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한동포문인협회 迪卡詩 분과 [제39호]

 

어떤 풍경

뿌리내린 그곳
비틀거리며 찾아가는 그늘

대지를 가슴으로 품은 나무
이 땅의 기운 걸러

푸른 숲 토하네

 


 

<시작노트>

오영실 프로필: 재한동포문인협회 회원, 한국디카시인협회 회원.
오영실 프로필: 재한동포문인협회 회원, 한국디카시인협회 회원.

가족 여행길에서 해발 2000미터 지점의 돌담 위를 휘청이듯 걸어가는 아들의 모습이 자연 속의 하나의 이동하는 점이 되어 렌즈에 들어왔다. 

찰나 여러 가지 감정이 스쳤다.

열여섯 살 아들에게 펼쳐질 순탄치만 않을 인생길, 그럼에도 두 발로 흙을 딛고 하늘과 땅의 기운으로 자연과 하나가 되는 자유로움을 느끼며 살아가기를 바라는 나의 애틋함이었다.

끝없이 푸른 꿈을 펼치며 또 누구의 그늘이 되어주는 한 그루 나무, 그를 향한 발걸음 흔들리지 않기를 바라는 나의 바람이 하나의 풍경으로 안겨오는 순간을 디카시로 기록했다.

 


 

<평설>

이준실 프로필: 재한동포문인협회 회원, 한국디카시인협회 회원.
이준실 프로필: 재한동포문인협회 회원, 한국디카시인협회 회원.

엷은 구름이 피어나는 맑은 하늘, 가로지른 돌담길 아래로 펼쳐진 들판, 만약 이런 정경만이라면 그냥 여행길에서 만난 평범한 “풍경”이었으리라. 헌데 외로운 듯 하면서도 꿈 혹은 희망을 상징하는 듯한 나무 한 그루, 그 나무를 향해 움직이는 아들의 모습이 더해져 시인만의 감성을 자극한다. “뿌리내린 그곳”은 인생길에서의 무수한 정착지 중의 하나를 상징할 것이다. 그곳을 “비틀거리”면서라도 제대로 찾아가기를 바라는 마음, 그 정착지의 “그늘”에서 잠시 쉼을 하고 하늘과 “땅”의 기운을 받아 “푸른 숲 토하는” “대지”와 같은 큰 뜻을 지속적으로 이뤄 나가기를 바라는 엄마의 간절한 마음을 담은 <어떤 풍경>으로 읽힌다.

자식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천하 모든 부모들의 소망이다. 하지만 그게 어디 마음처럼 쉬운 일이던가? 부모들이 자녀교육이 어렵다는 목소리가 요즘 나날이 높아 간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중국과학원 심리연구소 오서화(吴瑞华) 연구원은 요즘 아이들의 문제의 근원을 간단명료하게 두 가지로 개괄하였다. 하나는 부모들이 자녀교육을 학교와 과외학원에 맡기고 부모로서의 참여를 등한시하는 가정교육, 다른 하나는 부모님들의 자식에 대한 과잉보호라고 귀결하였다. 만약 자녀에게 문제가 생겼다면 이 두 가지 방면으로 근원을 찾아볼 법하다. 그리고 조선족 가정에 흔히 존재하는 문제가 어린 자녀의 곁을 부모님들이 지켜주지 못하는 점이다. 인간의 안전감 형성에 있어서, 특히 0-3세 영아와 부모의 애착관계의 항상성은 결정적인 작용을 한다. 안전감은 한 인간의 일생동안의 행복 여부에 영향을 미친다. 선진국에서는 육아휴직기간을 늘리는 제도정책을 적극 추진 실행 중이다.

현재 가정교육에 대한 유관 도서자료나 TV프로그램이 허다하지만 부모님들이 그걸 보고도 효과를 보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그 어떤 교육 방법이나 수단이든지 그 기저에는 과학적인 이론이 깔려 있는데 그 이론 원리를 제대로 모르면 견지가 어렵거나 실행에 오류가 생기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예를 들어, 칭찬이 자녀의 건전한 성장에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건 사실이지만 칭찬을 제대로 하고 효과를 보려면 긍정심리학의 아버지로 불리우는 마틴 셀그리만의 심리학 이론에 대해 공부하고 칭찬을 적용해보는 것이 효과적이다.

요즘 교육현장에서 목격하게 되는 가장 보편적으로 문제시되는 점이 학생들의 자립능력의 부족이다. 아이들은 자기절로 크는 건 아니지만 혼자 알아서 클 때 크게 성장한다. 콩을 실내에서 키우면 콩나물이 되고 실외에서 키우면 콩나무가 된다. 또 한가지 문제시되는 점은 일부 학생들의 몸에서 보여지는 도덕의식의 결여이다. 미성년자의 도덕의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부모의 언행이다.

자녀가 부모 곁에서 성장해 홀로서기까지 부모와 자식은 무수한 풍경을 이뤄간다. 그 무수한 풍경에 부모는 어떤 획을 긋고 어떻게 도색을 해야 할까?

디카시 <어떤 풍경>은 자식에 대한 아름다운 소망에 뒤따르는 부모로서의 바람직한 자세에 대해 심사숙고하도록 한다.

천하 부모님들 눈속에 비친 <어떤 풍경> 속 간절한 소망이 뜻대로 이뤄지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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