익어가는 그리움 

더 높아진 하늘과 
더 곱게 치장한 단풍잎 사연
언제 봐도 정다워

바람 부는 날이면 
사락사락 편지를 쓰네

함께 놀던 산너머 
정다운 동네

가을 오는 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네
 

 

함박꽃/ 강해적


함박꽃은
하얀 이남박

해님이 지나가며
노란 쌀
소르륵 담아주고

구름이 지나가며
샘물
조르륵 담아주면

노랑 나비님
팔랑팔랑
쌀 일고 있지

 

진달래/ 윤 설

 
빨갛게 터지네
팝콘처럼 터지네
 
이산 저산 언덕에
숯불 피웠네
 
나비야 꿀벌아
뽀뽀하지 마라

고 작은 입 
데면 어쩔래

 

달밤/ 백설화  


은장도 괴춤에 차고
달님장군 껑충
동산위에 올랐다

휙, 휙… 
흰 갈기 날리며
쓱싹쓱싹 어둠 베는 소리

저 먼 하늘에선
아기별들 깜빡깜빡 응원 보내고

땅위에선 
샛별눈 반짝반짝
가을하늘 지켜보고 있다

 

물만두/ 신 화


졸망졸망 
부두에 정박한 하얀 쪽배

흔들흔들 
강 건널 손님 기다린다

 

옹달샘/ 정국송


아침이면
산새들과 속삭이고

낮이면 
흰 구름과 찰방찰방
물장구치다가

밤이면 깜빡깜빡 
별들과 
숨바꼭질 합니다

남산기슭 옹달샘 
그 언제나
고독 모르는 정나미

 

봄비/ 권연향


누굴까
때투성이 샤워시키며
살며시 다가오는 소리

산과 들에 
파란 옷 바꿔 입히며 
미소 짓는 소리

겨우내 병든 나뭇가지 가여워
눈물 주룩주룩 흘리던 소리도

개구쟁이 새싹들에 
감로수로 흘러들며 

우썩우썩 
키 자라는 소리

 

돌멩이 걷어차기/ 김자옥


누구 것이 멀리 가나
비교해보자야 
등굣길에 신나는 돌멩이차기

그런데 아~!
이를 어쩌죠

이마 까진 운동화 사이로 
고개 내민 알감자

꾸지람에 소문난 할머니 
굽은 허리 언뜰거린다

 

초인종/ 황영운


하늘 집에 
초인종 두 개 있다 

낮이면 
구름 애들이 
딩동 딩동 
해님 댁의 초인종 
살짝 
눌러보고 

밤이면 
별 애들이 
딩동 댕동 
달님 댁의 초인종 
가만히 
눌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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