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해봉약력: 재한동포문인협회 시분과장
         주해봉약력: 재한동포문인협회 시분과장, 한국문인협회회원. 소설,수필,시 다수 발표

평범한 개인의 삶속에서 산행이라는 일탈의 행위는 행운이고 축복이며 건강의 시도는 아닐까? 그 행운, 그 축복, 그 건강의 시도를 꿈꾸며 지난 10월의 끝자락에  전북 완주군에 위치한 대둔산을 찾았다.
세시간 남짓이 달려 도착한 목적지,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루며 법석대는 곳은 다름 아닌 대둔산 케이불카 선착지였다. 땀 흘리는 등산을 포기하고 굳이 케이불카를 선택하는 인파를 바라보며 산행 여정이 만만치 않겠다는 예감이 갈마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산행 입구부터 시작되는 돌계단! 그것도 가파롭기 짝이없는 산행로는 삽시간에 긴장하게 만들었고 온몸을 땀으로 흠뻑 젖게하였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경사각이 높은 돌계단! 그리고 연달아 이어지는 철계단! 무자비하게 펼쳐지는 대둔산의 첫선에 압도감을 느끼면서 내심 걱정스럽기도 하였지만 한편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산행로 양옆의 바위를 바라보면서 그리고 깎아지른 듯한 발길 닿지 않은 절벽 돌틈에서 외로운대로 그들만의 향기로, 그들만의 속삭임으로 오롯이 가을을 노래하는 이름없는 야향화를 바라보노라니 다시금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잠시 땀을 들이며 바위에 걸터앉아 바라본 가을 숲, 울긋불긋 물들어가는 나뭇잎 사이로 부채살마냥 비쳐드는 반짝이는 햇살에 저도모르게 깊은 상념에 젖어들었다.
분명 엄청 힘겨운 산행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삐어진 산세와 가을이 저질러놓은 풍경에 머리 끄덕이며 한 걸음 또 한 걸음...  드디어 동심바위의 유혹을 뒤로하고 금강구름바위를 접수, 임금바위와 입석대를 연결하는 높이 70m, 길이 50m의 금강 구름다리, 오금을 펴지못할 정도로 아슬아슬한 구름다리를 건너면서 스스로가 공중부양을 하고있는 마술사로 착각되었다. 솔직히 금강구름다리만으로도 대둔산의 이미지를 충분히 평 할 수 있었지만 끝은 거기서 끝난 것이 아니었다.

관건적인 포인트는 바로 공포의 삼선계단, 경사각도 50도 ,길이36m,계단수가 127개
일반 사다리 넓이와 비슷한 삼선계단은 마치 하늘 이라는 신비의 세계로 향하는 듯한 느낌이 들며 종착지에 도착하면 혹시 자신이 신선으로 둔갑하는 것은 아닐까란 착각마저 들었다. 삼선계단을 오르면서 호랑이가 매서운 발톱으로 긁어놓은 듯한 깎아지런 듯한 단애절벽을 바라보며 정말 이곳은 신선이 칩거하는 비범한 곳이란 생각을 굳힐 수 밖에 없었다. 대둔산을 두고 왜서 호남의 금강산이라 일컫는지 알것 같았다. 무엇을 두고 기암괴석이라 하는지 알 수 있었다. 삼선계단을 거치고 정상 마천대를 찍었다.

정상에서 조용히 시선을 하늘로 던졌다. 눈이 시리도록 짙푸른 하늘! 눈부신 가을 햇살에 물감을 풀어놓은 듯 푸르른 가을 하늘에 핑그르르--- 눈물이 고임은 왜서일까?...  다시 눈길 돌려 바라본 아득히 펼쳐진 파노라마의 물결을 이룬 산야의 전경! 눈에 담고 마음에 녹이고 힘들 때마다 꺼내보고픈 찬란한 풍경!!!
시월의 어느 멋진 날로, 아니, 잊을 수 없는 둘도 없는 순간으로 간직하고 싶었다.
비경을 이룬 기암절벽도, 독야청청 바위에 뿌리 내린 소나무도 인간족속들의 귀 따가운 아우성엔 전혀 아랑곳 하지 않고 묵언으로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그 침묵이 어쩌면 풍상고초를 이겨내며 상상과 사색으로 거듭나게 하는 자아완성의 도경은 아닐지 조용히 생각해보았다.

그리움의 계절! 가을이 깊어가는 10월의 한 복판에서 대둔산의 비경을 접하며 아니 , 청신한 가을을 통째로 마시며 또 다른 새로운 그리움의 씨앗을 심을 수 있어서 기분 좋은 휴식의 한 순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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