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조선족 역사를 알아야 할까? 
<10주년 기념 수정 증보판>

 

이번 증보판은 초판이 발행된 지 10년 만에 그동안의 축적된 연구를 바탕으로 새로운 내용이 정리, 추가되었다. 

한민족이 겪은 슬픈 역사의 가장 적나라한 체험자인 조선족동포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이들이 살아온 역사를 알아야 한다. 그들 역사를 통해 그들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는 의식은 물론 행동의 근원을 헤아릴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또한 일제 강점기와 해방공간 및 국공내전 시기, 그리고 동서 냉전시대에 누구보다도 고단한 삶을 살아야 했던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짐으로써 이들과 함께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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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내용


  조선족에 대한 관심을 키우며 공부하던 중 중국 동북지역에서 인생 2막을 살아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2014년 2월 연변에 정착했다. 연변과학기술대학에 적을 두고 동북지역 곳곳의 조선족사회를 살피면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그곳에 살러 왔다고 호언하였다. 하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7년여만인 2020년 12월 한국으로 돌아와야 했다. 
  중국으로 떠나기 전 ‘한국사회와 조선족사회 간 좋은 관계맺기’란 화두를 끌어안고 씨름하면서 좋은 관계맺기가 안되는 이유를 서로가 잘 모르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한국인들에게 조선족이 살아온 역사를 알려야겠다는 일념으로 책 『조선족, 그들은 누구인가: 중국 정착 과정에서의 슬픈 역사』를 집필했다. 조선족동포들이 근현대 한민족 질곡의 역사를 딛고 중국 공민으로 살아온 이야기를 담았다. 역사학자가 아니면서 역사서를 쓴 것이다. 

조선족의 삶을 이해할 수 있는 역사 개설서를 통해 일반 대중이 조선족에 대해 잘 알기를 바라는 마음이 작동했기 때문이다. 능력에 부치는 일임을 절감하면서도 동포들이 겪은 슬픈 역사를 생각하며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여러 가지 사정으로 1970년대 문화대혁명 시기까지만 다루었다. 중국이 개혁개방 정책을 추진하고 한국과 외교관계를 수립한 이후 조선족사회의 탈영역화에 이은 재영역화 및 한국사회와의 관계맺기 등과 관련해서는 살피지 못한 것이다.

못내 아쉬움이 컸다. 그래서 책 말미에 기회가 닿는 대로 개정하고 보완하겠다고 약속했다. 약속에 대한 책임을 느끼며 기회를 엿보면서 1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절박함 속에서 책 발행 10주년을 넘기지는 말아야겠다고 다짐하며 출판사 측과 논의한 결과, 이번 수정 증보판이 빛을 볼 수 있었다.

 『조선족, 그들은 누구인가』는 모두 3부로, 각 부는 4장으로 구성되었다. 수정 증보판은 여기에 1부 4장을 추가했다. 제4부의 제목은 ‘한중수교와 조선족사회의 변화’이며, 제1장 한중수교 전 중국 및 조선족사회, 제2장 한중수교와 한국사회-조선족사회 간 관계맺기, 제3장 한국의 조선족정책과 조선족사회, 제4장 조선족사회의 변화와 새로운 경향 등으로 구성됐다. 그리고 각 장은 모두 5개의 절로 내용을 구분하였다.
저자 소개


곽승지

강원 평창 봉평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중학교 과정을 마쳤다. 강릉고와 동국대(정외과)를 졸업하고 동국대학교 대학원에서 북한에 관한 연구로 석사 및 박사 학위(정치학)를 취득했다. 1985년 내외통신에 입사, 북한 문제를 생업으로 다루었으며 국제부장을 역임했다. 1999년 1월 연합뉴스로 옮겨 영문북한팀장을 역임했다. 2014년 1월 연합뉴스를 명예퇴직하고 중국 연변과학기술대학에서 2020년 말까지 재직했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되는 것을 지켜보며 북한 및 남북 문제에 머물러있던 관심을 민족문제 전반으로 확장했다. 특히 조선족에 대한 관심을 키우는 가운데 한국사회와 조선족사회 간의 좋은 관계맺기를 위한 대안 마련에 주력했다. 이를 위해 2002년 8월 처음으로 8박 9일간 중국 연변과 동북 3성 지역을 답사했고, 2004년 한국기자협회의 기자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해 연길에 있는 연변과학기술대학에서 1년여간 생활했다. 그리고 2014년부터 2020년까지 7년여간 연변과학기술대학에 재직하며 연변과 중국 동북지역의 곳곳에 흩어져 살아가고 있는 조선족사회와 긴밀한 관계를 맺었다.

