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흠우(孔鑫雨) 시인 
[공흠우(孔鑫雨) 시인 

1. 조수가 사품칠 때

 

폭풍은 암야에 깊이 숨어
해안선을 두드리며, 초석 위에서 춤을 출 때
해안은 모든 물보라를 용납한다

해오라기는 옛말의 방관자
그는 무지개의 몸짓으로 날아예고
바다는 사품치는 암류를 뿜으며
무지개의 모든 신경을 건드린다

바람이 일고, 비가 온다
바닷바람은 빗줄기의 얼굴을 어루만지고
조수가 폭발하기 전의 
발효하는 백사장을 쓰다듬는다

폭발하는 시각이 바야흐로 다가올 때
바다는 습기찬 밤을 뒤번진다
거짓의 표상에서 진실까지 뒤번지며
밤하늘과 빈 밤을 바꾼다

나는 고함소리를 들었고
외침소리를 들었고
갑갑한 신음소리를 들었고
배와 암초가 마찰하는 소리까지 들었다

이는 우리들이 모르고 있는 다른 면
이는 우리들이 익숙하지 않은 바다
수다한 이야기들은 암야에 발생하고
사람들이 깊은 잠에 들었을 때 발생한다

암야는 밀려가고, 바다는 평상시의 모양으로
기지개를 펴며, 다시 고요해진다

 

2. 거울에서 떨어진 깃털

 

거울의 뒷면은 다른 거울
등불을 끄면, 면사를 쓴 사람이
거울안에서 솔직한 몸을 숨긴다

커튼을 뚫은 달빛은 질곡에서 벗어나
다른 한 언어로
깊은 잠에 든 백마를 불러 깨운다

기사는 등잔을 들고, 암야를 구하고
영원한 순간을 지속한다

조습한 밤이
꽃망울을 키워줄 때
눈은 눈을 주시하고
우주는 일렁인다

폭풍우가 오기 전
그녀는 자기의 깃털을 벗고
비바람의 세례를 받는다


3. 집배(船屋)

 

어데서 만났던지, 기억은 흐릿한데 
너의 눈에 담긴 파문만, 의구히
마음의 끝에 걸려 있다

비바람은 발걸음을 거두고
마음속에서는 속삭임 소리가
밀림의 깊은 곳으로 나를 이 끈다

길 잃은 아기사슴은
암야에서 여명까지 달려
달의 기운 부분을 가득 채운다

집배 안의 요람은, 바람에 흔들리고
너의 웃는 모습은 별보다 찬란하여
모든 시간은 이 시각에 멈추었다

이 시각이
나를 미혹하고
눈가를 지나는 란만을 
미혹하고
온 세상 지나가는 정령들을
미혹한다

 

4. 찬바람은 종래로 그런 기억의 파편을 안 적이 없다

 

눈물을 삼키면, 마음속의 보루는 무너지고
가슴에서는 짠 맛이 솟아나고, 술 한 잔에 
녹아들고, 온 밤을 취해도
날이 새면, 달빛은 한자락의 흔적도 남기지 않는다

피우던 담배를 버리면, 마치도 은이 박힌
모든 욕망을 떼어 버린듯
입가에는 씁쓸하게 텅빈 감이 난다

돌덩이가 흙을 해독약으로 여기면
자유와 사망은
화려한 어휘들 속에서 어쩌다 공제를 잃는다

선량함에는 고독(蛊毒)이 있다
기껏해야 실성할건대
전류는 아직도 혈액속에서 서성이며
결과가 없는 기나긴 세월을 삼키기만 한다

거리에는 차량들이 서서히 이동하고
나는 차바퀴 아래서 발악을 하지만
영혼이 육체에 갇힌 가련한 인간일 뿐이다

번화하고 소란함 속에서 뼈와 피가 거꾸로 흐르는 약자
잡을 수 없는 먼지를 날려 보낸다
뼛속에 스며드는 찬바람은 그런 기억의 파편들을 안 적이 없다

 

5. 슬픈 현실

 

바닷물에서 담수까지, 새우는 자기의 
사명을 완성했다,회색의 생명이 빨간
먹거리로 변했을 때, 새우는 원시의 굴강함을 잃었다

생활이 우리들의 능각을 전부 갈아버리거나
접수하기 싫은 모든
불가능한 현상들은, 모두 평범한 과거로 될 것이다

내가 시편에 나무를 심으면
흩날리는 나무잎들은
모래바람을 일으키거나, 혹은 폭풍을 몰아올까?

흙에서 출발하여, 우리들이 뿌리를 찾을 때
허공에서는 그 새우의 이상한 웃음이 나타나
나에게 의문있는 만큼, 새우는 그만큼 까맣게 응시한다

정처없는 생활 속에서, 단순한 생각들은
혹시 아직도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의 시간속에
우리들은 결국 현실에, 세속의 홍진속에 침몰될 것이다


6. 결석한 灵思

 

시를 반쯤 쓰고, 담배를 마를 때 까지 피우고
10평방미터 방에 앉으면 ,사상이 조수처럼 몰려 온다

천마가 하늘을 달리듯한 고요에 멍해지고, 심장은 마치
고동을 멈춘 듯, 나는 행시주육마냥 서성인다

발가락에서 개미가 태어나, 방바닥을 긁어
흔적을 남긴다. 영감은 무엇인가? 갑자기 떠오른 생각 아니면

오래전의 음모?  한방울 눈물이 이처럼 아픈데
결석된 영사(灵思)는 나를 공포에 떨게 한다,  시인의

세계에서, 포오즈 키는 가장 풍자적인 어휘
나는 반쪽의 시와 고별할 수 없지만, 이 발길이

봉쇄된 허공에서, 어떻게 하면 마음을 열 수 있는
키를 찾을 수 있을까. 체내에서 수색해 떨어진

사망의 피로하여, 나는 방문을 
나서기 전에,자아의 감금으로 죽을까 두렵다


7. 누가 겁쟁인가

 

