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 류 : 문학 > 한국문학문학 > 한국문학 > 조선족 문학

❙초판 발행 : 2022. 7. 28

❙면 수 : 540면

❙정 가 : 43,000원

❙ISBN : 979-11-6742-355-9 93810

 

⏹ 도서 소개

이 책은 중화인민공화국이라는 거대한 국가의 소수민족인 조선족이 가지고 있는 정체성의 문제를 논구하고, 그들이 정체성과 그 변화를 바탕으로 70년 동안 일구어온 조선족문학의 특성과 역사를 정리하고 있다. 무엇보다 한국문학 연구자에게는 낯선 조선족의 역사를 현장감 있게 기술하고, 한반도에서 디아스포라로 된 조선족이 중국 당대 역사의 혼란 속에서 어떻게 정체성이 자리 잡았고 변화를 해왔으며, 그것이 조선족문학의 형성과 발전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그리고 그 결과 조선족문학이 어떻게 변화・발전해 왔는지를 살피고 있다. 이 책은 이렇듯 디아스포라 조선족의 정체성과 그 변화라는 관점에서 조선족문학의 변화를 정리한 점에서 이전에 상재된 조선족문학사와 구별되는 독특한 가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

- 최병우 교수(강릉원주대학 명예교수) 추천사

 

김호웅 교수 

⏹ 저자 소개

김호웅 (金虎雄)

중국 연변대학교 조한문학원 교수, 문학박사, 박사생 지도교수, 연변대학교 조문학부 주임, 조선-한국연구센터 소장, 아시아연구센터 소장, 문과학술위원회 주석 등 역임.

《습작학기초》, 《문학개론》, 《문학비평방법론》, 《재만조선인문학연구》, 《중일한 문화산책》, 《인간은 만남으로 자란다》, 《김학철 평전》(공저), 《림민호 평전》, 《재중조선인 디아스포라 문학연구》, 《디아스포라의 시학》, 《중국 조선족 문학통사》(공저), 《경계의 미학과 가치》 등 다수의 저서 펴냄.

중국의 준마상, 장백산 문예상, 진달래 문예상, 와룡학술상과 길림성고등학교명사, 보강우수교사, 전국모범교사 등 칭호를 받았으며 한국의 동서문화상을 수상했다.

⏹ 목차

서론

제1장 조선족과 문화신분

제1절 조선족의 형성과 국적문제

제2절 조선족 문화신분의 조정과 변화

제3절 조선족 문화신분에 대한 철학적 사고

제4절 조선족과 디아스포라

제5절 디아스포라의 시학

제2장 공명시대 조선족문학과 문화신분

제1절 사회정치적 변혁과 문학의 전환

제2절 공명시기 시문학을 통해 본 국민의식과 민족의식의 이중주

제3절 국가이데올로기의 형상화와 새로운 인간형의 창조

제4절 장편소설 《범바위》의 개작과 그 의미

제5절 작가의 사명과 용기:김학철의 장편소설 《20세기의 신화》

제3장 개혁개방 전기 조선족문학과 문화신분

제1절 개혁개방 전기 문화콘텍스트와 조선족문학

제2절 당과 수령 및 인민에 대한 송가에서 조선족의 역사와 전통에 대한 찬미로

제3절 “문화대혁명”과 조선족 소설

제4절 노예근성에 대한 비판:〈한 당원의 자살〉과 〈메리의 죽음〉

제5절 밀고풍조에 대한 비판:김학철의 중편소설 〈밀고제도〉

제6절 조선의용군 항일투쟁의 예술적 기념비:김학철의 《격정시대》

제4장 개혁개방 후기 조선족 문화신분의 조정과 문학

제1절 조선족사회의 구조적 변화와 문학

제2절 개인숭배에 대한 비판:정세봉의 소설들

제3절 근대문명에 대한 성찰과 서정의 육화

제4절 민족적 정체성의 갈등과 고국의 통일에 대한 열망

제5절 석화시인의 실험정신과 “연변”에 대한 시적 형상화

제6절 조선족 소설에 대한 주제학적 고찰

제5장 코리안 드림과 조선족 문화신분의 조정

제1절 코리안 드림과 조선족문학

제2절 조선족문학에 나타난 한국형상

제3절 조선족소설에 나타난 조선형상

제4절 조선족문학에 나타난 중국형상

제5절 조선족 디아스포라 문학의 기수:허련순

제6절 조선문 창작, 한문 창작과 조선족문학의 발전 전략

결론:이중적 정체성과 창조적 가능성

⏹ ‘책머리’ 중에서

나는 1990년 10월 일본 와세다대학교 객원연구원으로 있을 때 처음으로 20여 명의 연변대학 출신 학자, 유학생들과 함께 한국에 가서 10여 일 간 수학여행한 적 있다. 그 후 1993년 한양대학교, 2002년 배재대학교, 2009년 한국국제교류재단 초청을 받고 방문학자 신분으로 각각 1년간 지낸 바 있다. 그때 한국에서 일하던 조선족 노무자들과 조선족 유학생들이 한국 정부와 국민의 배척과 차별을 받고 있었다. 그들은 고국에서 오히려 정체성의 모순과 곤혹을 느끼고 있었다.