『북한사회의 이해』 『북한의 국가전략』 『북한의 사상과 역사인식』 『현대 북한연구의 쟁점 2』 『김정일의 북한, 어디로 가는가?』 『한중수교 30주년의 조선족』 (이상 공저) 『동북아시아시대의 연변과 조선족』 『중국 동북3성 조선족마을 현황 연구』 『중국 동북지역과 한민족』 (이상 단독) 등의 저서와 “한반도통일 논의를 위한 새로운 접근: 중국 동북지역과 조선족동포를 중심으로,” “한반도의 평화 통일과 재중 한인의 기여,” “중국 동북지역에서의 3.1운동 후속운동: 역사적 교훈과 과제” 등의 논문이 있다.

저자 곽승지(연합뉴스 전 북한팀 팀장,  중국 연변과기대 전 교수)
저자 곽승지(연합뉴스 전 북한팀 팀장,  중국 연변과기대 전 교수)

차례


수정 증보판 서문 / 11
책을 시작하며 / 15
프롤로그 / 24

제1부 해방 전후 중국 동북지역과 조선인 ・ 41

1장 해방 전후 중국 동북지역 정세 개관 43
1. 일본의 항복과 동북지역 세력 판도 43
2. 해방 직후 미국 및 소련의 동북지역 개입 47
3. 소련의 동북지역에 대한 관심과 이중적 태도 52
4. 중국공산당과 국민당정부 간 세력경쟁 57
5. 조선인 밀집지역으로서 연변의 정세 61
2장 해방 전후 중국 동북지역의 조선인 66
1. 해방 전 동북지역 조선인의 삶 66
2. 해방 후 조선인의 한반도로의 귀환 71
3. 해방 후 조선인의 동북지역 정착 76
4. 해방 후 동북지역 조선인의 정치사회적 위상 80
5. 해방 후 동북지역 조선인사회의 생활상 83
3장 중국공산당과 동북지역 조선인 간 상호관계 88
1. 중국공산당–조선인 관계의 기원 88
2. 중국공산당의 동북지역 통치 구조 91
3. 중국공산당 내 조선인의 위상과 역할 95
4. 해방 후 중국공산당의 조선인 정책 98
5. 해방 후 중국공산당의 연변지역에서의 활동 103
4장 해방 후 동북지역 조선인의 정세관 107
1. 해방 후 동북지역 및 한반도 역내 질서와 조선인 107
2. 해방 후 동북지역 내 조선인의 이념적 지형 113
3. 조선인의 중국공산당 및 국민당정부에 대한 인식 118
4. 조선인의 동북아시아 정세에 대한 인식 121
5. 조선인의 남북한 및 한반도통일에 대한 인식 124

제2부 해방 후 동북아시아에서의 질서재편과 조선인 ・ 131

1장 동북아시아 질서재편 과정과 조선인 133
1. 동북아시아 질서재편 과정에 대한 이해 (1) 133
2. 동북아시아 질서재편 과정에 대한 이해 (2) 138
3. 질서재편 과정에서 조선인의 위상과 역할 142
4. 질서재편 과정에서 동북지역 내 조선인 무장력 147
5. 질서재편 과정에서 조선인의 참여 및 희생 153
2장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과정과 조선인 157
1.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과정에 대한 이해 157
2. 중국공산당의 동북근거지론과 조선인 161
3. 중국공산당의 토지개혁과 조선인의 참군 참전 운동 164
4. 국공내전에서 조선인의 역할 169
5. 국공내전에서 북한의 역할 171
3장 조선인민공화국 수립과 동북지역 조선인 178
1. 해방공간 북한–동북지역 조선인 관계에 대한 이해 178
2. 중국공산당의 북한–동북지역 조선인 관계에 대한 시각 182
3. 동북지역 조선인의 북한정권 수립을 보는 시각 184
4. 북한의 동북지역 및 역내 조선인사회에 대한 관심 188
5. 북한과 동북지역 조선인사회 간 인적 네트워크 192
4장 6・25전쟁과 동북지역 조선인 195
1. 동북아시아 질서재편 과정에서 본 6・25전쟁 195
2. 동북지역 조선인의 6・25전쟁에 대한 인식 199
3. 동북지역 조선인의 6・25전쟁 참여 및 역할 202
4. 조선인의 6・25전쟁 참여 성격 206