재난 속의 개미굴에서 생활하면서
미간을 찌프린다, 3분간의 침묵은
세계를 허물어뜨리기에 족하다

쓴술을 한잔 마시면, 마치도
실현하지 못한 남색의 언약을 삼킨듯
총명한 사람은, 이별의 대치상태를 깨지 않는다

혹시 나는 원래 정직한 나쁜놈
허황한 별들을 깨어버릴지언정
절대로 도주자는 되지 않으련다


8. 나는 백설을 모르지만, 백설은 나를 안다

 

눈이 아직 오지 않았을 때, 달빛은 창공에서
암담하다, 유리단추에 희미한
고목과 낙엽이 비꼈다, 울음은

손을 펴 하늘의 외로운 별들을 어루만지고
암야의 안개를 뚫고 들리는 비명소리에
고요함이 깨어진다. 내가 사람이 없는 황야에서

진심을 바쳐 암야와 따사로움을 바꾸면
심장에서 응고된 혈액은 거꾸로 흘러
익숙한 목소리의 외침소리를 듣는듯 하다

석냥을 그어 순식간에 텅빈 영혼을 태우면
담배는 생명을 나에게 바치고, 나는 외려
반쯤 남겨 허공에서 감돌고, 흩어지게 한다

눈꽃이 사뿐히 내려, 결백함은 덮은 대지는
반듯히 누워, 꽃잎의 차가움을 감수하고
나는 눈을 감아 눈꽃들이 자유로이 날게 한다

나는 진창길에 묻힌 발자국을 똑똑히 볼 수 없고
혼란한 인생의 틈새와 버려진 장미를 똑똑히 볼 수 없다
마치도 눈꽃들이 묻어버린 가을의 유감을 똑똑히 볼 수 없듯이

망망한 하얀 세계에는, 경외와 처량한 아름다움을 빼고
내가 두터운 눈을 파헤쳐, 피로 얼룩진 장미를 찾아내면
그때야 나는 내가 눈을 모르지만, 눈은 나를 안다는 것을 발견한다

 

9. 별이 없는 무당벌레

 

쓰러진 자리에서 일어난다는 것은 
마치도
낙엽이 가을의 슬픔을 마음에 간직하는 것과 같다

억울함, 원망, 냉정함
잔인하고 허위적인 표연
돌의 눈에
피와 물은 다름이 없다

내가 반자객(反刺客)이 되려 할 때
모기가 나에게 이렇게 말을 했다
백일몽은 별이 없는 무당벌레라고

장미는 애정의 해독약인가?
도보로 여행하는 사람은
금전의 노예인가 아닌가?

세월은 무정한 과객과 같아
잊고, 뼈에 새기고, 비통한
모든 것들은 다 흩날려가는 민들레

은하수의 깊은 곳에
세상의 아름다움은 밤의 장박에 뒤덮혀
바람은, 모든것을 가져 간 듯
또 아무 것도 가져가지 않은 듯 하다

 

10. 인간세상

 

광활한 천공에 얼마마한 우수를 담을 수 있나
눈금자로는 측량할 수 없다
고요한 바다에 얼마마한 이야기를 담을 수 있나
단순한 수자만으로는 계산할 수 없다

인간세상에 와, 영혼과 육체로
문 한쪽을 열면 
꽃무릇이 땅에 널려 있고
누구도 깊은 밤에
3계를 떠나야 하는 사람들에게 관심이 없다

나는 나를 내놓고 또 누구냐는 패기를 깨달을 수 없고
바다 밑으로 잠긴 암흑을 개변시킬 수도 없다
견식과 안광을 반성하는 동시에 
온전하다는 이 단어는 어덴가 당돌하다

허황함으로 현실을 검증한다면
기필코 두 세계의 차이만 나타날 것  
침묵은 모든 것을 매장할 수 없고
사막에 은거한 사람은
마찬가지로 오아시스를 볼 수 없다

얼음의 자체는 차가움이 아니라
우리들 감각의 반사작용
산천과 세월과 어린시절의 경솔함
전생의 인과(因果)를, 파내거나 매장하는 것은
겉에 나타난 허무일 뿐이다

유성은 진세(尘世)에 내려
나와 지기가 은하수에 부친 비밀을 말하고
아무런 징조도 없이, 추락하고 함락된다

포기하거나 포기당하는 것
아끼거나 아낌을 받는 것 사이에
하늘을 사이두고 있지만
고통이 어찌 거짓말을 할 수 있겠는가

인간세상의 만물을 열애하고
처량한 어두운 구석을 타기하면
모든 것은 차원공간의 천박한 게임일 뿐이고
우리들도 결국 고독한 홍진의 과객일 뿐이다


공흠우(孔鑫雨) : 

한족, 중국 산동 하택 사람, 공자 80대 “우(佑)”자 돌림의 후손. 현재 동관에 거주, 중국시가학회 회원, 광동성작가협회 회원. 9부장편판타지소설 창작, 소설《너는 내가 버릴 수 없는 감동》,시집《꿈을 안고 빗소리를 들으며》등이 있음. 소설, 시, 에세이들이 《중국교정문학•청년호》《성성시간》《작품》《연하》《시가월간》《녹풍》《압녹강》《사천시인》《료하》《양성만보》《광주일보》등 잡지와 신문에 발표되었음. 일부 시들이 영어, 에스빠니아어 등으로 번역되어 해외에 발표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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