2009년 중국 국내에서도 조선족 지식인들이 조선족의 정체성 문제를 가지고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었다. 황유복 교수와 조성일 선생의 논전이 대표적이었다. 황유복 교수는 우리는 “100% 중국조선족”일 뿐이라고 했다. 즉 조선족은 중국 국민일 뿐이라고 했다. 하지만 조성일 선생은 과경민족인 조선족은 이중정체성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그 당시 한국의 많은 지식인들이 한국에 체류하고 있던 나의 견해를 알고자 했다. 이리하여 나는 <한중인문학연구>에 <중국조선족과 디아스포라>라는 논문을 발표했고 중국에 돌아온 후 연변대학에서 개최한 두만강포럼에서 <제3의 영역과 이중 문화신분 그리고 잠재적 창조성>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이때부터 나는 조선족의 역사와 현실에 비추어 그들의 정체성과 문학의 관계에 대해 보다 본격적인 연구를 하게 되었다. 10여 년간 20여 편의 논문을 발표했고 『재중조선인 디아스포라 문학연구』, 『중국조선족문학통사』(공저, 2012), 『디아스포라의 시학』, 『변계의 미학과 창조력』과 같은 책을 펴냈다.

그동안의 연구 성과들이 오늘날 같은 저서의 형태로 독자들과 대면할 수 있게 된 것은 국내외 학술기관과 동료들의 지지와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 책 속으로

P20

조선족 지성인들은 “조선문화”와 “중국문화”라는 이중문화신분을 갖고 광복 전에는 중국 경내에서 “조선혁명”과 “중국혁명”이라는 이중역사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싸웠고 광복 후, 특히 개혁개방 후에는 중한 교류의 가교역할과 남북통일의 교두보 역할을 수행했다. “조선문화”적인 요소로 말미암아 조선족은 한족은 물론이요, 기타 소수민족과도 구별되며 도 “중국문화”적 요소로 말미암아 조선족은 남한이나 북한 또는 세계 각국에 흩어져 살고 있는 재외동포와도 구별된다. 조선족의 대표적인 지성인이었던 김학철 선생이 중일한 3국을 무대로 싸웠고 후반생을 피타는 고투로 중국에서의 입지를 굳혔지만, 임종을 앞두고 그 자신의 뼈를 고향인 강원도 원산에 보내기를 바랬던 사례에서 알 수 있다시피 중국의 주류사회에 참여, 적응하여 자기의 확고한 위치를 찾으면서도 자기의 역사와 문화전통을 고수하는 것, 이것이 바로 조선족의 문화적 실체이요, 이중문화신분이다.

P79

연변문련의 성립 및 활동은 연변문학의 발전을 추진하는 역할을 하였지만 날로 늘어나는 작가들의 요구를 만족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따라서 작가들은 자기들을 대변할 수 있는 독립된 작가협회의 탄생을 갈구하였다. 바로 이 무렵에 리홍규와 황봉룡이 연변지역의 문인들을 대표하여 1956년 1월 중국작가협회의 주최로 개최된 소수민족작가좌담회에 참석하게 되었다. 그 좌담회에서 그들은 연변문단의 상황을 회보함과 아울러 연변에도 작가조직이 있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은 중국작가협회 지도부를 감동시켰다. 중국작가협회는 1956년 2월 27일 북경에서 열린 제2기 제2차 이사회에서 신강위글족자치구, 내몽골자치구 및 연변조선족자치주 등에 중국작가협회 분회를 성립하기로 결정하였다.

P217

김학철의 정치소설 『20세기 신화』는 비록 잠재창작의 형태로 진행되어 당시에는 미발표 상태로 있었지만 바로 이 소설로 말미암아 작가는 문화대혁명 10년 옥살이를 해야만 하였다. 아무튼 김학철의 정치소설 『20세기 신화』는 중국 당대문학사에서 모택동에 대한 개인숭배의 해악을 가장 일찍 장편소설의 형식을 가지고 날카롭게 비판한 경세지작이다. 모택동을 신단에서 끌어내리고 모택동에 대한 개인숭배와 극좌노선이 중국사회에 가져다 준 해악을 가장 날카로운 필치로 까밝힌 첫 작품으로서 중국 당대문학사에서 반드시 대서특필해야 한다.