제3부 중화인민공화국 수립과 조선족으로서의 삶 ・ 211

1장 중화인민공화국 수립과 조선족의 위상 변화 213
1. 중화인민공화국 수립에 대한 조선족의 입장 213
2. 조선인에서 조선족으로 216
3. 이중국적에서 중국 단일국적으로 219
4. 소작농에서 토지를 소유한 노동계급으로 222
5. 다중 조국관에서 중국 지향의 단일 조국관으로 225
2장 중화인민공화국 소수민족정책과 조선족 229
1. 중국공산당의 소수민족에 대한 입장과 조선족 229
2. 중화인민공화국의 소수민족정책과 조선족 232
3. 중화인민공화국의 소수민족 식별 과정과 조선족 235
4. 중화인민공화국의 조선족 민족구역자치제 실시 238
3장 중국내 정치투쟁과 조선족의 수난 243
1. 중국에서의 정치투쟁에 대한 이해 243
2. 반우파투쟁과 민족 정풍운동, 그리고 조선족 248
3. 인민공사와 대약진운동, 그리고 조선족사회 253
4. 문화대혁명과 조선족사회 (1) 258
5. 문화대혁명과 조선족사회 (2) 261
4장 북한- 중국 관계의 부침과 조선족 265
1. 북한–중국 관계의 부침에 대한 이해 265
2. 북한–조선족 관계에 대한 이해 269
3. 북한의 조선족동포들에 대한 포용 272
4. 조선족사회의 북한–중국 관계의 부침을 보는 입장 276

제4부 한중수교와 조선족사회의 변화 ・ 281

제1장 한중수교 전 중국 및 조선족사회 283
1. 한중수교 전 중국사회 이해 283
2. 중국의 개혁개방 정책 추진과정 287
3. 중국의 개혁개방 정책이 조선족사회에 미친 영향 291
4. 한중수교 전 한국과 중국과의 관계 294
5. 한중수교 전 한국사회와 조선족사회의 만남 299
제2장 한중수교와 한국사회-조선족사회 간 관계맺기 303
1. 한중수교 추진과정에 대한 이해 303
2. 한중수교가 갖는 역사적 의미 307
3. 한국사회와 조선족사회 간 공식적 관계맺기 과정 311
4. 한국내 조선족 집거지 형성과 체류 형태 변화 315
5. 조선족동포들의 한국 정착 과정에 대한 이해 320
제3장 한국의 조선족정책과 조선족사회 325
1. 한국의 조선족정책 추진과정 이해 (1) 325
2. 한국의 조선족정책 추진과정 이해 (2) 330
3. 한국의 조선족정책이 조선족사회에 미친 영향 333
4. 한국내 조선족동포들의 인정투쟁과 정치활동 338
5. 한국사회의 조선족동포에 대한 인식 342
제4장 조선족사회의 변화와 새로운 경향 346
1. 중국내 조선족사회의 변화 (1) 346
2. 중국내 조선족사회의 변화 (2) 350
3. 조선족사회의 세계로의 확산 354
4. 조선족동포들의 의식 변화 358
5. 조선족사회의 미래 361

에필로그 / 367
책을 마치며 / 377
중국 동북지역 조선족(인) 관련 주요 일지 / 380
참고문헌 / 385
본문 맛보기


  왜 조선족 역사인가? 

흔히 조선족동포는 정주(定住)의식보다 나그네의식이 강하다고 말한다. 중국 동북지역으로 이주한 이후 갖가지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고국(향)으로 돌아가려는 마음을 가슴에 품고 살았기 때문이란다. 어느 순간 이들이 얼마나 힘든 삶을 살았으면 다시 돌아갈 날을 생각하며 살았을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그들을 올바로 이해하기 위해 그들이 살아온 역사를 헤아려보아야겠다고 생각하였던 계기이다. 

그렇다. 그들은 나그네와 같이 언제든 고국으로 돌아가려는 마음을 가슴 한편에 품고 살았다. 해방이 된 후에야 그들은 한반도로 귀환하는 대신 중국 동북지역에 정착하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중국의 개혁개방과 세계적인 탈냉전으로 새로운 시대가 도래하자 다시 나그네 의식이 발동되어 지금은 세계 곳곳에서 수많은 조선족동포들이 나그네로서의 삶을 살고 있다. 그리고 고국으로 돌아와서도 나그네로서의 설움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흔히 ‘친구는 옛 친구’라고 말한다. 오래된 친구가 허물없고 좋은 것은 그의 현재는 물론 과거의 일까지 잘 알기 때문이다. 잘 안다는 것은 신뢰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알기 때문에 그의 말과 행동을 비판할 필요가 없고 문제시 할 이유도 없다. 그냥 이심전심으로 통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잘 모르는 사이에는 상대의 모든 것이 못마땅하고 그래서 의심스럽기까지 하다. 당연히 믿을 수 없게 되고 비판하게 된다. 한국사회와 조선족사회 간의 불편한 관계가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이 불편한 관계를 어떻게 할 것인가. 관계를 정상화하는 과정은 험난할 것이다. 먼저 한국사회가 조선족사회를 이해하고 포용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조선족동포에 대해 올바로 알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무엇보다도 먼저 그들의 역사를 이해하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그들이 왜 그곳으로 이주하고 정착했는지, 정착한 후 어떤 과정을 거쳐 현재의 위상과 정체성을 갖게 됐는지를 아는 것은 그들을 이해하기 위한 선결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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