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한동포문인협회 迪卡诗 분과 [제26호]

           - 순간 포착과 诗의 절묘한 만남

 

 

박춘혁 프로필: 싱어송라이터, CHP 엔터테인먼트 대표. 《현대시선》시 등단, 《클래식 기타 현대주법》저자. '행복+' 서울 지하철 시 공모전 당선.
박춘혁 프로필: 싱어송라이터, CHP 엔터테인먼트 대표. 《현대시선》시 등단, 《클래식 기타 현대주법》저자. 재한동포문인협회 부회장.'행복+' 서울 지하철 시 공모전 당선.

 

1) 동주로드

룡정을 건너서 연세로
연세를 넘어서 영혼의 터로

구불구불한 시인의 언덕 지나
한 점 부끄럼 없는 저 하늘에
끝없이 펼쳐지는 새로운 길

 


 

2) 어느 독거 할머니의 고백

산책하고 돌아오니
영감이 떠오른다
아, 아슴아슴 떠오른다

푸른 고독에 심취한 저
백발의 영감이

 


 

3) 황혼길 여행

굽은 등
추억에 걸터앉아
한숨 돌리고 가세

가파른 내리막길
다시 못 올 이 길

 


 

4) 끝내 봄

꾸미지 않았다
열어만 놓았다

 


 

5) 삶은 달걀처럼

정처 없이 구르다 데이고 깨져야
깨진 자국 짚고 일어설 수 있으니

홀로서기 위해
한 번쯤은
데이고 깨져야

 


 

6) 다 주리

아끼면 뭐 하니
어차피 재될 거

살 깎고 뼈 갈아
모든 걸 다 주리

어차피 재될 거

 


 

7) 그냥 해본 소리

넘지 말라면 더 넘고 싶은데
언제까지 쌓고 있을 건지
장벽도 무너뜨리는 세상에
이러다 우리 족 모두
담에 걸리겠네

 


 

8) 연

별을 업고 기다리다 누레졌나
노을 안고 기다리다 벌게졌나

그토록 꿈꿔왔던 모념
내려놓으니 이루는 걸

 


 

9) 꺄우뚱

걸음을 멈춘다

바위에 잠긴다

갸울어지는 해

 


 

10) 언제쯤

맺은 인연 고대하며
헤던 별만 얼마더냐

그리움에 이슬 맺혀
황혼 빛에 찌든 이한

가기 전엔 풀리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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