P336

세상만사는 새옹지마라고 1990년 이후 개혁개방의 심화와 발전은 조선족 공동체에 긍정적인 작용만 한 것이 아니라 부정적인 작용도 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조선족공동체는 1990년대까지만 해도 폐쇄적이었지만 아주 안정적인 특성을 갖고 있었다. 조선족은 주로 동북3성에 거주했고 주로 농촌에 집성촌을 형성하여 벼농사를 지으며 안정된 삶을 영위하였다. 조선족이 백년 남짓이 자신의 자체의 문화전통을 지키고 민족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도 먼저 이주 초기로부터 조선족집거구역을 형성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1990년대에 들어서자 조선족사회는 거대한 변화의 물결에 휩싸이게 되면서 연변을 중심으로 하는 조선족집거지역은 크게 요동치기 시작하였다.

P347

1990년대 여성의식의 각성과 함께 1980년대 중반부터 여성작가들은 자신의 생활세계에 눈을 돌리기 시작하였다. 특히 1990년 이후 여성의 사회진출의 확대화 사회적 역할의 증대로 인한 여성위상의 향상에 힘입어 조선족문단의 여성문인들은 남성중심사회에서의 여성의 운명과 생존상황에 대해 주체적 사고를 하기 시작했으며, 이에 기초하여 많은 수준 높은 작품을 산출함으로써 각종 문학상 시상식에서는 말 그대로 “여자가 남자에게 양보하지 않는” 진풍경을 창출하였다.

P388

시인 김철에게 고향은 “가시 든 살점”이며 인격화된 어머니라 할 수 있다. 그래서 그는 “살점”에 관심이 많고 “가시”를 뽑으려고 안간힘을 쓴다. 하지만 “고향은 원쑤”라는 역설적인 표현처럼 고향은 아무리 잊으려 해도 꿈에 자꾸만 다시 나타나곤 한다. 하기에 그의 시에서는 “고향의 모습”, “고향의 숨결”, “고향의 입김”, “고향의 웃음”, “고향의 속삭임”과 같은 시어들이 어렵지 않게 나온다. 지어는 저쪽에서 걸어오는 할멈도 내 이름 불러주는데 그는 다름 아닌 어릴 적에 풀각시 놀던 내 각시란다. 이처럼 고향은 시인의 내밀한 체험과 관련된다. 하지만 술 한 잔 거나하게 되면 가슴에 넘치는 향수를 달랠 길 없어 사정없이 북을 내리치기도 하는 것이다.

P404

사과배의 부본은 돌배나무이지만 과일은 돌배에 비할 바 없이 좋다는 뜻에서 ‘참배’라고 불렀고 이 이름은 1952년에 와서 그 배의 외모가 사과와 흡사하다고 해서 “사과배”라는 새 이름을 갖게 되었다. 사과배는 접지를 통해 얻은 새 과일품종으로 조선 함경남도 북청의 배나무가지와 연변 현지 돌배나무와의 혼종으로 특정지어진다. 이와 마찬가지로 조선족 역시 민족신분과 국가신분의 융합으로 이중적 문화신분을 갖게 된다. “사과만이 아닌/ 배만이 아닌/ 달콤하고 시원한 새 이름으로/ 한 알의 과일이 무르익어가고 있다”(석화)고 했으니 조선족 내지는 연변의 특징을 극명하게 노래한 시라고 하겠다.

P508

백년 남짓한 동안 조선족문학은 조선어에 의한 문학창작을 시종일관 견지하면서 민족적 정체성을 올곧게 지켜왔다. 이는 조선족작가들의 자랑이고 긍지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모어 창작을 주축으로 하는 민족문학을 지켜온 반면에 중국 주류문단에서 오랫동안 외면되어 왔고 지금도 여전히 주변부에 갇혀 있다. 이렇나 상황이 지속된다면 조선족문학은 중국에서 자멸을 자초할 수밖에 없다. 조선족문학의 위급한 처지를 ‘학철지부’ 즉 “수레바퀴 자국의 고인 물에 갇혀있는 붕어”라는 사자성구로 설명할 수 있다. 조선족문학은 반드시 의식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출구를 찾아야 하며 새로운 발전방향과 전략을 설정, 모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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